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이다. 2017년 대비 약 29% 인상된 수치다. 이미 지난해, 전년보다 16.4%나 오른 최저임금으로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고용과 소득분배지표도 크게 악화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최저임금도 2018년보다 10.9%나 인상돼 경제전반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상된 최저임금이야 어쩔 수 없다. 그렇더라도 내년 우리 경제에 최저임금을 인상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 정부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노사 간 협의에 의해 도출되도록 노력하고 있다지만 노사 합의는 원만히 진전되지 않고 있다. 노사 간 협의가 원만히 진행되지 않아 내년도 최저임금도 올해와 비슷한 절차에 의해 높은 수준으로 상승한다면 우리 경제의 활력은 더 크게 둔화될 것이 뻔하다.

인상 여력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적정한지부터 검토해 봐야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OECD(경제 협력 개발 기구)에서 제공되는 1인당 GNI(국민총소득) 대비 최저임금을 자료를 이용해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OECD 국가 가운데 어느 정도 위치하는지 살펴봤다. 

김재현 파이터치연구원 연구2팀장.
김재현 파이터치연구원 연구2팀장.

연간 소득으로 환산한 2017년 OECD 국가별 최저임금을 비교해 보니 27개국 중 우리나라 최저임금 순위는 11위였다. 다만 이는 최저임금 금액 자체의 순위다. 국가별 경제력에 따른 차이를 고려하려면 국가별 소득수준 대비 최저임금의 크기를 비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저임금을 연간 1인당 GNI로 나눈 값을 국가별로 비교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1인당 GNI 대비 최저임금은 OECD 25개국 중 7위로 나타났다. 여기에 우리나라 2019년 최저임금을 대입해 보면 2017년 1인당 GNI 대비 2019년 최저임금 비율은 0.49이다.

이는 2017년을 기준으로 1위인 뉴질랜드 보다는 낮고 2위인 프랑스보다는 높은 수치이다. 기존 OECD 국가들의 1인당 GNI 대비 최저임금 수준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올해 1인당 GNI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OECD 국가 중 적어도 5위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수준을 고려할 때,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을 완화하는 조치를 시행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바로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바꾸기 위한 노사정 합의체를 구성 중에 있다. 하지만 노측의 반발로 합의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최저임금 동결을 위한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올해 최저임금은 주휴수당을 포함할 경우 이미 중위소득의 약 80%, 1인당 GNI의 약 50% 수준에 다다랐다. 이는 OECD 국가 중에서도 높은 편이다. 또한 주휴수당이 최저임금에 포함되면서 최저임금 근로자가 받게 되는 월 임금소득은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이었던 시간당 1만원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이는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노동자의 최저생계비를 보장하는 수준을 충분히 달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정적 여파를 고려할 때 정부는 2020년 최저임금을 동결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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