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영업익 1조393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1조클럽'에 신규 입성했다. 애경산업도 호실적을 거두며 그룹 내 뷰티산업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8% 오른 786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전년비 25% 줄어든 영업익 5495억원으로 업계 1위의 체면을 구겼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흑자 전환을 위한 조직개편을 대거 감행하기로 했다. 성장을 멈춘 국내외 브랜드를 갱신하고 옴니채널을 통한 판매망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한 해 생활용품 업계에서 두드러진 호실적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린 기업은 LG생활건강이다. 지난해 매출로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LG생활건강은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신규 가입하게 됐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누계 매출은 전년보다 10.5% 오른 6조7475억원, 영업이익은 11.7% 증가한 1조393억원으로 확인됐다. 당기순이익도 크게 올랐다. 전년보다 12% 증가한 69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는 매출 1조6985억원, 영업이익 2108억원, 당기순이익 10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14.2%와 13.9%, 23.5% 오른 값이다.

4분기 매출 가운데 화장품사업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8.2% 오른 1조501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사업부에선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고급브랜드 '후'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단일 브랜드 기준 연 매출 2조원을 기록했다. 후 출시 15년만이다.

지난해 적자가 났던 생활용품사업부문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9%와 7.2% 올랐다. 회사는 이를 두고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 체질을 개선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음료사업은 기존 브랜드의 판매 호조와 신규 브랜드 출시로 전년비 매출 12%, 영업익 21.9% 증가했다.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 상장과 홍대부근 사옥이전을 통해 '생활뷰티기업'을 선언한 애경산업 역시 호실적을 거뒀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6996억원, 영업이익 78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11%와 58% 오른 값이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비 59% 오른 607억원으로 집계됐다.

화장품사업부문 실적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애경산업 전체 매출 가운데 화장품사업의 매출비중이 51%를 차지했다. 화장품사업의 매출은 전년보다 32% 오른 3581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7% 오른 699억원이다. 지난 2015년 13%였던 화장품 매출 비중은 이듬해 27%, 2017년엔 43%를 기록해 기업 내 화장품사업의 입지를 확대되고 있다.

생활용품사업의 경우 매출액이 3415억원으로 전년보다 4% 하락했다. 반면 영업익익은 전년보다 296% 오른 87억원을 기록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더마 피부관리 브랜드 더마에스떼, 남성 화장 브랜드 스니키, 눈가 전문 화장품 브랜드 아이솔브 등 이색적인 개념의 신규 화장품 브랜드를 선뵈고 있다. 화장품사업부문의 입지를 확대키 위해 노력 중이며, 생활용품사업을 통해서는 이익 중심의 경영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본사 전경 ⓒ신민경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 본사 전경 ⓒ신민경 기자

반면 사드 여파와 내수 부진으로 인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실적은 큰 폭으로 악화한 모양새다. '영업익 1조 클럽' 신규 가입기업이 된 LG생활건강에 또 다시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줄곧 생활용품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앞선 2014년과 2017년 애경산업에 뒤처진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총 매출 6조782억과 영업익 54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보다 매출은 1% 올랐고 영업이익은 25% 줄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의 경우 전년동기보다 4% 오른 1조397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익은 82% 줄어든 164억원이다.

주력 계열사의 전반적 경영 성과도 부진하다. 먼저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매출은 전년보다 3% 오른 5조277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9% 줄어든 4820억원으로 확인됐다.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데 대해 회사는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가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보고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국내사업 성과는 매출 3조3472억원, 영업이익 283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2% 줄었는데, 이에 대해 회사는 "아이오페의 홈쇼핑 채널 철수,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뷰티브랜드 약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해외 사정은 다르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사업은 신시장 개척을 위해 투자비용을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익 모두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8% 오른 1조9704억원으로 확인됐고, 영업이익은 6% 증가한 2607억원이었다.

길거리 매장 등으로 전국 주요 상권에 분포한 이니스프리 역시 적자를 피해가진 못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7% 줄어든 598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5% 감소한 804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온라인 채널의 매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길거리 매장 채널에서 매출이 감소해 전체 매출과 영업익이 모두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에뛰드는 지난해 적자전환했다. 에뛰드는 미니 투 매치, 샤인시크 립라커 등 신제품을 출시해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컬러 팩토리를 개장해 체험형 매장을 구축했다. 하지만 전년보다 16% 감소한 218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매장 수 감소에 따른 길거리 매장 채널 매출 하락때문 인 것으로 읽힌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경영전략을 새로 구상해 적자를 큰 폭으로 만회하겠다는 의지다. 브랜드 마케팅과 영업이 각자 전문 분야에 역량을 녹여낼 수 있도록 연말 조직개편을 단행하겠다는 얘기다. 사측 관계자는 "올해 우리 그룹은 전년 대비 매출 10% 성장과 영업익 24% 증가를 경영목표로 잡았다"며 "옴니채널 기반의 고객경험에 집중하고 슬리핑 뷰티, 맞춤형 화장품 등 미래 성장동력이 될 새로운 뷰티제품군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사업확장도 지속해서 추진한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에선 설화수를 필두로 고급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니스프리는 중국내 3~4선 도시 진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성장 가속도가 붙은 북미 시장에선 라네즈, 마몽드 등 기존 진출 브랜드의 매장을 확대하고 프리메라 등의 신규브랜드 진출을 도울 예정이다. 또 에뛰드의 인도, 러시아 시장 신규 진출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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