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동국제강의 브라질 CSP제철소가 가동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CSP제철소를 둘러싼 논란도 잠재워 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동국제강은 제철소 건설로 인한 경영위기를 겪었다. 동국제강은 이번 흑자 전환를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동국제강의 가장 큰 걱정은 바로 고로 건설이었다. 인천과 포항에 전기로 공장은 보유했지만, 현대식 고로는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을 제외하면 현재 국내에서 고로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유일하다. 

당시 동국제강은 고로가 없는 탓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을 통해 반제품을 사와 가공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업계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하고,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받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CSP 제철소 현황 (자료=동국제강)
CSP 제철소 현황 (자료=동국제강)

이런 이유로 동국제강은 고로 건설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다. 기회는 예상 외 장소에서 일어났다. 당시 브라질은 자국 내 제철소 유지 열의가 강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정부와 협의 끝에 2005년 제철소 건설 사업을 공식화 했다.

해당 사업은 초반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당초 계획됐던 공사는 자금 문제가 터져 공사는 시작도 하지 못했다. 이에 제철소 건설은 무기한 연장됐다. 다행히 브라질 발레 사와 포스코가 총 6조원을 투입을 결정해 겨우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루 동원 인력 1만명, 비용만 55억달러(한화 약 6조1457억원)에 달하는 거대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동국제강은 해당 프로젝트로 인해 위기에 빠졌다. 앞서 동국제강은 CSP제철소가 필요한 자금을 국내 금융사에 대출받을 때 연대보증을 섰다. 때문에 채무에 대한 상환 계획을 세워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자금난으로 인해 본사 건물을 매각하는 등 위기가 계속됐다.

고로 완공 이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철소가 완공 이후 정상화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4년이 걸린다. 때문에 완공 3년차인 CSP제철소 적자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2017년 기준,  CSP제출소 매출액은 1조2750억원이다. 이 중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은 각각 3300억원, 5780억원을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당장 돌아올 채무 상환을 걱정할 처지가 됐다. 한때 업계에는 동국제강이 자금난 때문에 채무상환시점을 미루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CSP제철소에서 생산하는 슬래브 시장 분위기가 좋다는 점이었다. 2017년 5월 기준 브라질 슬래브의 대미 수출가격은 t당 약 58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가량 오른 가격이다. 미국이 철강 수입 규제 강화로 공급량을 줄이면서, 동국제강은 현지 제품 가격이 오르는 행운을 만난 셈이다.

기다림은 성과로 돌아왔다. CSP제철소는 지난해 2분기 3100만달러, 3분기 8400만달러 영업이익을 올렸다. 연간 2000억원대 영업이익으로, 첫 흑자 전환이 예상됐다. 부지를 확정한 2005년을 기점으로 하면 13년 만의 쾌거다.

CSP제철소는 슬래브 생산량을 2016년 100만톤, 2017년 242만톤, 2018년 294만톤씩 꾸준히 늘려나갔다. 최대생산능력은 연간 300만톤이다. 이미 최대생산량에 근접할 정도로 생산량이 늘었다. 

초기 영업적자는 지난해 2분기를 기점으로 흑자로 전환됐다. 이어 지난해 매출 15억8900만달러, 영업이익 1억6500만달러를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CSP제철소가 매년 1억달러 이상 영업이익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조금 모잘랐던 최대생산능력치를 채우겠다는 각오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고로제철소 설립은 3대에 걸쳐 계획된 것이다. 실제 장세욱 부회장은 화입식 이후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는 금액에만 연연하지 않고 슬래브 시장 업황이 좋은만큼 최대생산능력치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CSP 제철소 전경 (사진=동국제강)
CSP 제철소 전경 (사진=동국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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