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을 다음 달 25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9가 아니라 그에 5일 앞선 같은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한다. 또한 폴더블폰 역시 이날 함께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MWC에서 언팩 행사를 열지 않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이나 폴더블폰을 MWC에서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며칠이라도 빨리 공개해 시장 선점 마케팅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애플의 본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하는 것도 폴더블폰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인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언팩 행사 이후, 곧이어 MWC가 열리기 때문에 전시장을 통해 이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삼성의 전략으로 읽힌다. 화웨이 등 후발 주자들이 무섭게 추격해 오는 상황에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22일 삼성전자 및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MWC 2019에서 부스를 차리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품을 공개하는 언팩 행사를 열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을 제외하고 갤럭시S5때부터 갤럭시S9까지 MWC에서 갤럭시S 시리즈를 공개해왔다. 갤럭시S8의 경우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폭발로 인한 제품 단종의 영향으로 제품의 개발이 지연됐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당시 MWC 2017에서 갤럭시S8을 공개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 MWC 2017에서 언팩 대신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태블릿인 갤럭시탭S4를 공개한 적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시리즈 같은 프리미엄 제품에만 언팩이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연다”고 말했다.

갤럭시S10 미디어 초청장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10 미디어 초청장 (사진=삼성전자)

시장 선점 효과 및 애플 겨냥...'폴더블폰 자신감'

하지만 이번 MWC 2019는 MWC 2017과 사정이 다르다. 제품이 준비돼 있지만 며칠 앞당겨 갤럭시S10을 바르셀로나가 아닌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 삼성전자가 MWC 2019 개막 5일전에 샌프란스시코에서 갤럭시S10을 공개한다고 했을 때 MWC에서 폴더블폰을 선보일 것이라고 예상한 관계자들이 많았다”며 “두 제품을 동시에 미국에서 공개할 것이 확실시되는데 조기 마케팅을 통한 시장 선점 효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언팩 행사가 열렸던 뉴욕이 아닌 샌프란시스코로 언팩 행사 장소를 정한 것은 애플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자시의 폴더블폰에 자신이 있다는 표현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갤럭시 1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해”라며 “샌프란시스코는 주요 기술 발전의 허브이자 삼성전자의 중요한 파트너들이 위치한 곳으로 갤럭시 신제품을 출시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이번 삼성전자 언팩의 핵심 제품은 갤럭시S10이 아닌 폴더블폰”이라며 “혁신적인 제품(폴더블폰)을 먼저 공개해 주목을 끌고 이 흐름을 MWC에서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본다. MWC에서 언팩 행사는 없겠지만 전시장에서 삼성 부스를 찾은 관계자들이 폴더블폰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 1위 업체”라고 분석했다.

기술력 과시로 중국 업체 견제

무섭게 쫒아오고 있는 화웨이 등 중국 업체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화웨이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P30 시리즈를 공개함과 동시에 폴더블폰을 선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LG전자 역시 폴더블폰과 비슷한 컨셉인 듀얼 디스플레이폰의 시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앞뒤에 두개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제품으로, 두 디스플레이의 연결 부분을 통해 폴더블폰과 마찬가지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방식(아웃폴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의 패널을 안으로 접는 형태(인폴딩)인 삼성전자의 폴더블폰과는 다르다. 아웃폴딩보다 인폴딩 방식의 개발이 훨씬 더 어렵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중국 화웨이 등도 폴더블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루라도 먼저 공개하는 것이 마케팅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행사의 주인공은 갤럭시S10이 아닌 폴더블폰이다. 폴더블폰을 먼저 공개해 다른 업체를 견제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아이폰을 제외하고 가장 브랜드가 있는 제품은 갤럭시S시리즈다. 갤럭시S10과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이 한꺼번에 공개된다면 MWC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판단일 것”이라며 “이번 언팩 행사가 성공한다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11 등을 MWC가 아닌 별도 언팩 행사를 통해 공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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