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숫자가 깡패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 만큼은 진리에 가까운 말이다. 숫자를 내세운 삼성SDS의 기세가 무섭다. 

삼성SDS는 지난해 IT서비스 업계 최초로, 매출 10조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877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 상승했다. 이런 속도라면 2019년에는 ‘매출 10조-영업익 1조’ 클럽에도 무난히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31개 기업만이 ‘10-1’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SDS, 저성장 기조에도 성장은 계속

삼성SDS의 성장세를 꼽으라면 무엇보다 IT 신시장의 발견이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에 따르면, 2019년 IT 서비스 시장이 전년 대비 3.4% 성장한 13조 3400억 원 규모로 형성될 것이라 예상했다.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클라우드 등 4차 혁명 관련 사업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시장을 삼성SDS가 포섭 중이고, 그게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시작은 2017년 말 홍원표 솔루션사업부문장의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2015년 부문 사장 체제를 도입해 정유성 사장과 함께 2인 체제로 운영됐지만, 이제 완전히 솔루션으로 삼성SDS가 방향을 정한 것.

지난 2018년 1월 삼성SDS 홍원표 대표이사가 1인 사장 체제 이후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사진=삼성SDS)
지난 2018년 1월 삼성SDS 홍원표 대표이사가 1인 사장 체제 이후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사진=삼성SDS)

당시 홍원표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모바일, 클라우드, 보안, 블록체인 기반기술로 데이터를 정제(IoT), 분석(Analytics), 지능화(AI)한 신뢰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강조한 바 있다. 

곧바로 스마트팩토리, AI·애널리틱스, 클라우드, 솔루션 등 4개 분야 전략사업으로 정했으며, 윤심 전무를 삼성SDS연구소장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삼성전자 벗어나기’도 작용한다.

그동안 삼성SDS는 관계사이자 최대 고객인 삼성전자 덕 혹은 탓에 성장도, 침체도 아닌 상태로 실적을 내왔다. 

삼성SDS의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는 2017년 73.5%에 달했다. 지난 분기까지 삼성 관계자 중에서도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는 전체의 64%로 여전히 높았다.

게다가 삼성전자마저도 AWS를 이용 중인 상황에서 언제까지나 주요 매출을 삼성전자에 기댈 수 없다는 위기감이 삼성SDS를 신시장으로 나갈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이다.  

'우리도 MS처럼'... DNA 바꿀 수 있을까?

2018년까지는 이러한 전략이 성공하고 있다. 2018년 삼성SDS IT서비스 부분 매출 중 4대 IT전략사업 부문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31% 성장했다. 이에 반해, 기존 IT 부문은 4% 가량 줄었다.

이후에도 홍원표 대표가 추진하는 IT 4대 전략사업 부문 강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상징적인 이슈는 올 하반기 완공될 춘천 삼성SDS 데이터센터다. 삼성SDS는 AWS, MS, 오라클 등과 협업해 국내 클라우드 운영·관리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그 외에도 스마트팩토리 부문은 ‘넥스플랜트’로, 솔루션은 ‘넥스레저’를 통해 물류 등에 적용하며 기존 산업과 연계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삼성SDS가 2014년 MS와 같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시 MS는 윈도에 의존해 온 체질 버리고 솔루션 중심으로 완전히 변화했다”며, “삼성SDS가 IT서비스 기업으로 남을지, 아니면 또 다른 기업이 될지는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홍원표 사장이 과연 사티아 나델라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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