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애플이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했던 2018년형 아이폰 시리즈인 아이폰XS, 아이폰XS 맥스, 아이폰XR에 퀄컴의 모뎀 칩(modem chip)을 사용하기 원했지만 칩 제조업체인 퀄컴이 공급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애플과 퀄컴은 2017년부터 특허권 문제로 여러 나라 법원에서 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퀄컴은 애플이 자사의 기술 등을 경쟁사인 인텔에 넘겼다고 확신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씨넷(Cnet)은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 증언에서 “퀄컴은 우리(애플)를 지원하지 않았고, 우리에게 모뎀 칩을 판매하지 않으려 했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씨넷에 따르면 윌리엄스 COO는 퀄컴이 그동안 자사의 모뎀 칩을 적용하는 스마트폰 한 대당 지불하는 로열티로 애플의 요청보다 다섯 배나 높은 7.50달러(한화 약 8400원)를 강요해왔다고 주장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으로 대표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모뎀 칩 등을 제조하는 회사다. 애플은 자사 AP를 자체 개발하고 있지만, 모뎀 칩의 경우 퀄컴 등 다른 업체에게 제공받고 있다. 퀄컴은 AP나 모뎀 칩 부문에서 기술력이 세계 1위인 회사다. 특히 아직 스마트폰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은 5G의 경우 경쟁사 대비 퀄컴의 기술이 압도적이다. 애플은 퀄컴의 모뎀 칩 공급이 중단되면서 경쟁사인 인텔의 LTE 모뎀을 사용하고 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사진=백연식 기자
영국 런던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사진=백연식 기자

애플이 퀄컴과의 법적 분쟁 중에 갑자기 퀄컴 모뎀 칩을 공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은 올해 3월로 예정된 5G 스마트폰 출시 경쟁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2019년에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 없고, 2020년에야 출시를 하겠다고 언급한 것도 모뎀 칩 문제 때문이다.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퀄컴으로부터 모뎀 칩을 공급 받지 못할 경우 올해 5G 스마트폰 출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 화웨이 등 경쟁사들은 올해 안에 5G 스마트폰 출시할 것이 확실하다.

한편, 최근 퀄컴이 중국과 독일에서 벌어진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이 두 나라에서 퀄컴 모뎀 칩을 적용한 아이폰 예전 모델의 판매를 중단하도록 하는 법원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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