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연간 일자리가 40만개 넘게 사라지고 임금소득과 소비까지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이터치연구원은 1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보고서 '주 52 근로시간 단축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발표했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연간 경제적 파급효과.(자료=파이터치연구원)
주 52시간 근무제의 연간 경제적 파급효과.(자료=파이터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연간 일자리는 약 40만1000개, 총 임금소득은 약 5조6000억원, 실질 GDP(국내총생산)는 약 10조7000억원, 소비는 약 5조5000억원, 투자는 약 1조8000억원, 기업 수는 약 7만7000개가 감소한다.

'근로시간 단축→노동공급 감소→단위 임금 상승→일자리 감소', '근로시간 단축→총 임금소득 감소', '일자리 감소→생산 감소→GDP 감소', '총 임금소득 감소→소비 감소', '생산 감소→투자 감소', '숙련공 근로시간 단축→기업 수 감소' 등 악순환 탓이다.  

김재현 파이터치연구원 연구2팀장.
김재현 파이터치연구원 연구2팀장.

더욱이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숙련공(비반복적 노동)들의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파이터치연구원 분석결과, 연간 숙련공 일자리가 23만5000개 감소했다. 이는 비숙련공(반복적 노동) 일자리 감소의 약 1.4배에 해당한다. 숙련공 일자리가 크게 감소하는 이유는 비숙련공과 달리 부족한 근로시간을 단기간에 신규 고용으로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또 비숙련공의 일자리는 자동화에 의해 기계로 대체되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된다. 비숙련공에 대해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한 결과 자동화가 0.1%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숙련공 일자리가 자동화에 의해 기계로 대체되기 용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직업만족도에 있어선 '52시간 초과 근로자'들도 임금소득이 늘면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파이터치연구원 연구결과, 주 52시간 근로자는 월 임금소득 1% 증가 시 직업만족도가 0.023% 오른 반면, 주 68시간 근로자의 경우엔 월 임금소득이 1% 오르면 직업만족도가 0.013% 증가했다.

김재현 연구위원은 "현 경제상황과 분석결과를 고려할 때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원천적 측면에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부족하다면 제도의 시행 연기 또는 폐기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만약 주 52시간 근무제의 재검토가 어렵다면 해외 선진국과 같이 탄력근무제의 단위기간을 최대 1년까지 늘여 기업의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며 "다만 탄력근무제는 데이터센터나 응급센터와 같이 상시 긴 노동시간이 필요한 업무에는 적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업무 특성을 고려한 근로시간 단축의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