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길주 기자] 법학과 출신에 로스쿨을 포기한 스타트업 대표가 만든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공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언뜻 스타트업과 조합을 상상하기 어려운 전공과 사업 아이템에도 불구하고, 동구밭은 지난해 150만 개의 비누를 수출할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며 가능성을 입증 받았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동구밭은 농장에서 작물을 가꾸듯 비누를 가꾸는 ‘더 숍 팜’ 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의 소통공간으로 고체형태의 천연 CP비누, 위생용품, 입욕제 등을 제조하는 스타트업이다.

노순호 동구밭 대표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사회적 기업 창업 모범 사례를 보았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에 목말라 하던 중 '내가 해결 할 수 있는 문제점은 뭘까?'를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국내 발달장애인이 20만 명~30만 명이 이르고 발달장애인들 중 60%가 친구가 없다는 사실과 발달장애인들이 사회로 부터 많은 교육을 받지만 사회 진출 후 오랜 시간 일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해결하고자 했다.

노순호 동구밭 대표
노순호 동구밭 대표

시작은 이랬다. 사람과의 소통이 어려워 근속년수가 짧은 발달장애인들에게 텃밭이라는 소통공간을 매칭해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텃밭을 가꾸며 사회성을 증진시키는 교육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발달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함께 텃밭농사를 지으며, 관계성과 사회성을 획득했다. 노 대표는 여기서 발달장애인의 생태계와 시선 문제를 알게 됐고, 여가 프로그램이 아닌 스타트업 피봇을 통해 발달장애인을 직접 고용해, 그들을 사회로 이끌어 오래 일 할 수 있게 결심했다.

텃밭에서 나온 수확물로 천연비누를 만들어 판매해 교육 프로그램의 비용을 절감하고 텃밭에서 교육 받은 발달장애인을 비누 제조 사원으로 고용했다. 성인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동구밭은 발달장애인 사원 15명으로 올해 30명을 목표로 천연비누 생산 시스템을 활용하여 주문자 위탁 생산(OEM)과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천연비누를 생산하여 납품하고 있으며, 이름만 들어도 아는 에이숍, 록시땅을 제치고 5성급 호텔 객실에 납품한 저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 진출을 넓히고 있다.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 소통공간 동구밭에서 천연 CP비누, 위생용품, 입욕제 등을 만들고 있다.(사진=동구밭)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 소통공간 동구밭에서 천연 CP비누, 위생용품, 입욕제 등을 만들고 있다.(사진=동구밭)

또한, 고체 형태 화장품 기술개발을 준비 중이며, 국내 발달장애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템을 계속 고민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노 대표는 "발달장애인의 정직성, 완벽성이 일반인들보다 높아 보호개념보다는 일의 능률이 월등하다"며, "발달장애인들이 더 많이 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5년이내 국내 제조업체 3위 안에 들어갈 수 있게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퀄리티의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 동구밭이 잉여자금으로 커나길 바란다"며, "비장애인도 외국인도 동구밭에서 일하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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