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e스포츠는 '스포츠'다. 시청자까지 e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 만들 것"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 2층에서 국제 게임 컨퍼런스(G-CON)가 열렸다. 그 중 오상헌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사업총괄은 'LOL로 바라본 e스포츠의 현황과 미래'라는 제목의 강연을 16일 진행했다. 

e스포츠는 말그대로 '스포츠'가 됐다.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리그 오브 레전드’(LoL), ‘스타크래프트 2’, ‘하스스톤’, ‘PES 2018’(위닝일레븐), ‘아레나 오브 발러’(한국명 펜타 스톰), ‘클래시 로얄’ 등 6개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됐고 2022년에는 정식종목이 된다.

e스포츠는 더이상 게임 마니아만의 것이 아니라 대중문화가 됐다. 골드만삭스는 "e스포츠는 주류 문화"라며, e스포츠 관련 리포트도 발간한다. 리포트에 따르면 롤드컵의 경우 현재 월드시리즈나 NBA와 같은 주류 스포츠 경기보다도 많은 시청자 수를 보이고 있다. 올해 8억6900만달러(약 1조원) 수준인 e스포츠 시장은 4년 후인 2022년에는 29억6300만달러(약 3조3540억원)까지 성장할 것 보인다. 

밖에서 직접 몸을 쓰는, 기존에 정의되는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하는 나이키마저 e스포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나이키는 중국 프로게이머 우지와 공식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나이키가 e스포츠 선수와 파트너가 된 것으로 최초 사례다.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게임 컨퍼런스(G-CON)서 강연 중인 오상헌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사업총괄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게임 컨퍼런스(G-CON)서 강연 중인 오상헌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사업총괄

오상헌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사업총괄은 "e스포츠가 주목받는 트렌드에 뒤쳐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보수적이라는 평을 듣는 골드만삭스와 나이키의 사례는 업계에서 굉장히 유의미한 변화"라고 말했다.

오 총괄은 e스포츠로서의 성공을 위한 라이엇게임즈의 계획도 공유했다. 라이엇게임즈가 주목하는 것은 '팬'이다. 게임 퍼블리셔가 일방적으로 e스포츠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팬들이 직접 관여하고, 선순환되는 구조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그는 "e스포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게임 자체가 재밌어야 한다. 그리고 남이 하는 걸 볼 때도 재밌어야 한다. LoL은 이 두 요소를 이미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게임"이라면서 "이제 라이엇게임즈가 제대로 된 판을 짜는 일만 남았다"고 전했다.

야구나 축구 같은 스포츠 경기의 경우 'SKT와 KT' 식의 라이벌 구조, 혹은 지역 연고제(아시안컵, 홈팬) 등의 요소로 인기를 더한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기기를 바라는 열망으로 팬들이 보다 똘똘 뭉치기 때문이다. 라이엇게임즈는 팬이 e스포츠와 섞일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 고민으로 나온 것 중 하나가 바로 '롤파크'다.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의 e스포츠 경기를 최우선으로 제공할 경기장 ‘롤파크’가 종로 그랑서울에 세워졌다. e스포츠 경기장인 LCK 아레나는 롤드컵 플레이-인 스테이지 기간인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최초로 공식 경기에 활용돼 일반에 공개된 바 있다. 

이승현 라이엇게임즈 대표는 오픈하우스 행사 당시에 “스튜디오보다는 스타디움 같은 곳을 만들고 싶다. 야구의 경우 야구장에 직접 가서 치킨도 먹고 팬들과 같이 소리지르는데, 이처럼 팬들이 하나가 되는 경험을 주고 싶다"고 롤파크 설립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종로구 그랑서울에 위치한 롤파크 안의 LCK 경기장(이미지=라이엇게임즈)
종로구 그랑서울에 위치한 롤파크 안의 LCK 경기장(이미지=라이엇게임즈)

오상헌 총괄은 "예전엔 아프리카TV나 유튜브를 통해 인플루언서들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이나 했었냐"며 "앞으로 시청자들이 소통하고 공감하고 무언가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자는 것이 라이엇게임즈의 문제 의식"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 총괄은 e스포츠가 정말로 '스포츠'인가에 대해선, 단호하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앉아서 하는 비디오게임이 어떻게 스포츠냐고 묻는데, e스포츠 선수들도 30~40분 정도 경기를 하고 나오면 엄청나게 땀을 흘린다"며 "선수들의 노력과 그를 인정하는 많은 팬들이 있다는 것이 스포츠로서의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논쟁 거리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는 당연하게 e스포츠가 스포츠로 인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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