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쎌바이오텍 정명준 대표의 ‘취미갑질’ 관련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정 대표는 직원을 상대로 무리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직원 부인까지 참여를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제보는 정 대표가 사내 행사에서 직원과 부인에게 장기자랑을 강요했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직원과 부인들은 장기자랑을 위해 틈틈히 춤까지 배워야만 했다.  

쎌바이오텍에서 사내 장기자랑이 열리는 행사는 '여름 부부 동반 만찬'과 '송년의 밤'으로, 연 2회 이상 열렸다. 과장급 이상 직원들만 참석이 가능한 행사였다. 제보자는 "2015년까지 열린 사내 행사는 다른 회사에서 진행하는 일반적인 부부 모임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한다. 정 대표가 직원과 부인까지 동원해 장기자랑을 하도록 강요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도전 정신이 강조됐다. 당시 사회자는 송년의 밤 소개 멘트에서 "도전 정신을 발휘해 지난 며칠 동안 송년회를 열심히 준비했다"고 언급한다.

쎌바이오텍 송년의밤 행사에서 노래 부르는 직원 부부
쎌바이오텍 송년의밤 행사에서 노래 부르는 직원 부부

제보자는 '지난 며칠 동안'이라는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장기자랑을 위해 근무 시간 이후 연습을 하는 날이 며칠이나 이어졌기 때문이다. 어떤 장기자랑을 하는지에 따라 준비기간은 달라졌다. 자이브 같이 생소한 춤을 준비한 경우에는 연습기간만 2주 이상 걸렸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연습 과정을 촬영해 정 대표에게 보고했다.

제보자는 앞서 불거진 워크숍과 마찬가지로 불이익 우려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참여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장기자랑은 부부동반 모임에서만 열리는 게 아니었다. 정 대표가 난타, 댄스 등 동호회 사람들에게 사내 행사에서 장기자랑을 할 수 있도록 개발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동호회 직원들은 근무 시간이 끝난 후에 관련 교육을 받으며 준비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명백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한 정 대표는 여직원들에게 댄스와 코러스 등을 강요하기도 했다. 2016년 사내 행사에서 정 대표는 트로트를 부르르는 과정에서 여직원 3명을 지목해 댄스와 코러스를 하도록 시켰다. 제보자는 "당시 거절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여직원들 입장에서는 억지로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런 갑질이 가능한 이유는 회사 내 정 대표 권력이 막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보자는 "회사 내 인사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사권은 정 대표 기분에 달렸다"고 폭로했다. 이어 "들으면 웃으시겠지만, 정 대표가 음식을 잘 먹는 사람을 좋아해 직원들이 (정 대표) 앞에서는 억지로 밥을 맛있게 먹는 척을 할 정도"로 인사부분에서 정 대표가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주장했다. 

최근 관련 제보들이 쏟아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회사와 함께 성장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주요 거래처가 끊기고 관련 갑질이 더 심해지면서 더이상 직원들이 참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셀바이오텍 관계자는 "직원에 따라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송년의 밤 행사는 한해를 마무리하며 즐기자는 차원에서 마련된 행사"라며 "행사 중간에 장기자랑 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강요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장기자랑을 위해 춤을 배우고 있는 직원 부부와 이를 촬영하는 직원
정 대표에게 보고된 장기자랑 준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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