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오는 3월 스마트폰을 통해 상용화되는 5G 서비스는 LTE에 비해 무엇이 차별화될까. 이론상 최대 속도가 20Gbps라고 하지만 5G 서비스 초반에는 1.5Gbps에 불과하다. LTE가 3G에 비해 콘텐츠가 없었지만 빠른 속도로 차별화가 됐다면 5G 서비스 초기에는 속도만으로는 차별화가 될 수 없다. LTE 최대 속도가 이미 1Gbps이기 때문이다.

5G가 서비스 초기에 이용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LTE가 아닌 5G만으로 이용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KT는 일반 시민도 신청을 통해 누구나 탈 수 있는 5G 버스를 통해 자신들이 준비하고 있는 5G 관련 콘텐츠를 자신 있게 공개했다. 22일 오후, 광화문 및 시청 일대를 주행하는 5G 버스에 직접 탑승해 5G 실감형 미디어를 미리 체험했다. 기자가 작년에 평창 등에서 체험해 봤던 5G 버스는 관련 네트워크와 자율 주행 기능을 주로 체험하게 했다면, 이번 KT 5G 버스는 실감형 콘텐츠를 직접 느껴보도록 구성됐다. 

이날 5G 버스는 8㎞의 거리를 시속 30~40㎞로 30분~35분 정도 운행했다. 언뜻 보면 긴 시간인 것 같지만 실제로 탑승해보니 매우 짧게 느껴졌다. 그만큼 5G 콘텐츠에 몰입했다는 뜻이다.

5G는 지난 12월 이미 B2B(기업간거래)로 상용화됐지만 아직 5G 스마트폰이 나오지 않았다. 5G 스마트폰은 오는 3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버스 안에 배치된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9였다. 어떻게 5G 네트워크를 사용한다는 것일까.

KT 5G 버스
KT 5G 버스

100GB 넘는 용량의 게임도 실시간 5G 스트리밍...신세계 경험

KT는 버스에 5G 무선 네트워크(와이파이)를 갖추도록 했다. 버스에 5G 모바일 핫스팟이 장착돼 광화문 일대에 구축된 5G 기지국에서 신호를 받는다. 이미 KT는 서울 및 수도권, 주요 광역시에 5G 전국망인 3.5㎓ 대역 기지국을 설치하고 있는 상태다. KT는 평창 올림픽 기간에는 5G 핫스팟용인 28㎓ 대역 800㎒ 폭을 이용해 5G 네트워크를 선보였다.

3.5㎓ 대역 5G 기지국에서 받은 신호를 5G 와이파이로 변환한 후 기가라이브 TV 전용 HMD(Head-Mounted Display), LTE 폰과 연동한 5G 게임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5G 버스를 타게 되면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 모바일 IPTV 기가라이브를 통해 VR(가상현실)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VR 기기를 통해 라이브 온(ON) 360, 1인칭 슈팅게임 스페셜포스 VR, 유튜브 영상을 VR로 재구성한 VRIN, 올레TV 모바일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었다.

다만, 이동 중인 버스에서 이용하다 보니 어지럼증이 심하게 나타났다. 결국 VR 콘텐츠를 다 이용하지 않고 중간에 기기를 내려 놓았다. 아직 VR의 최대 단점인 어지럼증을 극복하지 못한데다가, 움직이는 버스에서 이용하니 어지럼증이 더 커졌다. VR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이를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보인다.

잠시 눈을 감고 어지럼증을 극복한 뒤, VR에 이어 스마트폰 콘텐츠를 체험했다. KT 측은 여러 콘텐츠 중 러브 레볼루션 게임을 추천했다. 오는 3월 5G 스마트폰이 나오면 본격적으로 출시될 게임이다. 100GB를 넘은 용량의 게임도 실시간 5G 스트리밍을 통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용량을 최대한 줄였다. 100GB 용량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필요한 저장 공간은 257MB인 것을 직접 확인했다. 자신이 마음에 드는 여성 캐릭터를 선택하면 실제로 그 친구와 메신저를 하고, 데이트를 하고 밀당을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5G 시대를 대비한 러브 레볼루션 게임, 실제로 여성과 데이트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5G 시대를 대비한 러브 레볼루션 게임, 실제로 여성과 데이트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마치 TVN SNL(Saturday Night Live)에 등장하는 GTA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한다고 보면 된다. 스마트폰 화면 안에서 대학 캠퍼스를 배경으로 미모의 대학생 여성이 말을 걸며 투정을 부리거나 애교를 떠는 모습이 나왔다. 처음 만날 때 소개팅을 받는 상황도 보여줬다. 마치 내가 대학 때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게임 속 여성의 마음을 사로 잡으려면 실제 결제를 통해 선물을 사야 한다. 평소 게임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게임을 위해 결제를 할 뻔 했다.

기자와 함께 탄 버스 탑승자 중에는 여성들이 많았는데 게임에서 데이트 상대로 여성만 선택할 수 있자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KT 측은 게임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아이돌 느낌의 남성 캐릭터도 등장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말에 한 여성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 것을 옆에서 직접 봤다.

한편, 5G 체험 버스는 이번 달 24일까지 광화문, 2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는 강남 일대를 하루 5회 운행한다. 운행 시각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간 당 1회씩 하루 5회 운행한다. 탑승 신청은 5G 버스 사이트에서 할 수 있다.

KT 5G 버스 내부
KT 5G 버스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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