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13일 게임업계 빅3(3N),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전망됐던대로 넥슨을 제외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실적은 주춤했다. 다만 넷마블은 넥슨 인수로 인한 시너지를 강조하며, 또 한번의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넥슨은 연간 기준 사상 최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넥슨의 지난해 연 매출은 2,537억 2100만 엔(한화 2조 5,296억 원), 영업이익은 983억 6000만 엔(한화 9,806억 원), 순이익은 1,076억 7,200만 엔(한화 1조 73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8%, 9%, 90% 증가한 수치다.

국내와 중국에서 이미 캐시카우로 잡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와 더불어, 북미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둔 덕분이다. 북미 시장에서는 픽셀베리 스튜디오의 대화형 스토리텔링 게임 '초이스'와 '메이플스토리M', 신규액션 RPG '다크어벤저 3'(현지 서비스명: Darkness Rises) 등의 타이틀이 호응을 얻었다.

엔씨소프트는 매출 1조 7,151억 원, 영업이익 6,149억 원, 당기순이익 4,21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5% 상승했으나,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 5% 감소했다.

넷마블은 매출 2조213억원, 영업이익 2,417억원, 당기순이익 2,1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0.9%, -59%, -72.1%된 수치다. 

넷마블의 부진은 ▲해리포터 등 게임 매출의 전반적인 감소 ▲기대에 못미친 신작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신작 부재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넷마블은 유명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한 신작을 내놓았으나 다소 부진했다. 외부 IP 게임 서비스 비중이 증가하면서 전체 평균 지급수수료율도 소폭 상승했다.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개발사 잼시티)와 일본에 출시한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는 초기 출시효과를 누리고 현재 트래픽은 빠진 상태다. 작년 12월 마지막 히든카드로 출시한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마저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 13일 오후 공시 뒤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권영식 대표는 "블소 레볼루션의 일 매출은 7억원을 넘기는 하지만, 목표에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신작 부재의 영향도 컸다. 작년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를 통해 넷마블은 20여종의 신작 라인업을 공개했으나, 대다수가 지연되고 있다. 프로젝트 준비와 일하는 문화 개선 등을 이유로 인건비는 증가했다. 4분기 기준 인건비는 1,1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전 분기 대비 8.7% 상승했다. 넷마블에 따르면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인력 충원 및 투자는 필요하며, 인건비 상승은 올해 1분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출시 예정이었던 방탄소년단(BTS) 육성 시네마틱 게임 'BTS월드' 또한 2분기로 미뤄졌다. 넷마블 측은 BTS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그에 걸맞게 완성도를 높이고, 신곡 발표 및 활동 시기와도 연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BTS월드'와 더불어 넷마블은 올해 신작 출시 릴레이를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 회사는 1분기에 '요괴워치: 메달워즈'를 일본 시장에 출시하고, 2분기 ▲'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 국내 사전예약 ▲'일곱개의 대죄: Grand Cross' 한국/일본 사전예약 ▲A3: Still Alive ▲세븐나이츠2, 3분기 '블소 레볼루션' 일본 출시 등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1월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청와대 산책 중, 문재인 대통령 오른편에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걷고 있다. (이미지=청와대)
지난 1월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청와대 산책 중, 문재인 대통령 오른편에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걷고 있다. (이미지=청와대)

넷마블의 넥슨 인수...절대강자로 거듭날까?

시장의 관심은 '넷마블의 넥슨 인수'에 쏠렸다. 넷마블이 기업가치 10조원에 달하는 넥슨을 인수한다면 현 3N 구도에서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특히 '과감한 도전'을 마다않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성향에 비춰봤을 때 넥슨 인수 가능성은 현저히 높다. 2011년 6월 넷마블 경영에 복귀한 방준혁 의장은 적자에 허덕이던 당시 CJ넷마블의 DNA를 모바일게임사로 전환했다. 스마트폰 보급과 모바일 게임 시장의 가능성을 본 것이다. 물론 이 전략은 적중해, 넷마블은 현재 매출 2조원이 넘는 국내 대표 게임사로 성장했다.

엔씨소프트와의 제휴는 회사를 한단계 높였다. 2015년 넷마블(당시 넷마블게임즈)은 엔씨소프트와 3,000억 규모의 상호 지분투자로, 엔씨소프트의 지분 8.9%를 보유한다. 엔씨소프트 온라인게임 IP를 사용해 모바일게임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하는 협약도 맺었다. 그렇게 탄생한 '리니지2레볼루션'은 출시 1년8개월만에 13억달러(약 1조46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전세계 120개국에 출시되며 넷마블 해외 시장 공략의 최전선에 있다.

현재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인한 앱마켓 수수료 부담 증가, 자체 IP 부족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바일은 물론 PC온라인 게임 유명 IP를 보유하고 있는 넥슨을 인수하는 것은 이 문제를 단번에 타파할 수 있는 최고의 솔루션인 셈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은 "넥슨이 보유하고 있는 게임 IP와 개발 역량을 높이 보고 있다"며 "넷마블 보유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개발 능력과, 글로벌 퍼블리싱 경험과 높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권 대표는 넥슨과의 갈등설 또한 일축했다. 2011년 CJ넷마블의 주력게임이었던 '서든어택'의 판권이 넥슨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양사 불화가 있었다. 넥슨은 2015년 지분 투자 목적에서 경영 참여를 시사하며 엔씨소프트와 경영권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이때 엔씨소프트는 앞서 말한 넷마블과의 제휴를 통해 경영권을 방어한 바 있다. 이러한 역사로, 넷마블이 넥슨 인수에 참여한다고 발표하자 넥슨 내부에서 '거부 반응'이 있었다는 뒷말이 나돌기도 했다.

권 대표는 "아무래도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보니 때로는 경쟁할 수도 있는데, 일부 경쟁했던 사건이 부각된 측면이 있다"며 "양사 최고 경영자는 오랫동안 교류하며 잘 지내왔다"고 설명했다. 

서장원 넷마블 경영전략담당(부사장)도 "자본조달은 자체 현금, 재무적투자자 유치, 일부 차입만으로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인수에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서 부사장은 자본 조달 계획 및 컨소시엄 구성 현황, 향후 일정, 매수 대상이  지주사인 NXC인지 넥슨 재팬인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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