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우려 동시에 품은 청소년용 안마의자 '하이키' 직접 체험해 보니…
기대-우려 동시에 품은 청소년용 안마의자 '하이키' 직접 체험해 보니…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9.01.2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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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근거 無' 논란 속 바디프랜드 대치동 전용관 개관
'키 성장' 소식에 방문객 줄이어…통증 완화엔 실제 도움
발육 촉진은 미지수…임상 결과 나오려면 최소 6개월 필요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지난 20일, 서울 강남 대치동에 위치한 바디프랜드 '하이키' 전용관에 들렀다. 전날인 19일 개관해 추성훈, 추사랑 부녀가 다녀갔다는  곳이다. 이날 오후 4시께 전용관에 발을 들인 기자는 키 성장에 민감한 아이들이 사용할 하이키를 직접 체험해 보기로 했다.

종일 돌아다니며 몸을 혹사한 탓에 손끝과 발끝이 저린 상태이기도 했다. 안마의자로 몸을 노곤하게 풂과 동시에 소비자로서 하이키를 검증하고자 방문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듯 싶다.

"인체에 무해하다면 시판 가능" vs "실질적 의료효과 규명 안대"...의료계도 갑론을박

앞서 바디프랜드는 지난 7일 서울 종로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하이키를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다. 하이키는 어린이·청소년의 성장판을 자극하는 마사지를 통해 키 성장을 돕겠다며 바디프랜드가 선뵌 안마의자다. 

하이키의 주요 기능은 하체쑥쑥과 상체쑥쑥, 전신쑥쑥 등으로 구성된 쑥쑥프로그램이다. 하체쑥쑥은 대퇴골 원위부(무릎 상부)와 발을 안마의자 다리부에 설치된 에어백으로 고정한 뒤 위·아래로 잡아당기는 동작을 거듭하는 기능이다. 이로써 무릎 주위 성장판과 그 주변부에 자극을 가한다.

상체쑥쑥은 양측 어깨와 골반을 고정한 채 안마볼이 골격을 따라 척추 성장판 주위를 누르고 문지르며 자극을 가하도록 설정했다. 다리 안마부에 적용된 발열기능을 통해 성장판 주위를 따뜻하게 하는 온열효과도 느낄 수 있다. 

ⓒ신민경 기자
ⓒ신민경 기자

하지만 맹점도 있다.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제품을 내놨다는 것. 발표회 당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하이키의 실질적 효능이 입증됐느냐'는 질문에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로 효과를 설명할 자료는 없다. 결과로 입증키 위해 노력 중이며 정확한 통계는 내년에 받아볼 수 있다"고 답했다. 현재로선 '특정기간 동안 해당 제품을 쓴 아이가 얼마나 키가 컸는지' 등과 관련한 수치가 수중에 없다는 얘기다.

의료기기 미등록 상태인 점도 지적됐다. 안마의자는 구분에 따라 의료기기 등록 여부가 갈린다. 단순히 건강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제조된 안마의자, 발 마사지기 등 가정용 전기 안마기기는 일반 공산품으로 분류된다. 

또한 경미한 근육통의 완화 등을 목적으로 인체에 압박과 자극 등을 가하는 기구인 의료용 진동기는 의료기기법 상 의료기기로 관리된다. 따라서 우리가 사용하는 안마기기 가운데 일부는 의료기기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키 등 신체의 발육을 촉진할 목적으로 인체에 인위적인 자극을 주는 하이키는 의료기기로 등록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 나오면 의료기기 등록을 추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관련기사 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357>

의료계에선 바디프랜드의 이른 신제품 출시에 반응이 첨예하게 갈린다. 쑥쑥프로그램이 키 성장과 유관하다고 보는 입장과 관절통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 서로 굽힘 없이 맞서고 있다.

김만영 안양윌스기념병원장은 "현재 시판 중인 모든 제품들이 과학적으로 효능이 입증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인체에 해롭지만 않다면 시판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한 정형외과 교수도 "부작용만 없다면 충분히 시도할 만한 아이디어다. 미미한 정도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고 했다.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서울 논현 소재 병원 한 정형외과 의사는 "물리적으로 성장판 부근을 압박하고 따뜻하게 한다고 해서 성장판이 자극되진 않는다"며 "하이키가 포괄하는 키 범위가 넓기 때문에 체형이 맞지 않아 통증을 호소하는 아이들도 생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아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질병이 감염성 관절염 등의 관절통이다. 실질적 의료효과가 규명되지 않은 제품이기에 구매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정서적 안정감 주는 브레인마사지 '인상적'...센 안마 강도 우려도

대치동 하이키 전용관은 하이키에 대한 구매 관련 상담과 체험, 판매가 이뤄진다. 교육열이 높기로 소문난 대치동답게 기자가 방문한 이후로 약 1시간 동안 인근 거주자들의 꾸준한 방문이 이어졌다. 그사이 약 3건의 렌털 혹은 일시불 구매 계약도 이뤄졌다. 

하이키 전용관에는 새로 출시된 하이키뿐만 아니라 고급 안마의자 제품도 전시돼 있다. 바디프랜드와 이탈리아 람보르기니와 협업해 내놓은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모델명 LBF-750)'와 브레인마사지가 적용된 파라오S, 파라오, 렉스엘 플러스, 팬텀 등도 있다. 

전시장 한편에는 뇌파와 학습심리 검사 등 전문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따로 마련됐다. 상담은 바디프랜드 메디컬연구개발센터 소속 전문의들이 맡는다.

