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스마일게이트가 1000억을 들여 7년의 개발 기간 끝에 세상에 내놓은 '로스트아크'가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전세계적으로 모바일 편중이 심해지는 추세 속에서 PC MMORPG '로스트아크'가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스트아크는 오픈 첫날(7일) 동시접속자수 25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일주일 뒤인 14일에는 동접자 35만명을 넘어섰다. PC방 점유율 또한 7일 9.82%로 오버워치를 누르고 3위에 올랐으며, 현재 14%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16%의 배틀그라운드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수치이자, RPG 장르로선 가장 높은 순위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에서 오픈 초기 사람이 몰리긴 하지만 동접자수 35만이면 국내 게임으로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라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22만 정도의 동접자를 올린 이래 최고"라고 호평했다.

(이미지=스마일게이트)
(이미지=스마일게이트)
22일 PC방 점유율 순위(이미지=게토 갈무리)
22일 PC방 점유율 순위(이미지=게토 갈무리)

'로스트아크'가 출시 효과를 넘어 '성공한 게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이번 흥행은 두가지 의미를 갖는다. PC게임, 그리고 MMORPG라는 장르라는 점에서다.

게임계에서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통해 한해 가장 인기있는 게임을 뽑는다. 올해엔 10개 후보 중 '더 도어'를 제외한 9개 게임이 모두 모바일 게임이었다. 대상 또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에 돌아갔다. 시상식 다음날 열린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2018'에서도 많은 부스에서 모바일 게임 시연이 마련됐다.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편중은 비단 국내 뿐만이 아니다.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모바일 게임 소비자 지출은 500억달러(한화 약 56조7000억원)를 돌파하며 최근 5년 간 연평균 성장률(CAGR) 66%의 기록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 또한 올해 게임 시장서 모바일이 47%에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콘솔은 28%로 그 뒤를 잇고, PC는 가장 적은 25% 정도로 전망된다.

지난 몇년 간 모바일게임들이 '하이엔드'와 '모바일을 넘어선' 게임을 표방하며 나오고 있지만, 보다 큰 화면과 조작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PC게임에 대한 니즈는 계속 있어왔다.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즐길 수 있는 에뮬레이터/앱플레이어와 각종 보조기구 등이 인기를 끄는 것이 그 반증이다.

최근 인기 끌었던 배틀로얄 장르가 아닌 MMORPG라는 점도 신선함을 줬다. 국내에선 펍지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가, 해외에선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가 인기를 끌며 배틀로얄 장르가 급부상한 바 있다.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최신작 '블랙 옵스4'에서도 배틀로얄 모드가 나오는 등 죽고 죽이는 생존경쟁 배틀로얄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에 반해 '로스트아크'의 슬로건은 "다시 MMORPG"다. 지난 9월, '로스트아크'의 정식 오픈 날짜를 밝혔던 기자간담회에서 지원길 스마일게이트 대표이사는 "MMORPG는 모바일이나 콘솔 등 다른 플랫폼은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 트리플A MMORPG 로스트아크가 (모바일 편중된 게임 시장에) 해법과 미래를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으며, 그 전략은 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지스타2018에서 넷마블 신작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참관객들 (이미지=넷마블)
지난 지스타2018에서 넷마블 신작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참관객들 (이미지=넷마블)

다만 신규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인 서버 및 대기열 문제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6개 서버로 오픈한 '로스트아크'는 매주 서버 내 수용 인원을 늘리고 새로운 서버를 확충하고 있으나 대기열이 1만대가 넘어가는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평일에도 퇴근 시간인 오후 5시반 이후에는 접속이 어려울 정도다. 게임계 4대 명검인, 정기점검∙임시점검∙연장점검∙긴급점검도 피해갈 순 없었다. 

스마일게이트는 금주 말 오전에 신규 서버인 ‘에버그레이스’와 ‘베아트리스’를 추가해 총 11개의 서버를 운영, 문제에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서버를 계속 추가하고 있어 최대 접속자수 35만명을 더 넘길 것"이라며 "입소문을 타고 신규유저들도 계속 유입돼 빠른 서버 추가로 대기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게임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선량한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라며 "불법 프로그램이나 버그를 악용하는 행위 등은 철저히 단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서버 문제는 게임 출시 초반에는 있을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대기하는 시간이나, 버그를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고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한편 로스트아크의 바통을 이어받을 PC MMROPG로는 넥슨의 '아스텔리아'와 엔씨소프트의 '프로젝트TL'이 주목된다. 아스텔리아는 13일 서비스 예정이고, 리니지 시리즈로 알려진 '프로젝트TL'은 올 겨울방학 시즌에 맞춰 CBT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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