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작년 4월, ICT업계 노동권을 찾기 위해 출범한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이 또다시 목소리를 키운다. 11일 단체 행동을 시작하는 공동성명이 노조 설립 후 주춤한 인터넷 및 게임 업계 단체 교섭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작년 4월 출범해 입사 후 2년 만근 시 15일 리프레시 휴가 및 남성 조합원에게도 출산 전후 휴가 제공 등을 요구해 왔다. 16차까지 계속된 교섭 결렬에, 공동성명은 높은 찬성률로 단체 행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단체 행동은 파업이 아닌 IT기업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독특한 방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단체행동에 돌입할 것을 밝힌 공동성명은 오늘 오전, 네이버 본사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방식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월 네이버 노보(이미지=공동성명 누리집 갈무리)
지난 1월 네이버 노보(이미지=공동성명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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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이미지=공동성명 누리집 갈무리)

공동성명은 작년 판교의 '노조 바람'의 시발점이기도 했다. 이후 9월 넥슨(스타팅포인트)과 스마일게이트(SG리그), 10월엔 카카오(크루 유니언)에서도 연이어 노조가 출범했다.

게임 업계선 이른바 '52시간제' 시행과 함께 포괄임금제 폐지 소식도 들렸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근로 등 시간외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 지급하는 것으로, 노동시간이 일정치 않거나 초과근무가 수시로 발생하는 직종의 경우 편의상 적용한다. 게임 업계서는 포괄임금제가 근무시간이 길어지는 원인이자, 이른바 ‘공짜 야근’ 논란을 부르는 요인으로 폐지를 주장해 왔다.

작년 펄어비스, 웹젠, 위메이드 계열사는 사측에서 선도적으로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다. 최근엔 넥슨 자회사인 네오플에서도 7월 시범기간을 거쳐 8월부터 시행키로 노사합의했다.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는 다른 법인에서도 별도 협약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곤 노사 상견례 이후 별다른 소득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작년 4월 공동성명은 "지금까지 IT 업계는 노동조합의 불모지였다. 이제 우리는 IT 업계 선두주자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열정페이라는 이름 하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IT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연대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공동성명과 더불어 ICT 업계 노조들은 판교와 정자동 소재 네이버 본사 등에서 노조 가입 독려 활동 등을 함께하기도 했다. 네이버 공동성명이 ICT업계 첫 쟁의를 시작함에 따라, 타 노조에 끼칠 파장도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작년 7월 1일부터 개정된 근로기준법, 일명 '주 52시간제'는 연장․휴일근로 포함 1주 최대 52시간 실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운송‧보건업 등 특례업종이 아닌 300인 이상의 기업은 이미 개정 근로기준법에 적용받고 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더불어 게임빌, 컴투스, 펄어비스,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 넷게임즈, 크래프톤(구 블루홀), 스마일게이트, 웹젠, 조이시티, 카카오게임즈 등이 이에 해당한다. 50~300인 미만의 기업은 2020년부터, 5~50인 미만 기업은 2021년 7월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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