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2018년 국내 클라우드 업계 핵심은 정부의 적극적 수용 전환이다.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은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찾아 “클라우드는 데이터 고속도로의 기반”이라며, “공공 부문의 민간 클라우드 개방”을 약속했다. 

공공의 클라우드의 경우,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아마존의 AWS나 MS의 애저 등 글로벌 사업자 공공 부분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려면 서버와 데이터의 물리적 위치를 국내로 한정하는 등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공공 부문의 민간 개방은, 사실상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길을 열어주겠다는 의미였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일까? 지난 9월, 행정안전부는 공공기관에만 한정하던 민간 클라우드 사용 권장을 중앙부처·지자체로 확대하는 내용의 ‘공공부문 클라우드 컴퓨팅 기본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찾아 “클라우드는 데이터 고속도로의 기반”이라며, “공공 부문의 민간 클라우드 개방”을 약속했다. 

文 대통령 “클라우드는 데이터 고속도로의 기반”

확산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라인’도 전면 폐지됐다. 그동안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 3등급 낮은 등급에만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기관 자체에서 하고 싶어도 못 했던 실정이었다. 가이드라인의 폐지에 따라 민감 정보를 제외하고 정부부처나 지자체도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도 비중요정보에 한정한 금융 분야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사실상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미 정부 주요 국가기관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G-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데이터 기록 등 중앙부처의 모든 컴퓨팅은 'G-클라우드’를 통해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기관 입장에서는 ‘긁어 부스럼’으로 굳이 민간 클라우드로 바꿀 이유가 없는 셈이다.

연말로 예정되었던 과기정통부의 제2차 클라우드 발전 계획은 감감무소식이다. 말은 많지만 실질적은 움직임은 찾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기업들도 각자의 전략으로 미지의 시장을 찾아, 구름 속으로 뛰어들었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황금알 낳은 거위...과연 누가 차지할까?

KT는 올해 정부의 클라우드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를 가장 반기고 있다. 

해외 사업자만 아니라면, 데이터 처리량이 끊이지 않는 공공 클라우드야말로 KT 클라우드가 적임이라는 자신감 때문이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AWS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KT와 MS가 2위 경쟁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KT는 2018년에 공공기관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KT G-클라우드’에 더욱 힘을 줬다. 이미 100여 곳의 공공기관에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매출이나 고객을 밝히지 않는 업계 특성에도 불구, 공공연하게 홍보하고 있다. 

KT는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KISA, 서울자전거따릉이 등에 ‘KT G-클라우드’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했다.

(사진=KT)
KT G-클라우드가 서비스하는 공공기관 (사진=KT)

공공 클라우드 영역에서 경쟁자라면 LG CNS가 있다. 

지난 3월 SI 업체 중에서는 최초로 KISA의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받더니, 5월에는 행정안전부의 ‘전자정부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 사업의 정보전략계획(ISP) 사업자로 선정됐다. '전자정부 클라우드 플랫폼’ 사업은 2021년까지 4년간 추진되며, 공공정보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전 영역을 클라우드로 구축하는 계획이다.

게다가 지난 11월 우정사업본부의 우편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면 재구축하는 사업의 주 사업자로 LG CNS가 선정됐다. 국가기관 최초로,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라인 폐지 이후 첫 민간 클라우드로 전환한 사례다. 현재 우정사업본부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G클라우드 아래 있지만, 이제 LG CNS의 클라우드 센터로 이관·운영하게 됐다.

이외에도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NBP)과 티맥스가 유의미한 움직임으로 보였다. NBP는 지난 11월 KISA로부터 최초로 공공기관에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티맥스의 경우, 클라우드 플랫폼 ‘프로존’을 선보이며 티맥스SW의 미들웨어, 데이터베이스, 프레임워크 등까지 통합 제공해 국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또 티맥스 ‘프로존’은 지난 9월에 GS인증도 획득했다. 이 인증을 획득한 제품은 공공 분야에서 우선 구매 대상이 된다. 

2021년까지 춘천에 클라우드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해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

 SK C&C 역시 2018년 가장 두드러진 클라우드 사업을 펼친 곳 중 하나다. 

특히, 게임사를 공략한 SK C&C의 전략이 주요했다. SK C&C는 게임사를 위한 클라우드 제트(Cloud Z) 올인원 서비스를 내놓는 등 단순히 클라우드가 저장 공간이 아닌, 게임 개발 및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전략으로 접근했다.

그 대표적인 성과로,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자로 선정된 것. 전 세계 동시 접속 1위의 게임의 기반을 맡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심장한 2018년을 보낸 셈이다.

SK C&C는 전 세계 동시 접속 1위의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클라우드 사업자가 됐다. (사진=배틀그라운드)

그리고 11월, SK C&C는 클라우드 제트 서비스 플랫폼을 내놓고 2019년을 기다리고 있다. 클라우드 제트 서비스 플랫폼은 컨테이너 기반으로 엔터프라이즈의 상황에 맞춰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고 SK C&C는 설명했다.

퍼블릭이든, 프라이빗이든 방식에 국한되지 않고,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고객 모두를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S 또한 2018년은 전사적으로 클라우드 진출을 밝힌 해이다. 

지난 1월, 델 EMC와 MOU를 맺고 기업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한다고 선언하더니, 4개월 후인 5월 컨설팅, 클라우드 전환, 운영까지 제공하는 서비스인 ‘삼성 SDS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Enterprise Cloud)’를 공개했다. 

더불어 클라우드 보안관제 서비스 사업에도 나섰다. 지난 9월 삼성SDS는 클라우드 기반 보안 소프트웨어 서비스(SECaaS)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SECaaS는 방화벽, 안티디도스(Anti-DDoS), 악성코드탐지 등의 보안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SK C&C와 같이 이미 AWS가 국내 민간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이 아닌, 아예 기업들이 클라우드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운영·관리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삼성SDS는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삼성 관계사를 비롯, 비관계사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삼성SDS의 클라우드사업부의 매출은 약 6800억 원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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