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게임 과몰입에 따른 부작용으로 신경정신학적 '장애'까지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과학계에서 "게임이 주는 긍정적 측면도 많다"며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기엔 이르다"고 반박했다.
17일 게임과학포럼과 서울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가 제1회 태그톡(T.A.G talk)- '게임은 뇌 친구'를 삼성동 서울라마다호텔에서 열었다.
이경민 서울대학교 뇌 인지과학연구소장 겸 게임과학포럼 대표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논의들이 과학적인 근거 하에서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본 포럼의 주최 의의를 밝혔다.
현재 국제보건기구(WHO)에서는 게임장애(gaming disorder)를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에 등재해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WHO는 지난 6월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판에 게임장애를 질병 코드로 등재하기로 하고, 내년 5월 WHO 총회에서 이 문제를 정식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순서대로라면 2021년에는 ICD 개정안이 효력을 발생한다.
지난 10월 보건복지부 국감에서도 논의된 바 있다. 보건복지부 국감최도자 위원은 "다른 중독의 경우는 건강보험이 적용이 되는데 게임 중독, 장애는 질병분류가 되지 않아 주의력 결핍이나 ADHD처럼 다른 질병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있어 국내 개정도 하루 빨리 앞당겨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보건복지부 장관 또한 이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늦은 시간대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 등 게임을 '나쁜 것'으로 전제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이다.
17일 유제광 서울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 교수는 발표에서 미국 전역의 21개 연구센터가 참여하는 ABCD 스터디를 소개했다. 약 3400억원을 들여 10여년간 1만1800명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두뇌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것이다. 스크린 타임(사용 시간)이 2시간 이상 지속한다면 사고 및 언어 기능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7시간 이상이 지속된다면 피질 두께가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주목할 점은 이 연구를 이끈 gaya Dowling 교수가 "우리는 이러한 결과가 스크린 타임 때문에 나타난 것인지 알지 못하며, 이러한 변화가 나쁜 것인지도 아직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유제광 교수는 "우리 나라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 어떨까. 우리 나라 연구의 경우 '스마트폰∙인터넷 과의존 뇌과학적 원인 규명', '과의존 해결형 정신건강기술 개발', '인터넷∙게임 디톡스 서비스' 등 지원사업의 제목부터 (게임이) 나쁜거니까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식"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장애물을 건들이지 않거나, 건들이고 지나가는 아주 단순한 게임을 플레이할 때에도 뇌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많은 연구들이 진행됐지만 해석은 제각각"이라며 "섣부르게 어떤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많은 토론과 연구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유미 극동대 작업교육학과 교수 또한 "한 중학교에서 상담을 해보니 우울감에 빠져 있는 학생들이 밤새 게임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 그 학교에서 공부를 제일 잘하는 학생 또한 게임을 즐겨한다"며 "결국은 시간 활용의 차이다. 어떻게 하면 게임과 삶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을 지에 초점을 두고 학생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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