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SK그룹이 1년 새 자산을 23조원 이상 늘리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재계 2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압도적으로 '재계 1위' 자리를 지켰다. 국내 60개 대기업집단의 공정자산은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0개 대기업집단의 공정자산은 총 2048조35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말(1966조7100억원)과 비교해선 81조6450억원(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계열사 수가 2083개에서 2057개로 줄어든 것과는 비교된다.

공정자산 규모는 삼성그룹이 단연 1등이었다.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어 418조21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정부 예산인 400조7000억원보다도 큰 규모다.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로 한국경제 활성화에 앞서다.(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삼성에 이어 현대차(220조5980억원)와 SK(213조2050억원)가 200조원대로 2위와 3위를 각각 차지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현대차와 SK의 격차가 2017년 말 33조원대에서 지난해 7조원대로 급격히 좁혀졌다는 점이다. 현대차의 자산이 2조560억원 감소하는 동안 SK는 반도체 특수에 힘입어 23조6740억원이나 급증했다. 이에 올해 말에는 자산기준 재계 2위와 3위 자리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130조3020억원)와 롯데(117조950억원)는 100조원대로 4위와 5위에 랭크됐고, 포스코(82조7590억원), 한화(65조4480억원), GS(65조3390억원), 농협(59조4330억원), 현대중공업(55조8660억원)이 '10대 그룹'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1년 새 한화는 GS를 제치고 '재계 7위'에 올랐고,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재계 순위가 10위에서 7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 증가액 면에선 SK가 23조674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18조7380억원)보다도 5조원이나 많았다. 이 둘의 합계는 60대 그룹 전체 증가액의 절반을 넘는 51.9%에 달했다. SK의 자산 증가는 지난해 반도체 특수 외에 ADT캡스, AJ렌터카 등을 인수한 것이 자산 증가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SK와 삼성 다음으론 LG(7조1670억원), 한화(4조1290억원), CJ(3조6390억원), 포스코(3조500억원), 신세계(2조4760억원), S-Oil(1조9670억원), KT(1조5920억원), 효성(1조5800억원), 카카오(1조4560억원), 농협(1조3440억원), 미래에셋(1조3080억원), HDC(1조2600억원), 한국투자금융(1조2380억원), 현대백화점(1조1530억원), 하림(1조390억원) 등이 1조원 이상 증가했다.

반대로 현대자동차는 222조6540억원에서 220조5980억원으로 1년새 2조560억원(0.9%) 감소하며 체면을 구겼다. 60개 대기업집단 중 자산이 1조원 이상 감소한 곳은 현대차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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