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이 미국의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 그룹 컴캐스트와 함께 글로벌 ‘e스포츠’ 산업 진출 출사표를 던졌다. SK텔레콤은 MWC 2019 개막 전날인 24일(현지시간) 오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마련하고, 컴캐스트 그룹의 컴캐스트 스펙타코어와 e스포츠·게임 공동 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 ‘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설립 등을 담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컴캐스트는 시가총액 약 174조원, 연매출 약 110조원의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케이블TV · 방송회사이자 미국 1위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로 5400만명 이상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도 익숙한 미디어·콘텐츠 기업 NBC유니버셜 및 드림웍스, SKY 위성 방송사, 테마파크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도 컴캐스트 그룹에 속해있다. 컴캐스트 스펙타코어는 컴캐스트 그룹의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영역을 총괄하고 있다.

양사가 추진 중인 조인트벤처의 모체는 SK텔레콤이 2004년 창단한 e스포츠 구단 T1이다. T1 오너십이 있는 SK텔레콤이 최대주주로, 컴캐스트는 지분 투자를 통해 2대 주주가 되기로 양사는 잠정 합의했다.

사진=SK텔레콤
사진=SK텔레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허석준 SK텔레콤 콘텐츠&플랫폼 담당은 “e스포츠는 우리 생활에 깊숙히 들어와 있다. 실제적으로 e스포츠 아주 많이 본다. 유튜브에서도 e스포츠 콘텐츠 가장 많이 본다”며 “e스포츠는 단순히 플레이어 게임 보는 영역 벗어날 것이다. 5G시대에 우리가 적극 투자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e스포츠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외로 나가기 위해 미국 컴캐스트를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역시 간담회에 나온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e스포츠 총괄은 “e스포츠는 미디어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어 협력할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 SK텔레콤과 지난 3개월 동안 얘기를 나눈 결과 가장 적절한 파트너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은 미국, 아시아, 유럽을 중심으로 매해 30~40% 성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세계 e스포츠 산업은 지난해 8억 6900만 달러(약 1조원) 규모에서 2022년 29억 6300만 달러(약 3.3조) 규모로 매해 35% 고성장 한다고 전망했다. 이는 90년 역사 축구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리그의 연간 시장 규모인 약 28억 달러(약 3조1000억원)를 뛰어 넘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 전망은 e스포츠 핵심 수익원인 상금, 중계권, 스폰서십, 광고, 상품 판매만 종합한 규모로, 약 101억 달러(11조3000원) 규모의 게임 스트리밍 시장을 포함하면 지난해 관련 산업 규모는 연간 12조원대로 커진다.

양사는 ▲글로벌 e스포츠팀 공동 운영 ▲콘텐츠 공동 제작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등 사업을 전세계 2억명에 육박하는 e스포츠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게임 스트리밍 추진을 위해 양사는 컴캐스트의 세계적인 미디어 역량을 활용해 e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SKT의 미디어 플랫폼과 컴캐스트의 스포츠 방송채널 등을 활용해 콘텐츠를 유통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주 소비층인 전세계 10~30대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신규 사업도 추진한다.

양사는 T1 브랜드와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단기간 내 세계 전역에서 e스포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컴캐스트 그룹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양사가 가진 경쟁력을 활용한 미디어 협력을 논의하기로 했다.

허석준 담당은 “5G를 시작하며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에 노력하고 있다. e스포츠는 선수와 관객이 VR과 AR로 같이 즐기기에 적합하다”며 “e스포츠가 현재는 PC기반이지만 5G가 되면 모바일 게임으로 확대할 것이다. 양사의 사업형태가 비슷하고 양국 인터넷과 미디어가 앞서가는 부분이 분명 있다. 양사 협력 그림이 넷플릭스처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될지 유료 방송 처럼 셋톱박스 형태가 될지는 논의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로버츠 총괄은 “한국 PC방에서 어떤 게임이 인기가 있는지 유심히 살피고 있다. 한국 회사가 만든 인기 있는 게임에 관한 게임단을 만들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다. K팝 등 K콘텐츠에 대한 세계 진출도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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