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국내 굴지 승강기업체들이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수주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6일 국토교통부는 수도권정비위원회 서면 심의에서 5년간 지연됐던 GBC 사업을 통과시켰다. 이에 서울 강남 한복판에 높이 569m, 105층 규모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GBC는 상징성과 사업성을 한번에 챙길 수 있는 대형프로젝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4년 현대차는 10조원을 투입해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했다. 해당 부지에는 GBC뿐만 아니라 호텔, 오피스텔, 공연장 등 총 5개 빌딩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경제효과는 27년간 26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창출 효과도 121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덩달아 승강기 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앞으로 몇년 동안은 다시 오지 않을 대형프로젝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프로젝트 입찰이 시작되면 현대엘리베이터, 오티스, 티센프루프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국내에 있는 대부분 승강기 업체들은 허가 이전부터 해당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자동차 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 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들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현대엘리베이터가 꼽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 점유율 4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입찰 후보 중 유일하게 국내 기업이기도 하다. 이는 설치뿐만 아니라 사후 관리까지 중요한 엘리베이터 시장에서 분명한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승강기엑스포'에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안면인식 기능을 탑재한 보안장치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장치는 따로 사원증이나 카드 없이 등록된 사람만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출입이 가능하다. 보안 유지가 중요한 기업에서 필요한 기능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번 프로젝트를 따내 초고층 엘리베이터 설치 경험도 쌓겠다는 각오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GBC 경우 규모가 커서 다양한 기종의 엘리베이터가 들어간다"며 "한 제품만 특정해 준비하기 보다는 다양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 점유율 2위인 티센크루프도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티센크루프는 이번 입찰에서 자사 제품인 트윈을 주력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트윈은 하나의 승강로에서 두대의 승강기가 각각 움직인다. 때문에 일반 승강기보다 수송효율이 높고, 엘리베이터 설치에 필요한 면적을 절약할 수 있다. 현재 트윈은 국내 9개 건물에서 112대를 운용 중이다.

티센크루프 관계자는 "파크원,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오피스 건물의 성공적인 설치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의 요구사항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공식 입찰 전까지는 고객 요구사항에 최선을 다해 대응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엘리베이터 원조인 오티스도 빼놓을 수 없다. 오티스는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12%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티스는 초고층용 제품인 스카이 라이즈를 주력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스카이라이즈는 분속 600m급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플랫벨트와 오티스원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플랫벨트는 기존에 사용되는 강철벨트 대신으로, 지진 등 위험 상황 발생시 보다 안전하다. 다만 플랫벨트는 100층 이상 건물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사무동 등 30층 내외 전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오티스원은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장 수리 등을 도와주는 지능형 플랫폼이다. 

승강기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서울시 건축허가와 지반 안전을 확인하는 굴토심의 등이 남아 있다"며 "건물 기본 골조가 만들어진 후에 엘리베이터가 들어간다. 때문에 해당 프로젝트 입찰은 변수가 없는 한 내년 중순쯤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에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티센크루프, 오티스
(위에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티센크루프, 오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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