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PMI(필립모리스), KT&G, BAT(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등 기존 '빅3'가 잇따라 후속 제품을 내놓고, 여기에 해외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이 국내로 유입되는 형국이다. 이처럼 경쟁이 심화될 조짐에도 업계 1위 필립모리스는 조용히 미소짓고 있다. 왜 그럴까.

궐련형 전자담배는 지난 2017년 5월말 미국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을 제기하자 잠깐 주춤하는 듯 보였으나, 이내 4분기 다시 판매 호조를 이어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판매된 전체 담배 2억88000만갑 중 궐련형 전자담배는 3200만5000갑(11.3%)을 차지했다.

필립모리스 히츠 퍼플라벨 (사진=필립모리스)
필립모리스 히츠 퍼플라벨 (사진=필립모리스)

관세청 수출입 통계를 보면 지난해 담배 수입액은 총 5억8708만 달러로, 전년보다 22%나 증가했다. 수출입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높은 액수다. 이 가운데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이 포함된 수입금액은 전체 수입액의 절반 가량인 2억7324만 달러에 달했다. 아이코스가 수입되기 전인 2016년과 비교해선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런 인기를 증명하듯 현재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는 신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빅3(아이코스, 릴, 글로) 후속모델 출시에 이어 죠즈(jouz)와 케이탱크 등도 뒤따라가는 모양새다.

바로 여기에 필립모리스가 웃는 이유가 있다. 릴 하이브리드와 쥴(juul) 등을 제외한 후속 제품 대부분이 아이코스 전용 스틱인 '히츠'와 호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터넷상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라고 검색하면 '아이코스 스틱 호환'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판매되는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한 이후로 선도 업체 이미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현재 후발주자들은 전용 스틱을 개발하기 보다는 선도 업체 인기에 편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아이코스 스틱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는 좋은 편이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30대 A씨는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중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제품은 필립모리스 히츠 '퍼플라벨’이다. 이외에 블루와 브론즈 등도 꾸준히 인기 많은 제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궐련형 전자담배용 스틱의 절반 이상을 필립모리스가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기기 판매 수익보다는 스틱 판매 수익이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추가적으로 다시 기기를 구입하기까지 일반적으로 2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 반면 스틱은 꾸준한 판매량이 있다"며 "최근 필립모리스가 국내 공장에서 스틱 생산을 시작한 이유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아이코스 전용 스틱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건 맞다"며 "그동안 회사는 담배연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기본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이 늘어나면 담배연기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기 때문에 환영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과학적인 근거 마련이 안된 제품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시각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담배 제품 아직까지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경고 그림이 없다 식약처는 올해 말까지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경고 그림을 부착할 예정이라고 밝혀, 식약처와 담배회사 간의 2차 논쟁이 예상되고 있다
서울 한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담배 (사진=디지털투데이)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