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윤희탁 서포터즈 기자] 지난 4일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을 보유한 김정주 NXC 대표가 NXC 보유 지분 전량 매각설이 나온지 하루 만에 입장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매각설을 부인하지 않고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겠다며, 여러 방안을 숙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13조 원의 가치를 지닌 넥슨의 매각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게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모바일게임 결제 한도 제한, 셧다운제 확대, 게임의 사행산업 분류 등 규제강화의 움직임 때문에 국내 게임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국내 게임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 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2017년 12조 2,403억 원으로 사상 최고 성과를 기록했다. 그에 반해, 중국 전체 게임 시장의 54.3%를 차지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은 16조 3,240억 원의 성과를 기록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만으로도 국내 게임 시장의 수입을 넘어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국내 게임 시장에서 중국의 힘이 거세다.(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또한, 구글의 애플리케이션 마켓 구글앱스토어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허리에 해당하는 매출 6~10위를 중국 게임사들이 휩쓸었다.

더 충격인 부분은 각각 매출 6위, 8위에 이름을 올린 게임 ‘붕괴3rd’와 ‘왕이 되는자’의 경우, 중국의 대형게임사인 텐센트와 넷이즈가 아닌 중국에서도 규모가 크지 않은 업체에서 제작한 게임이라는 것이다. 중국발 게임의 힘이 거세다.

현재 국내 산업은 전성기에 비해 침체기에 빠져 있다. 게임산업 구조 변화, 셧다운제 등 정부 규제 등이 주요 이유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은 게임유통 허가인 '판호' 발급을 거부하며, 해외 게임사의 진출을 막고 자국의 게임산업 육성에 힘썼다. 그 결과, 모바일게임 시장선점에 성공했다.

해외 매각 시나리오는?

만약 넥슨이 해외자본으로 인수될 경우 토종 게임사는 엔씨소프트만 남게 된다.

현재 국내 게임 2위인 넷마블의 3대 주주는 중국기업 텐센트다. 텐센트의 지분은 무려 17.7%에 달한다. 여러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도 지난 2016년 하만을 9조원에 인수한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개입하지 않는 이상 국내 게임사 가운데 단독으로 넥슨을 인수할 기업은 사실상 없다.

해외자본이 국내기업을 인수할 경우, 한국 게임시장의 전망은 어떻게 될까? 속도전에 강한 중국은 국내에서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게임을 반년도 안되서 개발에서 유통까지 완성시켰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넥슨을 인수할 경우 국내 게임 개발팀을 존속할 이유가 없다”고 전하면서 “국내 게임 고용시장이 침체될 수밖에 없고 한국 게임산업의 장기불황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 해외자본이 국내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대표적으로 외환은행, 쌍용자동차가 있다. 각각 외국계 투자펀드인 론스타 펀드와 중국 상하이 자동차에 인수됐다. 두 기업 모두 자신들의 이익을 얻고 나서 다시 기업을 매각했다. 그 과정 속에서 구조조정이 발생했고, 먹튀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김정주는 어디로 갈까?

게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의 매각 이후 김 대표는 넥슨 매각 후 블록체인 등 신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제작년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유럽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도 인수했다는 게 전망의 이유다.  

하지만 이 역시 아직 그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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