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KB국민은행의 ‘The K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 잡음이 일고 있다.

티맥스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The K 프로젝트’ 사업에서 국산 SW가 의도적으로 배제됐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The K 프로젝트’는 KB국민은행이 추진하는 차세대 전산 시스템 사업으로, 추진 기간은 총 24개월, 추진 비용만 해도 약 3000~4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사업자로는 SK(주) C&C가 선정됐다. 

특히, IT업계에서는 ‘The K 프로젝트’가 그동안 IBM 등 외산 시스템에서 벗어날 기회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티맥스는 추진 과정에서 KB국민은행이 특정 제품을 선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티맥스 제품을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티맥스 "KB국민은행과 IBM, 밀월 관계 있어"

의문의 핵심은 제안된 제품이 복수임에도, 경쟁에도 참여하지 않은, 제안 외의 제품을 선정했다는 것.

사업자인 SK(주) C&C는 KB국민은행에 ▲ 1안으로 미들웨어로 티맥스소프트의 제우스, DBMS 솔루션으로는 티맥스데이터의 티베로, 한국IBM의 DB2, ▲ 2안으로는 미들웨어는 한국오라클의 웹로직, DBMS 솔루션은 오라클 DBMS를 제안했다.

티맥스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The K 프로젝트’ 사업에서
국산 SW가 의도적으로 배제됐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석대건 기자)

그런데 최종 선정된 제품은 IBM의 웹스피어와 IBM의 DB2였다.

이에 대해 티맥스는 KB국민은행이 IBM과 밀월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철 티맥스 대표는 “티맥스는 테스트도 받지 못하고 경쟁 자체에도 참여하지 못했다”며, “마라톤 경기를 시작했는데, 등록하지 않은 선수가 상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티맥스는 자신들이 제품이 배제된 사유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티맥스 측은 “티베로가 왜 기술 검증 자체도 오르지 못했는지 KB국민은행에 두차례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KB국민은행과 IBM의 밀월 사례는 2013년에도 발생했다. 

지난 2013년, KB국민은행은 탈메인프레임(다운사이징)을 결정하고, 6개월 동안 국내외 제품의 기술 검증을 진행했다. 티맥스 역시 참여해 관련 SW 및 60 공수(man-month)에 해당하는 인력과 경비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그러나 '셜리 위 추이 한국IBM 메일' 사건으로, 검증 절차 과정은 무효가 됐고, 결국 KB국민은행은 다운사이징을 철회하고, IBM의 메인프레임을 사용하게 됐다.

'셜리 위 추이 메일’ 사건은 셜리 위 한국 IBM 대표가 2013년 당시 이건호 KB국민은행장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IBM의 메인프레임을 그대로 유지할 것을 부탁한 일을 말한다. 

당시 티맥스는 약 100억 원 가량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에도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형용 티맥스 금융사업본부 전무는 “이번 The K 프로젝트 5개월간의 제안 과정에서 티맥스는 수억 원, 많게는 수십억 원까지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해외의 사업 요청(RFP , request for proposal)의 경우, 제안 준비 제반 비용을 고객, 즉 발주자 측에서 부담하지만, 우리나라 SW 사업은 제안자가 모두 부담한다. 이는 오랜 SW업계의 병폐로 지적된 바 있다.

"경쟁 자체에서도 배제당하는 꼴"

티맥스는  ‘The K 프로젝트’에서 특정 제품 선정의 전면 무효화와 SK(주) C&C가 제안한 제품에 대한 기술 검증 및 가격 검토를 다시 진행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현재 티맥스는 ‘The K 프로젝트’와 관련,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및 가처분 정지를 17일 신청했으며, 향후 공정위, 금융위, 금감원 등 관련 기관에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김동철 티맥스 대표는 “KB국민은행 등과 수차례 접속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며, “끝까지 가보자는 말로 들었지만, 기업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전했다”며 말했다.

이어 “비즈니스가 이길 수 있고 질 수도 있지만, 경쟁 과정에서 무시당할 순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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