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5G 전국망인 3.5㎓ 주파수 대역의 경우 삼성전자의 5G NSA(논스탠드얼론) 통신 장비의 커버리지(서비스 대역)가 화웨이 장비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5G 장비의 경우 LTE 기준, 안테나, RU(Radio Unit), RF(Radio Frequency, 무선 주파수) 케이블로 나눠졌던 것이 5G에서는 기술의 발전으로 하나로 합쳐져 AAU(Active Antena Unit)로 바뀌었다.

통신사가 장비를 마지막까지 테스트하던 9월 기준, 화웨이 장비의 경우 DU(Digital Unit, Distributed Unit) 하나당 AAU 18개 연결이 가능했지만 삼성전자의 장비는 DU 하나당 AAU 6개만 연결할 수 있었다. 현재는 삼성전자의 AAU도 DU 하나당 18개 연결이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도 삼성전자의 AAU와 DU 성능이 화웨이보다 많이 떨어진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다만, 약 두 달의 시간동안 삼성전자의 장비 기술이 화웨이를 많이 따라온 만큼, 28㎓ 주파수 대역 장비나 5G 단독모드인 SA(스탠드얼론) 장비의 경우 삼성전자가 지금보다 선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29일 통신장비 업계 및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3.5㎓ 주파수 대역 삼성전자 5G NSA 장비의 커버리지가 동일 대역 화웨이 5G NSA 장비 수준을 거의 다 쫓아온 상황이다.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가 5G 장비를 테스트 할 때, 화웨이는 5G 장비를 상용화한 상태지만, 삼성전자는 프로토타입(본격적인 상품화에 앞서 성능을 검증·개선하기 위해 핵심 기능만 넣어 제작한 기본 모델)만 내놨다”며 “이때 삼성전자 제품의 커버리지는 화웨이 제품에 훨씬 못미쳤지만 지금은 거의 다 따라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여전히 AAU와 DU의 성능은 삼성전자의 장비가 화웨이의 1/3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화웨이 5G 장비의 경우 빔포밍(전파를 디바이스 등 특정 위치로 집중해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타사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평창 올림픽 5G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전국망인 3.5㎓ 대역보다 28㎓ 대역에 초점을 맞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8㎓ 대역 역시 화웨이의 기술이 삼성전자보다 약 1분기 정도 앞선다. 3.5㎓ 대역의 경우 삼성전자가 화웨이보다 상용화 일정이 2분기 늦다.

최광석 LG유플러스 5G 액세스팀 책임은 “화웨이의 경우 3.5㎓ 대역 장비에 대해 선제적으로 준비했고 중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4G(LTE)를 (5G 방식인) TDD(시분할 방식)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화웨이는 3.5㎓ TDD방식의 장비를 중국에서 먼저 상용화해봤을 것이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직원이 명동 한 빌딩 옥상에서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직원이 명동 한 빌딩 옥상에서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5G SA, NSA와 달리 LTE 장비 고려대상 안된다...다만 이미 설치된 NSA 장비가 변수

5G 상용화 초기에는 LTE 장비와 5G 장비가 연동되는 NSA 모드로 네트워크가 운영된다. SK텔레콤과 KT가 NSA 장비에서 화웨이를 배제한 이유는 LTE 때 화웨이 장비를 설치하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크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서울 및 수도권에서 LTE 장비를 이미 구축했기 때문에 화웨이 5G 장비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5G 단독 모드인 SA 시대에서는 LTE 장비 설치 유무가 고려 대상이 되지 않지만, 이미 설치된 NSA 5G 장비가 다시 장비 업체 선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국내 이통사들은 SA 장비가 나올 때까지 NSA 장비로 전국망의 10%~20% 수준의 의무 구축 수량만 설치할 예정이고, 이후 5G 장비의 최소 80% 이상은 SA 장비로 설치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정보통신방송기술정책과 관계자는 “설치된 NSA 장비의 경우 업그레이드를 통해 충분히 SA모드로 사용할 수 있다”며 “액세스망인 AAU, DU 등은 업데이트를 통해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고, 교환국 등 백홀 장비만 바꾸면 된다. 이때 교체 비용은 NSA 설치 비용의 5%만 든다”고 말했다.

이승훈 SK텔레콤 인프라 혁신팀 매니저도 “설치된 NSA 장비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SA모드로 사용할 수 있다. AAU, DU 모두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할 수 있고, 교환국 장비만 교체하면 된다”고 동의했다.

KT 직원이 종로 근처 한 빌딩 옥상에서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KT 직원이 종로 근처 한 빌딩 옥상에서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삼성, SA 시대에는 화웨이 기술 따라올 가능성 높아...다만 가격이 화웨이가 훨씬 저렴하다  

장비의 경우 호환성이 가장 중요한데, NSA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한 SK텔레콤과 KT의 경우 SA에서도 화웨이의 장비를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NSA 5G 장비가 두 달 만에 화웨이의 커버리지를 따라왔기 때문이다. 28㎓ 주파수 대역의 경우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격차가 3.5㎓ 대역에 비해 좁은데 다가, 3.5㎓ 대역의 전국망 구축이 완료되는 시점에 28㎓ 대역 장비가 설치될 것이 유력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과기정통부 및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5G SA 시대는 이르면 2020년 상반기, 늦어도 그 해 하반기에 이뤄질 예정이다. 즉, 28㎓ 대역 장비와 SA 장비는 아직 도입이 먼 데다가 충분한 시간이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기술력을 따라올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다만, 화웨이의 경우 세계 시장 점유율 28%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1위 업체이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논리로 대량 생산에 따른 제품의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화웨이의 가격 경쟁력이 매우 높다는 얘기다. 시장 조사 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 28%, 에릭슨 27%, 노키아 23%, 중국 ZTE가 13%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3%이다.

LTE 기준, 삼성전자의 장비가 화웨이보다 비싼 것이 사실인데 5G의 경우 기술이나 성능이 비슷하다고 가정해도 제품의 가격이 변수가 될 수 있다. LTE 기준, 화웨이의 장비는 삼성전자 대비 30%~40% 정도 저렴한데, 대량 구매를 할 경우 화웨이는 더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한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 전문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통신장비업체간의 기술력을 평가하여 우열을 가리는 것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그동안의 세계시장 점유율 비교에서 삼성전자가 겨우 3%에 불과하다는 점은 그만큼 국내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지=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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