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가 내년 9월, 4.8Gbps 속도(이하, 이론상 최대 속도)의 와이파이(Wi-Fi)를 이용할 수 있는 가정용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이미 KT는 스타벅스에서 4.8Gbps 속도의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 등도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KT가 4.8Gbps 와이파이 서비스를 내놓을 경우 곧이어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추가 주파수 대역 공급을 통해 현재 와이브로 최고 속도인 4.8Gbps를 20Gbps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Gbps는 ITU(국제전기통신연합)가 규정한 5G 속도다. 다만 이를 지원하는 AP(액세스 포인트)나 단말이 출시돼야만 한다. SK텔레콤이나 KT가 4.8Gbps 와이파이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도 내년 하반기에 상용화를 준비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Gbps 속도가 가능한 와이파이 기술이 개발돼도 곧바로 상용화가 이뤄지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1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4.8Gbps 속도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년 9월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이번 달 말에 최고 1.7G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와이파이를 출시한다”며 “2019년 9월에는 와이파이6(802.11ax) 규격으로 최고 4.8G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와이파이 공유기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KT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10기가 인터넷(유선), 5G(무선) 등 유무선 네트워크에 9조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적 있다.

박현진 KT 마케팅부문 유무선사업본부장(상무)이 '10기가 인터넷'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KT)
박현진 KT 마케팅부문 유무선사업본부장(상무)이 최근 열린 '10기가 인터넷'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KT)

내년 9월에 상용화되는 와이파이는 802.11ax 표준 기반 서비스로 AP(액세스 포인트)당 최대 4.8Gbps 속도를 제공한다. 다수 이용자 대상 동시 데이터 전송(OFDMA, MU-MIMO), AP 혼잡 지역에서의 와이파이 성능 개선(DSC) 등의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 품질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통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상용화에 맞춰 와이파이를 20Gbps 속도까지 끌어올리는 기술인 와이기그를 개발한다. 와이기그란 와이파이와 기가(GiGa)의 합성어로 60㎓ 대역의 초고주파를 사용하는 무선 통신 기술을 말한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대역 추가 공급을 통해, 추후 와이파이의 속도를 20Gbps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와이파이 용으로 사용하는 주파수는 2.4㎓ 대역(2400㎒~2483.5㎒)과 5.8㎓(5725㎒~5850㎒) 대역이다. 여기에 정부는 용도 미지정으로 돼있는 57㎓~66㎓(9㎓ 폭)을 연결해 속도를 7Gbps까지 올리고, 66㎓~71㎓(5㎓ 폭)을 역시 추가로 공급한다.

세대별 와이파이 특성
세대별 와이파이 특성

KT는 지난 1일, 10기가 인터넷을 서울 및 6대 광역시를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선망에서 10기가 속도가 가능할 경우 이를 AP로 공유해 사용하는 와이파이가 절대 이 속도를 넘어 서비스 될 수 없다. 현재 유선 초고속 인터넷은 10Gbps 속도지만 현재 기술로 와이파이 최대 속도는 4.8Gbps 다. 이를 고려하면, 20Gbps 와이파이 속도가 나오기 위해서는 유선망이 최소 40Gbps 이상의 속도가 지원돼야 한다. 이에 따라 진정한 5G 속도인 20Gbps의 와이파이 서비스 상용화 역시 시간이 한참 걸릴 수 밖에 없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는 현재 버스나 지자체 시설의 공공 와이파이 등 와이파이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5G 속도의 와이기그 기술이 개발될 경우 빠른 속도의 서비스를 사실상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가계 통신비 절감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9년 3월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는 5G는 LTE와 연계하는 NSA(논스탠드얼론) 방식으로 서비스된다. 5G 상용화 초기의 경우에는 20Gbps 속도가 나오기 힘들 것이 확실시 된다. 무선 기지국(액세스망)이 순차적으로 설치되는데다가 5G 단말과 모뎀 등이 5G 서비스 초기에는 이만큼의 속도 지원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현재 테스트 버전으로 나온 삼성전자의 5G 모뎀의 경우 1.5Gbps 수준의 속도만 지원된다”며 “앞으로 5G 속도인 20Gbps가 실현되기는 한참 멀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도 “지금은 LTE 속도가 1Gbps급이지만 LTE 초기 때는 이에 한참 못미치는 75Mbps였다. 5G 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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