드디어 오늘이다. 전세계 이목이 집중된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날이다. 그야말로 역사적인, 세계사에 한 획을 긋는 날이다. 

무엇보다 평화가 중요하다. 이념이 갈라놓은 유일한 분단국가이자, 여전히 전쟁 중인 한반도의 미래가 달려 있는 행사다. 한반도의 평화 시대 개막이 곧 전세계의 평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물론 북미정상회담의 긍정적 결과를 반기지 않는 무리들도 있다. 북한의 비핵화, 종전 혹은 평화 선언, 이어지는 남북경제협력 등의 흐름을 저지하려는 집단이 대한민국과 미국에 엄연히 존재한다. 낡은 반공·보안 프레임으로 기득권을 누려왔던 집단의 발목잡기는 그들만의 '돈과 권력'을 위한 것이니 털어버리면 그만이다. 역사가 평가할 일이다.

북한 비핵화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경제 제재 완화)가 구체화되면,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협이 현실적으로 와 닿게 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와 경제'를 키워드로 이야기를 나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사진=MBC 뉴스 화면캡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오전 북미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사진=MBC 뉴스 화면캡쳐)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남과 북의 경제적 협력 1순위로 철도/도로 개통이 꼽히기도 했다. 교통으로 소통이 된다면, 남북의 활발한 교류는 물론 우리나라가 북한을 거쳐 유라시아로 뻗어가는 육로가 생긴다는 엄청난 장점이 생기게 된다. 고립된 섬처럼 위치했던 한국이 사통팔달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남북간 경제산업 협력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부분이 바로 정보통신기술(ICT)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IT강국인 우리나라의 정보통신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기술력, 그리고 창의적인 스타트업 육성 체계에 북한의 프로그래머(IT 개발자) 인력 확보로 날개를 달 수 있다는 것이다. 말이 통하고 저렴한 인건비에 우수한 인력의 만남은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특히 '북한'이라는 미개척 영역(물리적, 정서적)으로의 한국 IT기업 진출 자체는 대단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단순한 IT인재 확보에 그치지 않는다. 교통 관련 공유 플랫폼의 폭발적인 성장은 물론, 한국 내 묶여 있던 O2O(온오프라인연계) 서비스의 혁신적 발전 또한 예상된다. 

이동통신 인프라의 확대와 해당 시장의 확산은 물론, 공산주의 체제라는 제약은 있겠지만, 인터넷 및 뉴미디어 산업의 기대치도 높아진다.

북한의 IT전문인력들. 북한의 IT인력들은 '고급 개발자'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YTN)
북한의 IT전문인력들. 북한의 IT인력들은 '고급 개발자'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YTN)

기자는지난 2016년에 북한 접경지역에 위치한 중국 연길의 IT산업을 현지 취재했다. 당시 우리나라의 중소 IT기업의 최대 고민은 양질의 개발자를 구하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어렵게 양질의 개발자를 구해도 1~2년이면 스펙을 쌓고 대기업 등으로 옮긴다. 악순환의 반복이 중소업체의 구조적 단점이다. 

그래서 이들 기업은 한국말을 하는 중국의 IT개발자를 선호한다. 인건비가 낮기 때문에 단기간 이직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 그렇지만 조선족 IT인력의 경우 중급 이하로 평가 받는다. 널리 안려진 것처럼, 중국 연길에서도 '고급 개발자'로 대접받는 것은 북한의 IT인력이었다. 실제로 연길에서 취재하는 2박3일 동안 어색한 짝퉁 츄리닝(당시 '필라' 브랜드)을 입은 북한 IT인력들을 많이 마주친 바 있다. 

당시 중국에서 IT인력을 채용해 쓰던 한 한국 기업가는 "한국 기업들은 북한 인력을 쓰고 싶어도 '5.24 조치'로 인해, 북한 인력을 더 이상 쓰지 못해 낭패를 보고있다"는 하소연을 했다. 한국의 개발인력을 쓰는 것에 비해 중국 조선족을 쓸 경우 약 4배 가량의 효과(임금 대비)가 있다. 그러나 북한 개발인력은 중국 인력에 비해 훨씬 고급으로 대접받고 있으니, 향후 협력시 한국의 IT산업에 있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IT산업에 있어 북한 인력 활용과 협력, 북한이라는 신시장 개척, 북한을 통한 유라시아로의 진출 등 국내 IT업계는 제일 가깝지만 신비와 두려움에 쌓여 있던 '미지'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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