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영욱 서포터즈 기자] 거리 매장은 매출도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듯 손님을 끌어드리기 위해 사람 몸짓만 한 앰프를 문 앞에 두고 볼륨을 높여 음악을 튼다.

시민들은 그 음악을 듣고 지금 유행하는 노래들이 무엇인지 은연중에 알게 된다. 그러나 최근 우리가 듣는 ‘유행가’들이 안녕하지 않다.

지난해 6월 가수 숀이 ‘Way back home'을 발표한 후로 오랜 기간 1위를 차지했다. 이를 둔 대중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신예 가수의 돌풍을 응원하는가 하면, 이름도 얼굴도 몰랐던 가수가 각종 음원 사이트를 석권했다는 사실에 음원 사재기에 대한 의심이 컸다. 조작이라는 것이었다.

사건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 12일에는 가수 우디의 곡인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이 멜론, 지니, 벅스 등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1위, 2위를 차지했다. 이 곡은 지난 2주간 각종 음원차트에서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가수 박진영을 비롯한 대형 기획사들은 의심 자료를 취합해 검찰에 고발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문화체육관광부까지 나섰지만 “음원 사재기 사실 여부 파악 힘들다”라며 확실한 물증을 찾지 못하고, 찝찝한 심증만을 남겼다.

'숀'도 안 대고, '닐로' 먹으려고

이들이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에는 네티즌들은 ‘어디서 숀도 안 대고 닐로 먹으려고’라는 댓글로,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우디, 숀, 닐로를 ‘어디서 손도 안 대고 날로 먹으려고’라며 비꽜다.
 
이미 음원차트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질 때로 떨어진 상태다.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29명의 대학생 취재 결과, 약 75%가 ‘음원 순위 선정이 공정하지 않다’고 의문을 표했다. 나머지 25%도 신뢰가 아닌, ‘단순히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부정적인 반응의 가장 큰 이유로, 역시 순식간에 높아질 수 없다는 게 컸다.

이선재 (23, 가명)씨는 “순위 선정에 대한 타당성을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투명하고 공정한 선정을 희망했다.

순위 신뢰도, 비 온 뒤 땅이 굳어질 수 있을까?

가수 윤종신은 SNS에 “차트는 현상의 반영인데 차트가 현상을 만드니 차트에 어떡하든 올리는 게 목표가 된 현실”이라고 맹점을 짚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이뤄진 유행, 시대의 정서가 원하던 진정성 있는 유행 등 음원 순위의 의의에 대해 시사했다.

가수 윤종신이 차트 순위 중심의 음원 시장을 비판했다. (사진=가수 윤종신 인스타그램 갈무리)

그동안 문체부와 음원 사이트에서 사재기에 대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왔다. 

문체부에서 제출한 2019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공정한 음원 유통환경 조성 지원' 사업을 신설하고 이를 위한 예산으로 총 6억 원을 배정할 계획이다.

빅데이터 분석에 1억5000만원, 음원 사재기 대응 매뉴얼 등 연구 용역에 2억 원,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에 2억5000만원을 책정했다.

이번 대처를 계기로, 정부를 비롯한 음원 예의 향후 노력이 불신으로 젖은 음원시장의 신뢰를 더욱 단단히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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