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지난 15일부터 18일 4일간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2018'이 마무리됐다. 매년 성장하며 업계서 가장 주목받는 게임 행사로 자리매김했지만, 14회를 성료한 만큼 아쉬움도 남는다. 아직까진 게임을 즐기는 모든 게임인의 축제라기보단, 게임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대자연도 지스타를 도왔다. 수능 한파도, 지난해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도 없었다. 올해 14회를 맞은 지스타는 역대 최고 성과를 달성했다. 일반인 관람객은 개막일 4만1584명을 시작으로 16일엔 4만7116명, 주말인 17일과 18일(오후 5시 기준)에는 각각 8만6139명과 6만243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23만5082명(추정치)으로, 전년(22만5683명) 대비 약 4.1% 증가한 수치다.

벡스코 제2전시장에 마련된 BTB관(11월 15일~17일)을 찾은 유료 바이어도 1일차 1779명, 2일차 266명, 3일차 124명으로 전년(2006명) 대비 약 8.1% 늘어난 2169명을 기록했다.

메인스폰서 에픽게임즈 부스 위에서 찍은 인파
메인스폰서 에픽게임즈 부스 위에서 찍은 인파

전시관은 넓고 사람들은 많았지만, 게임을 시연할 수 있는 공간 외에 휴게 공간은 너무 부족했다.지스타가 열린 부산 벡스코의 규모는 약 5만5300㎡다. 국내선 일산 킨텍스를 이어 가장 크다. 대부분의 일반 관람객들이 돌아다녔을 제1전시관만 해도 총면적이 2만6508㎡에 달한다.

게임 콘퍼런스 ‘G콘’이나 야외 부스, e스포츠 행사가 열린 오디토리움 등 각종 부대행사를 즐기려는 관람객들은 더욱 많은 거리를 다녀야만 했다. 취재를 위해 전시관을 몇 번 둘러봤을 때도 하루 1만보를 훌쩍 넘기곤 했다. 중간에 있는 카페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앉기는커녕 주문도 어려웠다. 지친 관람객들은 그냥 바닥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그나마 메인 스폰서인 에픽게임즈가 부스에 휴게공간을 마련해 눈에 띄었다. 음료를 제공하는 카페와 누울 수 있는 빈백(Bean Bag), 그리고 핸드폰 기기 충전이 가능한 ‘모닥불’을 제공했다. 자사 대표 게임인 ‘포트나이트’에서 체력을 채울 수 있는 시스템인 모닥불을 차용한 것이다.

휴게공간까진 아니지만 넥슨은 시연을 앉아서 할 수 있도록 해 관람객들의 편의를 돕기도 했다.

에픽게임즈 부스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빈백(이미지=에픽게임즈)
에픽게임즈는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빈백 등을 마련했다. (이미지=에픽게임즈)

부스마다 대형 신작들과 새로운 사업들이 공개돼 눈길을 끄는 해외 게임 전시회에 달리, 지스타는 미리 정해진 내용의 시연이 위주로 했다. 게임산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점도 부족했다. 특히 PC∙모바일 게임에 비해 접하기 어려운 체감형(VR,AR 등) 게임의 경우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관람객들이 많았으나 소개하는 부스는 한정적이었다.

푸드트럭도 지난해에 비해 규모를 조금 늘렸지만 주차장 인근에 꾸려져 협소 한 공간에서 서서 대충 허기를 달랠 정도에 불과했다. 아직 '축제'이기보단 원하는 정보만 얻고 가는 ‘박람회’ 같은 느낌이었다.

16일 평일이라 다소 한산했던 전시관 안에서 관람객들이 VR 체험을 하기 위해 토마토VR 부스에 줄을 서있다.
16일 평일이라 다소 한산했던 전시관 안에서 관람객들이 체감형 게임을 경험하기 위해 쿠드인터랙티브 부스에 줄을 서있다.
벡스코 주차장 인근에 준비된 푸드트럭들
벡스코 주차장 인근에 준비된 푸드트럭들

다만 부족한 부분은 ‘사람’이 채웠다. 올해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은 보다 확대됐다.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지스타 2018’의 공식 이벤트였던 ‘라이브 토크’를 포함해 트위치, 넥슨, 카카오게임즈 등 이벤트에 적극 등장하며 이용자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를 통해 개인 방송으로 ‘지스타’를 중계하는 일반 관람객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트위치와 아프리카TV관도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한 관람객들로 줄을 이었다.

전시장 내외부에서 펼쳐진 e스포츠 프로그램도 많은 호응을 받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배틀그라운드 열풍은 계속됐다.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펍지주식회사와 카카오프렌즈 관을 비롯해 LG전자나 AUROS 부스 등에서도 배그가 보였다.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와 넷마블 ‘A3’ 30인 대전,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EA 챔피언스컵 윈터 2018’ 등을 관람하려는 게임 팬들로 전시관 내외부가 문전성시를 이뤘다.

트위치 부스에 사람들이 몰렸다.
트위치 부스에 사람들이 몰렸다.
작년에 이어 배틀그라운드는 지스타 여기저기 눈에 띄며 인기를 과시했다.
작년에 이어 배틀그라운드는 지스타 여기저기 눈에 띄며 인기를 과시했다.

물론 개선된 점도 많다. 모터쇼처럼 여성 모델만 내세우기보다는 게임팬들의 코스프레도 늘었고, 계속 문제 제기가 됐던 전시관 내 복잡함도 줄었다. 오전 9시부터 10시 사이에는 거동에 불편함이 있는 장애인 대상으로 미리 오픈했는데, 첫날인 15일부터 꽤나 많은 이들이 우선적으로 지스타를 구경하고 있었다.

올해 지스타의 공식 슬로건은 'Let Games be Stars'였다. 희망과 빛을 상징하는 별과 함께 게임의 긍정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싶은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15라는 숫자는 보름달처럼 원숙함을 상징한다. 내년 15회를 맞는 지스타에선 한층 꽉찬 느낌을 받을 수 있길 기대한다.

한편 공식 부대행사들도 주요 프로그램으로 입지를 다졌다. 국내 중소게임사와 스타트업에 비즈니스,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하는 ‘게임 투자마켓’은 개발사(35개)와 투자사(10개), 퍼블리셔(21개) 등 총 66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2일 간 총 148건(지난해 136건)의 투자 상담이 진행됐다. IR피칭은 28건, 컨퍼런스 참석자는 257명을 기록했다.

게임업계 진로 정보를 교류하고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게임기업 채용박람회’는 올해 네오위즈, 넷마블,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등 14개사가 참여했으며 1일차(1412명)와 2일차(1323명)를 합쳐 2735명(지난해 1943명)의 구직자가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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