하이키를 직접 체험 중인 소비자 ⓒ신민경 기자
하이키를 직접 체험 중인 소비자 ⓒ신민경 기자

직접 체험을 하기 위해 하이키 청소년용 안마의자에 앉았다. 원격 조정기를 통해 전원을 켠 후 튼튼마사지 단추를 눌렀다. 머리 부근에 달린 스피커(하이파이 사운드 시스템)에서 알맞은 소리크기로 "튼튼마사지가 시작됩니다"라는 안내음성이 나왔다.

허리와 종아리 중심으로 두드리기와 누르기 기능이 작동했다. 이어 기린마사지 단추를 누르자 안마기가 목 주변으로 이동했다. 평소 한나절 이상을 노트북 앞에서 보내는 탓에 목과 어깨 통증이 심했다. 아픈 부위를 집중적으로 안마를 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듯 했고 실제로도 시원했다.

브레인마사지 단추를 누르자 클래식기타의 선율이 흘렀다. 노래가 크지 않아 1m거리의 상대방에게는 작은 백색잡음 정도로 들린다. 머리 부분부터 시작해 어깨, 허리와 엉치 순으로 안마가 이뤄졌다.

4D+단추를 누르면 안마 강도가 더 세지고, 4D-단추를 누르면 안마 강도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1단계의 강도도 아픔을 느낄 정도로 셌다. 그래서 거의 모든 안마모드를 1단계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쑥쑥모드를 눌렀다. 진행시간이 15분인 여타 안마모드와는 달리 10분 동안 작동했다. 안마기가 전신에 걸쳐 이동했는데, 키의 성장 때문인지 발 부위를 꽉 잡고 잡아당기기도 했다.

그리고 허벅지 부근의 센 압박 안마에서는 통증을 크게 느껴 무의식중에 미간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옆에 있던 동료는 안마 강도를 3단계와 4단계로 조절하며 잔뜩 시원해 했다. 

안마가 끝나고도 무리한 강도에 대한 우려를 접기 어려웠다. 하이키의 주된 사용자는 어린이·청소년이다. 골격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아이들이 안마의자의 일괄적인 센 강도를 체험할 경우 관절통 등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 실제로 성기석 한국과학마사지협회장은 "안마의자의 강한 압도가 성인들에게도 외상을 입힐 때가 있다"면서 "특히 아이들의 경우 개별로 골격의 튼튼한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추후 역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성인인 기자에게도 1단계 압도가 센 압박과 통증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추후 부작용에 직면한 아이의 부모들이 사측에 환불과 추가조치를 요구하고 나설 수도 있다. 결코 섣부른 상상은 아니다.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키 위해서라도 회사와 연구개발센터 측은 안마강도 조정을 재고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키 120~170cm 사이라면 누구나 사용 가능

판매실장에 의하면 하이키 안마의자의 키 사용범위는 120~170cm다. 그래서인지 키가 163cm인 기자의 몸에도 딱 맞았다. 하긴, 청소년기본법에서 규정하는 청소년 나이는 만 9세부터 만 24세까지니까, '만 23세'인 기자도 아직 청소년이기는 하다. 갑자기 청소년의 범주에서 하이키에 누워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해졌다. 

판매실장은 "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손주 선물로 하이키를 많이 장만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키 성장을 위해 민간적으로 행해지던 것이 성장호르몬 주사와 성장판 마사지다"면서 "성장판 자극요법을 안마의자로 옮겨온 것이 하이키기 때문에 키를 크게 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하이키'가 문자 그대로 '키'를 '높게' 만드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안하는 것보다 낫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바디프랜드의 여타 안마의자에 비해, 디자인이 압도적으로 예뻤다. 그래서 구매요인으로 디자인을 중시하는 여성이라면 '키 성장'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하이키를 구매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실제로 평균 한국 여성의 키를 가졌다면 하이키를 사용하는 데 무리는 없다.

지난 2017년 3월 교육부가 발표한 건강검사 표본통계에 따르면 고등학교 3학년 여자의 평균 신장은 160.8cm다. 주로 성장판이 15살 전후로 닫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통계를 한국 성인 여성 신장의 키로 봐도 무방하다. 이에 대해 판매실장은 "예쁘고 아담해 웬만한 여성들에게도 적격이다. 싼 가격으로 인해, 일부 성인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구입키도 한다"고 했다.

색상은 흰색, 주황색, 밝은 청록색, 남색으로 총 4가지다. 비용은 39개월 렌털 기준으로 흰색 제품이 9만8000원, 이외 색상은 11만8000원이다. 선납금으로 90만원을 낼 경우 이자비용이 줄어 6만8000원으로 구매 가능하다. 제휴카드 30만원 이상 사용 시 5% 추가 할인으로 최저 5만3000원까지 구매가 가능하다.

월 렌털료가 11만9500원(팬텀), 12만9500원(팰리스)인 여타 성인용 안마의자에 비해 하이키의 렌털료는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매달 최소 10만원을 투자할 정도로 해당 안마의자가 아이의 발육활동을 촉진시킬지는 미지수다.

아직 제품의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려면 최소 6개월은 더 기다려야 한다. 기자라면 결과지를 받아보고 구매를 결정할 듯 싶다. 의료적인 성과가 입증되지 않은 지금, 하이키의 효능을 믿고 돈을 지불하는 건 온전히 소비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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