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희 기자] “지역혁신 생태계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의 정체성(identity)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김선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혁신기업연구단 단장은 최근 창조경제연구회(KCERN)이 ‘지역혁신 생태계’라는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지역 혁신을 위해서는 지역의 정체성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선우 단장은 그 사례로 부산지역의 신발산업을 거론했다. 김 단장은 “1980년대 부산지역이 전세계 가죽운동화의 생산량 90% 이상을 담당한 곳”이라면서 “그러나 지금은 어떤 조직이 남아 있는지, 어떤 기업이 있는지를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나이키의 경우는 조그마한 도시에서 시작해 지금의 글로벌 기업을 만든 것처럼 국내 부산지역에서도 그 가능성은 내재돼 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단장은 이에 “지방을 돌아다닐 때 어떤 기업들이 있는지 자세히 봐야 할 것”이라면서 “기술기반 창업을 연구해온 과학기술정책연구원도 내년에 지역혁신 다루면서 생활형 창업에 집중해서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각 지역의 전통산업이 무엇인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기업이 있는지 등 지역의 정체성을 파악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소상공인 창업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지역혁신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선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단장이 KCERN 포럼에서 지역혁신 생태계에서 중요한 것은 지역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단장이 KCERN 포럼에서 지역혁신 생태계에서 중요한 것은 지역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우 단장은 “우리나라가 60여년 성장해온 성장의 방정식, 즉 한강의 기적모델은 지금은 유효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정부 주도하에 성장한 지금의 대기업이 그 당시는 스타트업이었다”고 말했다. 지방이 처하고 있는 인구 절벽의 문제, 대기업의 스타트업 지원 유무 등 여러 문제를 놓고 볼 때 성장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단장은 “지역혁신을 얘기할 때 국가 거버넌스, 유관기관과의 거버넌스, 혁신 생태계의 3가지 축이 필요하다”면서 “중앙과 지방정부의 플랫폼화가 가장 중요하고, 지방 유관기관간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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