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만든 바디미스트 4종에서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검출돼 논란이다. 문제가 된 향료(착향제) 성분은 하이드록시이소헥실3-사이클로헥센카복스알데하이드(이하 HICC)로, 지난해 10월 식품의약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안전성을 근거로 사용 금지를 추진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27일 "해당 물질을 시일 내로 제품에서 제외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5일 시중 판매 중인 바디미스트 제품 15개의 안전실태 조사한 결과, 제품 4개에서 HICC가 검출(0.011~0.587%)됐다고 밝혔다. HICC는 지난 1960년대 이후 화장품·생활화확제품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합성착향제다. 하지만 최근 이 성분이 주요 접촉성 비부염을 발생시키는 주요 피부 알레르기 유발물질인 게 알려져 사용금지가 권고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HICC를 알레르기 유발 향료 3종(아트라놀, 클로로아트라놀, HICC) 가운데 하나로 지정해 올해 8월 23일부터 해당 향료 3종을 함유한 제품 판매를 금지키로 했다. 국내에서도 해당 성분을 금지하는 물결이 감지됐다. 식약처는 지난해 10월 이 성분의 사용금지를 행정예고했다.

문제가 된 에뛰드하우스의 '쁘띠비쥬 베이비버블 올 옵 스프레이4' 제품 성분 설명에 HICC가 표기돼 있다. ⓒ신민경 기자
문제가 된 에뛰드하우스의 '쁘띠비쥬 베이비버블 올 옵 스프레이4' 제품 성분 설명에 HICC가 표기돼 있다. ⓒ신민경 기자

HICC가 검출된 제품 4개는 비욘드(LG생활건강)의 '딥 모이스처 바디 에센셜 미스트'와 이니스프리(아모레퍼시픽)의 '0520 레이니 퍼퓸드 바디워터', 에뛰드하우스(아모레퍼시픽)의 '쁘띠비쥬 베이비버블 올 오버 스프레이', 해피바스(아모레퍼시픽)의 클린사봉 프래그런스 코롱'이다.

4개 제품의 HICC 검출량은 각각 0.133%와 0.587%, 0.011%, 0.023%로,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제품에서 가장 많은 양이 검출됐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자사는 제품에 성분 표기를 선도적으로 시행해 구체적으로 표기해왔다"면서도 "4종 중 3종이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제품으로 집계됐고 최다 검출량 제품까지 나온 점은 유감이다"고 했다. 이어 "향후에는 주도적으로 식약처와 유럽연합기준에 맞춰, 제조공정 변화 등의 노력을 감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제품 표시에 관해선 아모레퍼시픽은 제품에 해당 성분을 'HICC'로 표기한 반면 LG생활건강은 '향료'로 표시했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 측은 "이번 조사에서 사용금지 예정 향료가 검출돼 유감이다"면서도 "현재는 해당 성분의 사용금지가 법적 효력이 없으며 기업들은 유예기간을 갖고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는 지난해 12월 말에 처방변경을 완료한 상태"라며 "올해부터는 제품 공정에서 해당 물질이 아예 제외됐다"고 해명했다.

바디미스트는 피부에 직접 분사해 수분을 공급하는 화장품이므로 제품 속 착향제 성분이 알레르기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화장품업계 빅2가 HICC가 함유된 제품을 유통한 것에 대해 소비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민들은 댓글로 "저 제품 사용 중인데 확인해봐야겠다", "난 알레르기 환자인데 화장품 갖고 장난은 치지 말았으면", "양사는 매번 색조화장품과 바디미스트, 치약 등에서 위해 물질이 발견되네" 등 우려 섞인 의견을 남겼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처에 '알레르기 유발 향료 3종 사용금지 규정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할 예정이다. 또 소비자들에 대해서도 '제품 구입 시 알레르기 유발 성분 함유 여부를 꼼꼼히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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