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국내 30대 그룹 전문경영인 평균 재임기간은 3.3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30대그룹 265곳을 대상으로 지난 10년간 퇴임한 대표이사(오너 제외)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중 절반인 404명(54.4%)은 등기임원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했다.

대표이사 재직기간이 가장 긴 곳은 한국투자금융그룹이다. 지난 10년간 퇴임한 대표이사가 한 명도 없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11.8년째 연임중이다. OCI(5.9년), 금호아시아나(5.1년), KCC(5.0년)도 계열 대표이사 평균 재임기간이 5년을 넘었다. 이어 LG(4.9년), 대우조선해양(4.6년), 롯데(4.5년), 영풍(4.1년) 등으로 재임기간이 4년을 넘어 긴 축이 속한다.

반면 교보생명그룹은 1.2년으로 가장 짧았다. 그러나 이는 교보증권 박창배 전 대표 1명이 2007년 4월부터 2008년 6월까지 재임하며 발생한 오해다. 이후 바통을 넘겨받은 김해준 현 교보증권 대표는 10.4년째 재임 중이다.

30대그룹 퇴임 대표이사 재임기간(자료=CEO스코어)
30대그룹 퇴임 대표이사 재임기간(자료=CEO스코어)

따라서 사실상 대표 재임기간이 가장 짧은 곳은 KT다. KT는 지난 10년간 39명의 대표이사가 평균 2.1년 재임 후 퇴직했다. 마찬가지로 포스코와 CJ 역시 평균 재임기간이 2.2년에 불과했다. 민영화한 KT와 포스코는 정치적 외풍 등으로 인해 대표이사 평균 수명이 짧은 것으로 추정된다. CJ는 민간기업임에도 대표이사 재직기간이 짧았다.

개인별로는 이인원 전 롯데쇼핑 전 부회장이 19년으로 가장 길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17년), 이상운 효성 전 부회장(15.1년)도 15년을 넘긴 장수 CEO다. 이어 엄수명 삼광글라스 전 대표(14년), 주원식 코리아오토글라스(13.6년), 김징완 삼성중공업 전 부회장(12.2년), 김명수 영풍 부사장(12.1년)이 10년을 넘겼다.

반대로 1년도 못돼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초단명 CEO는 조사대상의 10%가 넘는 106명(14.3%)이다. 권혁민 진에어 전 대표가 대표적으로, 한진그룹 총수일가 논란이 일던 5월10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이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40여 일만에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
 
한편, 현직 대표이사의 재직기간 평균은 교보생명그룹이 평균 10.4년으로 가장 길었다. 이어 한국투자금융그룹 5.5년, OCI 5.0년, KCC 4.4년, 현대백화점 4.3년, 효성 4.1년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부영은 보고서 제출 기업이 한 곳도 없어 제외했으며, 2008년 이후 계열 편입된 회사의 경우 계열 편입일 이후 선임된 대표이사로 한정했다.

교보증권 김해준 대표(사진=교보증권 홈페이지)
교보증권 김해준 대표(사진=교보증권 홈페이지)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