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24일 오전 11시 12분경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건물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서울시 서대문구, 용산구, 마포구, 중구, 은평구 일대 유선전화, 인터넷, 이동전화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화재 발생 약 3시간 10분 후인 오후 2시 23분 경 불길이 잡힌 상태다.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카드 단말기와 포스(POS·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커피전문점, 편의점, 식당 등 상가도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소방당국은 화재로 인한 통신장애 가복구에 1∼2일, 완전 복구에 일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KT 측도 이동전화는 금일 중 70% 복구할 계획이며 내일 아침까지 90% 이상 복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24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KT 아현국사 통신구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면서 서울 시내 14개 동의 유·무선 통신이 작동하지 않았다. 불이 난 KT 아현국사는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8881㎡ 규모로 통신구에는 전화선 16만8000 회선, 광케이블 220조가 설치된 상태다. 조는 전선의 세트를 세는 단위를 말한다. 건물 밖 통신구 위 지상에는 통신구로 이어지는 맨홀이 여러 개 있다.

소방당국은 불이 건물 지하 통신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상태다. 통신장비용 갱도라고 할 수 있는 통신구가 외부 지하로 이어져 있고 이곳에 통신선과 광케이블 등이 위치한다. 소방당국은 건물에 인화물질은 없었으며 화재 발생 장소는 통신 케이블만 설치된 곳이고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특수구조대 등을 투입, 두 차례에 걸쳐 사람이 있는지 현장을 수색했으며 아직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KT 아현국사 화재 사건 현장
KT 아현국사 화재 사건 현장

 

서울시 서대문구, 용산구, 마포구, 중구, 은평구 일대의 일부 백화점과 식당, 각종 자영업 매장에서는 “KT 화재로 카드결제가 불가하다. 현금과 계좌이체를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을 가게 문 앞에 부착한 상태다. 이동전화와 인터넷 뿐 만 아니라 상가 영업에도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통신 장애가 발생하고 복구에 시간이 걸리면서 앞으로 KT 보상 방안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KT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약관에는 고객 책임 없이 연속 3시간 이상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시간당 월정액(기본료)과 부가사용료의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고객과 협의를 거쳐 손해배상을 하게 돼 있다. IPTV의 경우 시간당 평균요금의 3배를 보상한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 4월까지 총 8차례 통신 장애가 발생해 1753만명이 피해를 받았다. 장애에 따른 보상금은 총 668억7000만원이었고, 1인당 평균 3460원을 보상받았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다녀갔다. 김 장관은 소방관들이 맨홀에 물을 투입해 지하 화재를 진압하는 장면을 지켜보고 긴급구조통제단 차 안에서 상황 설명을 들었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도 현장을 방문했다. 오후 3시경에는 황창규 KT 회장,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등 주요임원이 현장을 방문해 피해복구를 독려하기도 했다.

현장을 찾은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은 브리핑을 통해 “통신 장애로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이동전화는 금일 중 70% 복구할 계획이며, 내일 아침까지 90% 이상 복구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유선전화, 인터넷, 카드결제 복구는 통신구 화재연기가 빠진 후 현장 진입이 가능한 상황으로 1~2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이동기지국 15대가 현장 배치 중에 있으며, 추가로 30대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