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LG전자가 오는 11일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40만원 후반대 중가폰 LG Q9을 출시한다. LG Q9는 작년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을 통해 공개된 LG G7 핏(FIT) 제품의 국내 모델이다. Q9는 LG Q시리즈라고 보는 것보다 사실상 G7의 파생 모델로 보는 것이 더 맞다. Q9은 중저가폰에 주로 쓰이는 스냅드래곤 400~600대 AP(칩셋)가 아닌 예전 프리미엄 제품에 사용했던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를 적용했다.

스냅드래곤 821은 LG전자가 G6에 적용한 AP다. Q9는 G6의 성능에 G7의 디자인을 계승한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업계는 LG전자가 예상(50만원대~60만원대)과 달리 저렴한 40만원대로 Q9을 출시한 이유에 대해 중가 시장을 새롭게 도전하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전작인 Q8은 50만원 중반대였다. 그동안 중가 시장을 노렸던 기존의 Q 시리즈가 사실상 실패한 상황에서 더 높은 성능의 제품을 더 저렴하게 내놓아 시장 테스트를 한다는 분석이다. Q9가 성공할 경우 LG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도 비슷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시 말해, 박리다매 전략 테스트다.

7일 LG전자에 따르면 LG Q9의 출고가는 49만9400원으로 오는 11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를 통해서 출시된다. 갤럭시A9 등 삼성 중가폰과 달리 LG페이, 하이파이 쿼드 덱, IP68 등급의 방수·방진, AI 카메라, 붐박스 스피커 등 자사 프리미엄 제품에 넣은 기능을 G9에 그대로 담았다고 LG전자 측은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 Q9은 프리미엄 기능을 40만원 대 가격에 담아낸 것이 현재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모델이 40만원대 중가폰 Q9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 모델이 40만원대 중가폰 Q9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에 차지하는 점유율은 67% 수준인데, 특히 중가 폰(40만원~80만원 사이)에서는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국내 프리미엄폰 시장보다 중가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것이다. LG전자는 G7 및 V40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80만원 이상)에서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저가폰 시장(40만원 이하)에서는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중가폰 강화 전략은 판매량 확대에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자사의 프리미엄 판매량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국내 중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매우 높은 상황이기에 삼성의 전략은 LG전자에게 또 다른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즉, LG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A9에 쿼드(4) 카메라를 담으며 중가폰에 프리미엄 기능을 넣은 것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40만원대의 Q9을 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출고가 40만원 미만의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점유율 35% 수준을 유지하며 다른 가격대의 스마트폰 시장에 비해 선방했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약 57%의 점유율로 LG전자를 20% 포인트 이상 앞섰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저가폰에 이어 중가폰 시장을 새롭게 공략하기 위해 G7의 파생 모델인 Q9을 꺼내 들었고, 삼성전자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기 위해 출고가를 40만원 후반대로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최근에 출시한 갤럭시A9의 경우 LG Q9의 경쟁작인데 출고가가 59만9500원이다. Q9에 비해 약 10만원이 더 비싸다. 후면에 쿼드 카메라를 적용했다는 장점이 있지만 칩셋이 퀄컴 스냅드래곤 660 프로세서로 Q9보다 성능이 떨어진다. 갤럭시A9의 경우 삼성페이나 방수방진 등의 기능이 빠졌다. 갤럭시A9 대비 Q9의 제품 경쟁력이 더 높은 셈이다. LG전자는 그동안 중가폰이나 중저가폰에게 시도돼왔던 카메라 등 부가적인 성능 대신 스마트폰 본질의 성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다만, Q9가 시장에서 실패할 경우 LG전자가 받을 타격은 생각보다 클 전망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Q9은 전작(Q8) 대비 출고가가 다소 낮은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통사가 Q9에 대해 주문한 재고는 기존 Q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표=LG전자
표=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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