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포스코가 그동안 예고했던 인력 재배치를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100대 개혁안을 발표하며 서울 인력을 포항과 광양 등으로 재배치할 것을 선언했다. 이같은 발표에 노조측은 즉각 반발했다. 갈등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철강업계에 포스코가 서울 사무소 인력을 포항.광양제철소에 재배치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소문 근간에는 최 회장이 있다. 그간 현장 중심 경영 강화를 수차례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에 부서 이동은 현장과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사업 위주로 이동한다고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기술경영실, 철강생산전략실, 투자엔지니어링, 투자전략실, HR혁신실, 신사업실, 철강생산전략실 등 총 6개 부서다.

실제 포스코는 정기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인력재배치를 서두르는 모양새다. 기존 철강부문을 철강, 비철강, 신성장 3개 부문으로 나눴다. 각 부문에는 장을 뽑아 책임경영제를 확립하기도 했다. 현장에서도 책임경영체제에 맞는 조직이 신설되거나 통.폐합 했다. 게다가 철강생산본부를 생산본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포항, 광양제철소에 안전환경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서울 포스코 본사 전경
서울 포스코 본사 전경

기존 기술투자본부와 철강사업본부 소속이었던 기술연구원 등은 생산본부로 이관된다. 또한 철강부문 산하 조직으로 구매투자본부를 새롭게 만들었다. 이 부서는 생산 현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 특성상 포항, 광양으로 재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1개 부서당 인원이 50~60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력 재배치로 최대 360명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발령일자는 오는 설날(2월5일) 전후다. 이후 1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부서를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포스코 직원들은 인력 재배치에 순응하거나 희망에 따라 부서를 옮기는 쪽으로 나뉘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재배치 인원에게는 보상금 명목으로 200만원이 지급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떠돌고 있는 소문은 전부 사실이 아니다”며 “인사는 예민한 부분이라 아직 공개적으로 발표된 게 없다. 홍보팀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조 박병엽 부위원장은 “지난해 한 번 이야기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인사 명령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갈등까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현재 노조측은 사측이 면담 등이 아닌 사실상 일방적인 통보로 인력 재배치를 하는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한국노총 포스코노조는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인력재배치와 사업장 내 각종 위원회 노동조합 참여 보장 등을 포함해 대표교섭노조를 인정하라며 기습 시위했다. 이는 지난해 민주노총과의 경쟁에서 대표교섭 자리를 차지한 이후 처음 있는 기습 시위다.

이날 집회에는 김인철 포스코노조 위원장과 간부 등 60여명이 참여했다. 김 위원장은 "사측은 노조의 요구에 불성실하게 응하고 있다“며 "노조는 지금까지 좋은 노사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오늘 이후부터는 투쟁태세로 전환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후 포스코센터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이 담긴 전단지를 배포했다. 이날 노조측은 최 회장과 면담을 요청했으나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박 부위원장은 “사측과 대화가 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그전까지 입장 변화는 없다"고 꼬집었다.

2018년 12월28일 열린 한국노총 금속노련 기습 시위(사진=한국노총 금속노련 홈페이지)
2018년 12월28일 열린 한국노총 금속노련 기습 시위(사진=한국노총 금속노련 홈페이지)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