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지난 1일 5G를 상용화했다. 5G 상용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단말과 네트워크 및 주파수, 요금제가 있어야 한다. SK텔레콤은 데이터 11GB에 5만2000원, KT는 데이터 10GB에 4만9500원, LG유플러스는 데이터 10GB에 5만원의 5G B2B(기업간거래) 요금제를 내놓았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요금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번 5G B2B 요금제의 경우 사물지능통신 서비스(012번호)이기 때문에 정부의 인가를 거치지 않았다. 따라서 LTE B2C(기업과 소비자간거래) 요금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5G 요금이 비싸게 책정됐다. 내년 3월 5G 스마트폰이 출시될 경우 SK텔레콤은 정부의 인가를 거쳐야 하는데다가 시장 경제 논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5G B2B 요금보다는 5G B2C 요금이 저렴하게 나올 것이 유력하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에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5G 스마트폰을 출시해 5G B2C 서비스가 이 시기에 시작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5G 요금제를 출시하기 위해서는 정부 인가를 받아야 하는 사업자이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신고 대상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시장을 약 50% 차지하는 SK텔레콤이 출시하는 요금제의 경우 KT와 LG유플러스는 이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KT와 LG유플러스 측은 법적으로 요금 신고 대상일 뿐, 정부의 피드백(의견)을 받아야 하는 등 사실상의 정부의 인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지난 1일 상용화된 5G B2B 서비스 요금제의 경우 사물지능통신 서비스(012번호)이기 때문에 정부의 인가가 필요하지 않았다”며 “이번 3월 출시로 예정된 5G 요금제는 셀룰러 및 개인휴대통신, IMT 서비스(010번호)이기 때문에 인가 대상인 SK텔레콤의 경우 정부의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요금 인가 과정은 빠르면 2주, 통상적으로는 약 한 달 정도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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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정부의 규제를 받는 요금제 될 것 

5G 스마트폰 출시로 3월 말에 5G B2C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가정할 경우, 인가 대상자인 SK텔레콤의 경우 약 한 달 전인 2월 말에 요금 신청을 해야 한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보다 비싼 요금제를 내놓을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통3사 모두 정부의 사실상의 규제를 받는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용자가 가장 선호하는 6만원대 후반 LTE 요금제 기준, SK텔레콤과 KT는 100GB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문자와 음성이 무제한이다. LG유플러스는 매일 5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통3사 모두 6만원대 요금제 기준, 기본 데이터를 이용자가 다 사용했을 때 속도제어(5Mbps)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한다. 이번 5G B2B 요금제는 음성, 문자가 제공되지 않고 데이터 10GB 이상 제공하는데 가격이 5만원 수준이다. 또한 6만원대 LTE 요금제는 선택약정할인(25%)이 적용 가능하다.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을 예로 들면, LTE 요금제인 티(T)플랜 라지(6만9000원)의 경우 데이터 100GB와 음성통화 및 문자 무제한을 제공하는데 선택약정할인을 반영하면 5만1750원이다. SK텔레콤의 5G B2B 요금제의 경우 선택약정할인이 이미 반영된 순액 요금제인데, 음성통화나 문자 무제한 서비스가 없고 데이터 11GB만 제공하는데 5만2000원이다. 이렇게 5G B2B 요금이 LTE 요금제보다 훨씬 비싼 것에는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5G 요금제, 현재 LTE 요금제와 비슷하거나 저렴할 것...무제한 요금제 NO

지난 2011년 LTE 도입 초기 시절의 경우 3G 요금과 LTE 요금은 비슷했고, 오히려 같은 가격의 요금제에서 LTE 요금제가 3G 요금제보다 데이터를 소폭 더 제공했다. 다만 이 당시, LTE의 경우 3G와 달리 무제한 요금제가 나오지 않았다. LTE 도입 초기에는 전국적으로 LTE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LTE 서비스 이용자의 경우도 지역에 따라 일부는 LTE, 일부는 3G 서비스를 이용해야만 했다.

5G도 마찬가지다. 2019년에 상용화되는 5G의 경우도 서비스 초반에는 NSA(논스탠드얼론) 방식으로 LTE 코어망에 LTE 기지국과 5G 기지국을 연결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5G 상용화 초기에도 LTE 요금제와 비슷하거나 저렴한 요금제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 대신 5G의 경우 무제한 요금제가 출시되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용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5G 요금제의 월 무료 데이터 제공량은 20GB, 요금은 실납부액 기준 6만원 이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속도 제한 없는 완전 무제한 LTE 요금제는 8만원대인데 선택약정할인 25% 적용시 6만원대로 낮아진다. 5G 요금제의 경우 무제한 요금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맞다면 소비자들의 부담이 LTE 때보다 커지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LTE 스마트폰 1인당 트래픽은 2015년 3월 3.3GB인데, 2018년 3월 6.91GB로 늘었다. 3년 만에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이 2배로 증가한 것이다. 5G 시대가 되면 데이터 사용량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5G 상용화 초기에는 LTE 기지국과 5G 기지국을 같이 연결해 사용하는 NSA 방식”이라며 “만약 5G 요금이 LTE 요금보다 훨씬 비싸다면 이용자들이 5G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5G 요금제도 LTE 데이터 중심 요금제처럼 정액제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또한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LTE 도입 초기, LTE 무제한 요금제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제외하면 LTE 요금제가 같은 가격대의 3G 요금제보다 데이터를 더 많이 제공했다”며 “5G 역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5G 무제한 요금제를 내기에는 수익성 면에서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TE 이용자 데이터 사용 추이 (자료=과기정통부, 이미지=KT)
LTE 이용자 데이터 사용 추이 (자료=과기정통부, 이미지=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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