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가 5G 상용화를 지난 1일 시작한 가운데 전국 기지국수의 경우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이나 KT에 비해 5배 정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5G 서비스 초기의 경우 이동통신 특성상 수요가 많은 서울 및 수도권에 네트워크 장비 설치가 집중될 수 밖에 없는데 수도권의 5G 기지국수도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이나 KT에 비해 6배 이상 많다. 이동통신 기지국수는 서비스 반경 및 품질과 정비례한다. 특히 5G 주파수 대역(3.5㎓, 28㎓)은 LTE 대비 고주파이기 때문에 기지국을 더 촘촘히 설치해야 한다.
5G 서비스 초기는 LTE 네트워크와 5G 네트워크가 연동되는 NSA(논스탠드얼론)이기 때문에 서울 및 수도권의 경우 SK텔레콤과 KT는 삼성전자 장비를, LG유플러스는 화웨이의 장비를 설치할 수 밖에 없다. SK텔레콤과 KT가 LG유플러스에 비해 기지국 숫자가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기술력의 한계로 5G 장비 물량에 대한 공급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통신장비를 담당하는 네트워크사업부장을 교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웨이가 5G 통신장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네트워크 사업부장을 교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외신을 종합해 보면,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이 물러나 자문 역할을 맡게 되고 후임 사업부장은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 부사장이 맡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2010년부터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를 맡아 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인사 관련한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5G 장비 업체 선정 먼저 끝냈지만...기지국 수는 가장 적어 '왜?'
김영기 사장이 물러날 것이라고 외신이 보도한 이유는 삼성전자가 5G 장비 기술력이 떨어져 SK텔레콤이나 KT에게 5G 장비 공급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기반과 및 윤상직 의원실에 따르면 5G 상용화를 바로 앞둔 지난달 30일 기준, 5G 전국 기지국 수는 SK텔레콤 817개, KT 854개, LG유플러스 4133개다. 서울의 경우 SK텔레콤 445개, KT 466개, LG유플러스 2947개다. 서울 및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의 경우 SK텔레콤 537개, KT 665개, LG유플러스 4033개다. 5G 상용화 초기인 현재 서울 및 수도권에 5G 장비가 집중돼 설치되고 있다.
삼성전자 등 벤더와 가격 등 협의를 일찍 끝내 장비 업체 선정 결과를 가장 먼저 발표했던 SK텔레콤의 경우 기지국 개수가 타사에 비해 가장 적다는 것은 분명 의외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5G 상용화 일정을 내년 3월이 아닌 올해 12월로 앞당기는데 매우 적극적이었다”며 “SK텔레콤이 이에 대해 갑자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적 있다”고 귀띔했다.
LTE의 경우 서울 및 수도권에 SK텔레콤과 KT는 삼성전자의 장비를, LG유플러스는 화웨이의 장비를 이미 구축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수도권 남부 일부 지역에 한해 노키아 LTE 장비를 설치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LG유플러스에게 노키아의 LTE 장비 비중은 크지 않다. 5G 초기의 경우 NSA이기 때문에 LTE와 5G의 연동성과 안정성 문제로 5G 장비는 LTE 장비 업체와 같은 벤더의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과기정통부 정보통신방송기술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이통사들이 NSA 장비를 구축하고 있는데, 5G 서비스 초기인 현재는 이미 구축된 LTE 장비 업체와 같은 벤더의 NSA 5G 장비를 설치해야 하는 것은 맞다”며 “시간이 지나면 타 제품의 연동성 문제도 기술의 발달로 해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의 경우 SK텔레콤과 KT가 삼성전자 5G 장비를, LG유플러스가 화웨이 5G 장비를 이통사들이 현재 설치해야만 하는 이유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는 보안상의 이유로 화웨이 5G 장비 사용을 배제했는데, 삼성전자 등 다른 벤더들이 5G 장비 공급 준비가 안돼 네트워크 구축에 곤란을 겪고 있는 상태”라며 “삼성전자보다 노키아나 에릭슨이 더 심각한 상황”고 전했다.
벤더인 삼성전자,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의 경우 모두 5G 장비 관련 정부의 인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노키아와 에릭슨은 본격적으로 장비 납품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슨과 노키아는 삼성전자보다도 5G 장비 기술력이 떨어지는 상태다. SK텔레콤의 경우 타사에 비해 에릭슨과 노키아의 장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5G 장비 구축 이제 시작....그러나 삼성전자의 물량 부족 '회의적 시각'도
5G 장비의 경우 LTE 기준, 안테나, RU(Radio Unit), RF(Radio Frequency, 무선 주파수) 케이블로 나눠졌던 것이 5G에서는 기술의 발전으로 하나로 합쳐져 AAU(Active Antena Unit)로 바뀌었다. 통신사가 장비를 마지막까지 테스트하던 9월 기준, 화웨이 장비의 경우 DU(Digital Unit, Distributed Unit) 하나당 AAU 18개 연결이 가능했지만 삼성전자의 장비는 DU 하나당 AAU 6개만 연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삼성전자의 AAU도 DU 하나당 18개 연결이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도 삼성전자의 AAU와 DU 성능이 화웨이보다 많이 떨어진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는 “5G NSA 3.5㎓ 대역 장비의 경우 삼성전자가 커버리지는 화웨이의 수준을 거의 쫓아왔지만, AAU와 DU의 성능은 삼성전자의 장비가 화웨이의 1/3 정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화웨이 5G 장비의 경우 빔포밍(전파를 디바이스 등 특정 위치로 집중해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삼성전자 등 다른 벤더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
최광석 LG유플러스 5G 액세스팀 책임은 “화웨이의 경우 3.5㎓ 대역 장비에 대해 선제적으로 준비했고 중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4G(LTE)를 (5G 방식인) TDD(시분할 방식)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화웨이는 3.5㎓ TDD방식의 장비를 중국에서 먼저 상용화해봤을 것이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 28%, 에릭슨 27%, 노키아 23%, 중국 ZTE가 13%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3%이다. 국내의 경우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다. 그만큼 SK텔레콤과 KT가 글로벌과 달리 삼성전자 장비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영기 사장은 지난 7월,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네트워크사업부는 매년 두자리수 이상의 성장을 해오고 있고 올해와 내년에도 그럴 것”이라며 “특히 5G에서는 2020년까지 글로벌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한 적 있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의 5G 기술력으로는 글로벌 점유율 20% 달성은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5G 기지국 숫자가 타사에 비해 가장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5G 장비 구축은 마라톤과 비슷하다”며 “마라톤이 이제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지금 시점에서 장비 숫자를 논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한 달이 지나면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장비 업체 한 관계자는 “아마 한 달이 지난다고 해도 LG유플러스의 기지국 개수를 절대 SK텔레콤과 KT가 따라 올 수는 없다. 삼성전자의 공급 물량 부족 때문”이라며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가 품질 등의 이유로 5G 서비스를 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자(SK텔레콤, KT)들과 계약한 조건에 따라서 주문한 일정대로 (5G 장비) 물량을 납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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