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호주, 뉴질랜드에 이어 영국도 5G 통신 장비 기술이 가장 앞서는 화웨이의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미국이 최근 들어 동맹국(우방)에게 보안을 이유로 중국 화웨이의 장비를 쓰지 말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이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5G 주파수 대역인 3.5㎓나 28㎓ 대역 장비의 경우 빔포밍(전파를 디바이스 등 특정 위치로 집중해 효율을 높이는 방식) 등 5G 기술이 다른 업체에 비해 압도적으로 앞서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3.5㎓ NSA(논스탠드얼론) 장비에서 커버리지는 화웨이를 어느정도 따라왔지만 아직 성능이 화웨이 장비에 못미친다.

미국은 미군이 주둔해 있는 곳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한 통신 기지가 설치될 경우, 정보가 누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보안을 핑계대지만 실제 속셈은 글로벌 5G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중국 5G가 세계의 표준이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경우 SK텔레콤과 KT는 화웨이 5G 장비 사용을 배제했고, LG유플러스는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경제 전문 방송 CNBC와 영국 BBC 방송은 영국이 중국 화웨이의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통신사인 브리티시텔레콤(BT)은 이날 중국의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브리티시텔레콤은 3G, LTE에서 사용됐던 화웨이의 장비도 교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알렉스 영거 영국 해외정보국(MI6) 국장은 “이제 영국 정부가 화웨이를 영국의 5G 사업에서 제외하는 것을 고려할 때”라고 언급한 적 있다. 영국은 세계 시장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업체 ZTE의 5G 장비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MWC 상하이 2018에서의 화웨이 전시관의 모습
MWC 상하이 2018에서의 화웨이 전시관의 모습

미국 정부는 2012년부터 화웨이 제품 사용을 금지해 왔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는 안보를 핑계로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통신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요청하며 사실상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이 보도에 대해 화웨이 측은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 정부의 행동이 해당 관할 범위를 넘어설 경우, 이를 격려 및 용인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이 같은 요구에 호주와 뉴질랜드는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뉴질랜드 통신보안국은 5G 장비 사용과 관련해, 안전과 보안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통신사 스파크가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호주도 화웨이 등 중국산 장비를 쓰는 것을 금지했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일본과 독일, 이탈리아 등만 아직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에릭 쉬 화웨이 순환 회장은 지난 달 29일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5G 기술 선두주자인 화웨이가 미국 소비자에게 5G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가 없다”며 “미국 시장은 여전히 선두주자들의 참여 기회를 막는, 완전 경쟁이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미국 시장에서 계속 차단된다면 5G 모바일 인터넷 시장 1위가 되겠다는 미국의 야망은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릭 쉬 회장은 세계 주요 국가의 정부가 보안 문제를 근거로 화웨이 장비 도입 거부 움직임일 보이는 것에 대해 정치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당국인 미국 정부가 왜 화웨이를 겨냥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우리가 5G를 너무 잘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확실히 모르는 이유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라고 물었다.

이어 “화웨이의 5G가 사이버안보 이슈 문제를 일으킨다고 언급된다면, 나는 이런 것들이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정치적인 문제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의심들에는 어떤 사실도 입증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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