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이 데이터망(mVoIP)을 이용해 해외 음성로밍 통화 무료 서비스를 새로 출시했다. 이로써 SK텔레콤이 연초에 밝힌 8대 고객 가치 혁신이 마무리됐다. SK텔레콤의 8가지 혁신 서비스는 구체적으로 무약정플랜, 자동안심 티(T)로밍 및 3분 무료 통화, 멤버십(할인한도 폐지, 티데이, 티렌탈-티올케어, 티플랜, 1020브랜드 0(영), 티 괌/사이판 패스, 티전화 기반 해외 로밍 무료서비스다. 8가지 개선 방안 중 로밍만 3가지다. 이 중 마지막에 내놓은 티전화 기반 해외 로밍 무료서비스는 무료로 음성통화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혜택이 큰 편이다.

KT가 해외 로밍 통화요금을 1분당 과금에서 1초당 과금으로 개편하고, 국내 음성통화 요금인 초당 1.98원을 적용한 로밍온(ON)을 출시하자 이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통사들이 많은 요금 개선을 했지만 유독 로밍 요금제만 개선을 집중되는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그동안 로밍 요금제가 상대적으로 비쌌기 때문에, 이통사가 이를 개선할 경우 소비자에게 혜택이 더욱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전체 영업이익 중 로밍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것도 한 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의 한해 로밍으로 인한 수익(매출)은 연 3000억원이 조금 넘는다. 지난해 이동통신3사의 연 매출은 SK텔레콤 17조1220억원, KT 22조1470억원, LG유플러스 11조1750억원 등으로 총 연 매출은 50조4440억원이다. 전체 수익 중 로밍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0.6%에 불과하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로밍 수익이 전체 매출에 차지하는 전체비중은 적다”며 “가장 비싼 요금제가 로밍이었는데 가격을 낮춤으로써 손실을 적게 가져가돼, 혜택을 크게 포장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홍보 모델이 공항에서 T전화기반 음성로밍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홍보 모델이 공항에서 T전화기반 음성로밍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연 3000억원 매출 내려놓은 이통사 "장기적 투자"

증권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연 3000억원의 매출도 수익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인 이통사에게 큰 편이라는 것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박정호 사장이 애널리스트들과 모인 자리에서 연 1000억원~2000억원의 수익은 장기적으로 볼 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며 “고객에게 이익을 돌려줄 경우 1~2년이 지날 경우 그만큼의 가치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박 사장은 굳게 믿고 있다. 이통사에게 수익 포기는 결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이 지난 17일 선보인 로밍 서비스는 세계 168개 국가에서 수신·발신 통화를 모두 무료로 할 수 있다. 단, SK텔레콤이 내놓은 티(T)전화 앱을 이용해야 하고 아시아패스나 미주패스 등 SK텔레콤의 데이터로밍 요금제를 써야 한다. 로밍 고객이 티전화를 쓰면 통화 상대방의 통신사, 티전화 사용 여부와 관계 없이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로밍 고객이 외국에서 현지 식당, 숙소에 전화하거나 함께 여행 온 일행과 통화하는 요금도 무료다. 데이터로밍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무선 인터넷(와이파이)에 접속한 상태에서 티전화를 사용하면 같은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로밍 요금제의 경우 어느 정도의 시장 경쟁 효과가 작용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 3월 SK텔레콤이 먼저 로밍 요금제 개편안을 들고 나왔다. 자동안심 T로밍 서비스를 제공해 별도 가입 절차 없이 ▲매일 3분 무료 통화 ▲하루 30분 통화 시 1만원 과금 ▲음성 로밍 초 단위 과금 ▲데이터 종량 단위 요금 87.5% 인하 등을 시작했다. 몇 달 후 KT가 더 센 로밍 요금제 개편안을 선보였다.

지난 5월 해외에서 음성통화할 때 국내와 똑같이 초당 1.98원을 적용하는 로밍온 서비스를 도입했다. 일본, 중국, 미국을 시작으로 해 베트남과 괌 등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와 유럽 주요 국가 등 21개국까지 적용 국가가 늘어났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0월부터 데이터로밍 요금 가입자에게 음성 수신료를 받지 않고 있다. 이러자 SK텔레콤이 로밍 요금제의 끝판왕인 티전화 기반 해외 로밍 무료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다. 이에 따라 KT나 LG유플러스도 이와 유사한 로밍 요금제를 선보일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로밍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로밍이 가입자 유치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분석도 있다. 로밍 서비스를 쓰는 대신 현지에서 선불 유심칩을 구입해 사용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로밍 요금제 개편에 나서서 통신비를 내리는 것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SK텔레콤의 티전화 기반 해외 로밍 무료서비스는 이용자에게 혜택이 큰 서비스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미지=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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