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걸음 내디딘 ICT 규제 샌드박스...기대와 불안 안고 출발
첫걸음 내디딘 ICT 규제 샌드박스...기대와 불안 안고 출발
  • 석대건 기자
  • 승인 2019.02.14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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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분야 신청 9건 중 3건 결과 발표
헬스케어와 개인정보 활용 분야에서 규제 샌드박스 처음 열려
남은 6건은 2차 심의위원회에서 발표 예정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ICT 규제 샌드박스의 1차 심의 결과가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이하 과기정통부)는 ICT 규제 샌드박스 제1차 신기술 · 서비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19년도 첫 심의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날 심의위원회(위원장 유영민)에서는 17일 최초 신청한 9건 중 3건을 심의했으며, 그 중 ▲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관리 서비스 ▲ 행정·공공기관 고지서의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에 대해 각각 ‘실증특례’와 ‘임시허가’를 부여하기로 의결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4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관문로 정부과천청사에서 '제1차 신기술 서비스 심의위원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디지털투데이)

‘실증특례’가 현행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해 특례 부여 후 실제 운용해보는 제도라면, ‘임시허가’는 명시적 근거는 없으나 규제 탓에 기업이 서비스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제도를 풀어주는 규제 샌드박스다.

나머지 1건인 ▲ 임상시험 참여희망자 온라인 중개 서비스의 경우, 식약처가 임상시험심사위원회의 판단하에 임상시험 참여자의 모집을 가능케 제도를 변경해 규제 샌드박스 특례에서 제외됐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아직까지도 많은 규제가 남아있다고 생각하실 것”이라며, “기업 신청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정부가 먼저 적극적으로 적용 가능한 영역을 찾겠다”고 밝겠다.

웨어러블 기기 착용한 환자 데이터로 의사가 별도 지시 가능

가장 주목받은 규제 샌드박스 결과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휴이노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신청한 ‘웨어러블 기기 활용한 심장 관리 서비스’의 실증특례 부여다.

그동안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측정된 환자 데이터가 있어도, 의사가 환자에게 병원 방문 요구 등 별도 지시를 할 수 없었다. 현행 의료법상 ‘원격 의료 금지’와 충돌할 가능성 때문이다.

규제 샌드박스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환자 심장 데이터가 의사에게 전달이 가능해졌다.
(사진=휴이노, 과기정통부) 

이러한 불분명한 사업성으로 인해 휴이노는 건강 데이터 송신이라는 유사한 기능을 가진 애플워치4(18.12월 출시)보다 3년이나 먼저 기술 개발을 했음에도 시장 출시가 늦어졌다.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는 의사가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착용한 환자로부터 전송받은 심전도 데이터를 활용해, 데이터에 따라 내원 안내를 하거나 1·2차 의료 기관으로 전원하는 것까지 허용했다.

보건복지부 “원격 의료와는 분리해달라”

다만, 조건부 실증특례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심의위원회는 “이번 실증 특례가 원격 진료를 본격화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약 2000명 이내의 환자를 대상으로 2년간 제한된 범위에서 실증”이라고 밝혔다. 신청 기업은 2년을 추가 신청할 수 있으며, 실증 결과에 따라 향후 허용된다.

더불어 관련 부처는 해당 기간이 끝나기 전까지 제도적인 보완을 추진해야 한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이번 규제 샌드박스의 핵심은 줄 달린 심전도 기기에서 줄 없는 심전도 기기 허용”이라며, “현행 의료 전달 체계가 무너져서는 안 된다”며 원격 의료 허용과 선을 그었다.

카카오페이와 KT,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도 임시허가 받아

ICT 분야 1호 규제 샌드박스 신청으로 관심을 모았던 카카오페이와 KT의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도 임시허가를 받았다. 

모바일로 전자고지를 하기 위해서는 주민번호를 연계정보(CI)로 일괄 변환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본인확인기관이 모든 이용자의 동의를 받아야만 해 현실적으로 서비스가 불가능했다.

이 구조를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는 이용자 동의 과정에서 주민번호 수집·처리 법적 근거를 보유한 행정 · 공공기관의 요청에 한해, 일괄 변환을 할 수 있도록 임시허가를 부여했다.

행정공공기관 모바일 전자고지 대상 예시(자료=과기정통부)
행정공공기관 모바일 전자고지 대상 예시(자료=과기정통부)

지하철에서 보던 임상시험 참여 모집, 이제 온라인에서도 볼 수 있어

1차 심의의 마지막 안건으로, 올리브헬스케어가 신청한 ‘임상시험 참여희망자 온라인 중개 서비스’의 실증특례 신청은 관련 부처인 식약처가 의견 검토 중 제도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풀었다.

식약처는 ‘15년 밝힌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모집광고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에 대해 ‘임상시험심사위원회의 판단하에 온라인 모집이 가능하다’고 변경해 관련 규제를 개선했다.

이를 통해 임상시험 매칭률을 기존 15%에서 40%까지 올리고, 모집기간 등을 단축해 효율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규제 샌드박스 적용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나머지 6건은 현재 관련 부처 논의 중으로, 오는 3월 초에 열리는 제2차 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심의 신속성, 제도 지속성 등 불안 요소 여전히 남아

그러나 규제 샌드박스의 신청 처리 절차 신속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지적됐다. 

유영민 장관은 “(신청 후) 결정까지 60일을 넘기지 말자는 게 원칙”이라며, “주기를 정해놓지 않고 자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의위원회는 총 20인으로, 과반인 11명이 모이면 효력이 발생한다.

이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도입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유영민 장관은 “추후에는 유사한 서비스 성격의 신청이 들어올 것”이라며, “이를 한 데 묶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 자체에 대한 제도 지속성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규제 샌드박스 허용 기간은 기본 2년 후 추가 2년으로, 최대 4년이다. ‘19년에 특례를 받은 기업은 ‘22년까지 서비스할 수 있다. 그러나 현 정부 임기 역시 2022년까지로, 만약 다음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시한부 제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유영민 장관은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해 보인다”며, “하지만 규제 샌드박스 절차 없이도, 기업의 규제 개선이 이뤄지는 네거티브 방향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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