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의 고등법원 최종 선고가 25일안으로 다가왔다. 이 전 회장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15일 오전에 열린다. 현재 변호인 측과 검찰 측의 의견대립이 첨예한 상황이다.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후 이어질 항소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전 회장이 보인 눈물과 이 눈물이 가지고 올 결과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두사람이 눈물을 보였다. 바로 이 전 회장과 변호사다. 

이 전 회장이 눈물을 흘린 건 모친(고(故) 이선애 여사)을 언급하는 부분이다. 당시 이 전 회장은 “(모친이) 수감 중에 병을 얻고 치료 과정에서 유언 한마디 못 남기고 유명을 달리하셨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후 최후변론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는 순간에도 이 전 회장은 수차례 눈가를 훔쳤다.

이 전 회장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도 감정이 격해지기는 마찬가지였다. 변호사는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은 원래 학자의 길을 걷다가 뜻하지 않게 승계가 됐다. 처음 구속되고 2개월 만에 간암이 발견돼 간 35%를 제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전 회장이 2차례 자살시도를 했다고 말하며 발언을 중단했다. 변호사는 고개를 숙인 채 헛기침을 이어갔다. 당시 재판장에 모든 사람들이 변호사 발언에 집중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자연스레 변호가 왜 발언을 중단했는지 관심이 쏠렸다. 몇차례 목을 가다듬던 변호사는 “죄송하다”며 다시 변호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1차 공판에 참석한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지난해 12월 1차 공판에 참석한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비슷한 상황은 또 있었다. 바로 변호사가 이 전 회장 모친를 언급하는 부분이다. 당시 발언을 이어가던 변호사 목소리가 잠기기 시작했다.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아 듣기 어려울 정도였다. 한참 동안 목이 잠긴 상태에서 변호를 진행했다. 흔히 감정이 격해질 때 나오는 목소리였다. 해당 변호사는 재판 초기부터 이 전 회장의 변호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조계는 이런 감정적 호소가 재판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울변호사협회 소속 변호사는 “재판장에서 감정에 호소하는 일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다. 이번 재판은 감정호소보다 국민정서가 더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아시다시피 현재 이 전 회장을 향한 국민 여론이 좋지는 않다"고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정확한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국민여론 때문이라도 법원이 한쪽 의견만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소 3년 6개월 이상 형이 부과될 가능성이 크다. (이 전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태광바로잡기투쟁본부 이형철 본부장도 의견은 비슷하다. 그는 재판장 눈물이 '하나의 쇼'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이어 "현재 이 전 회장 측이 피해액 변제와 정도경영위원회 출범 등을 이유로 감형과 집행유예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외에도 일감 몰아주기, 골프 접대 등 다른 범죄에도 연루돼 있다"며 "집행유예는 변호사의 말도 안되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태광 측은 해당 재판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편, 고(故) 이선애 여사는 의류사업으로 돈을 모아 태광그룹에 기여했다고 알려졌다. 이후 1962년부터 회사 이사직을 맡아 경영에 참여했다. 2010년에는 수천억대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았다. 이듬해 해당 혐의로 기소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이 여사는 치매와 합병증 등을 앓고 있었다. 치료를 위해 구속집행 정지를 받기도 했다. 결국 건강이 악화돼 10개월만에 세상을 떠났다.  

다음달 15일 이 전 회장에 대한 재판이 예정된 고등법원(사진=고등법원 홈페이지)
다음달 15일 이 전 회장에 대한 재판이 예정된 고등법원(사진=고등법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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