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LG유플러스의 IPTV에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이번 달 안에 출시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CJ헬로나 딜라이브와 달리 하나의 셋톱박스를 통해 서비스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졌다. 지난 주, LG유플러스는 일부 셋톱박스에 넷플릭스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테스트를 현재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20% 정도를 차지하는 통신사인데, IPTV에서 넷플릭스 콘텐츠를 독점으로 서비스할 경우 모바일과의 결합상품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다만, 넷플릭스가 아직까지 국내 유료방송시장에서 큰 두각을 보이지 않고 있고,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지상파 위주의 콘텐츠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효과가 미약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13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현재 자사의 일부 셋톱박스에 넷플릭스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고, 조만간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달을 넘기지 않고 LG유플러스 IPTV에 넷플릭스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 확실시 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넷플릭스 관련 IPTV 셋톱박스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은 맞다”며 “정확한 서비스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나 KT 등 IPTV 사업자의 경우 넷플릭스 콘텐츠를 자사 IPTV를 통해 서비스하는 것을 검토해왔지만 수익 배분 문제로 인해 계약을 진행하지 못했다. IPTV 사업자 중 3위 업체인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결국 IPTV 서비스 출시까지 이어지게 됐다.

케이블TV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자체 글로벌 표준이라고 볼 수 있는 수익 배분 방식에서 9(넷플릭스) 대 1(플랫폼)의 비율을 강력히 원하고 있고 그동안 사례를 보면 이를 양보한 경우가 전혀 없다”며 “LG유플러스가 역시 결국 9:1의 수익 배분 방식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수익배분율만 비교해 역차별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어렵다”며 “국내 일부 온라인 동영상 클립 서비스(네이버 TV 등)에서도 9:1 비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현재 딜라이브-CJ헬로 가입자들 이용 가능...가입자 중 4% 이용 추정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여개국, 1억25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영화·드라마·예능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다. 지난 2016년 국내에 진출해 자체제작 콘텐츠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포함한 2만여편의 콘텐츠를 VOD형태로 서비스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미 모바일, 케이블TV, 초고속인터넷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다.

통신3사 스마트폰에서 모바일앱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딜라이브, CJ헬로 유료방송 가입자들은 별도 OTT 셋톱박스를 설치해 케이블TV에서도 콘텐츠 이용이 가능하다. 양사 유료방송 가입자 615만 가입자 중 4%인 25만명이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삼성전자나 LG전자 스마트TV에 넷플릭스 전용앱이 적용돼 있어 TV를 통해서도 넷플릭스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7년 하반기 기준,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10.89%다. 넷플릭스를 서비스하고 있는 CJ헬로의 시장 점유율은 13.1%, 딜라이브의 점유율은 6.54%다.

LG유플러스는 이들과 달리 IPTV 사업자인데 IPTV 이용자들이 케이블TV보다 VOD 이용 비율이 높다는 점, IPTV 이용자들이 모바일과의 결합상품 등으로 해지율이 낮다는 점,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모바일) 점유율(알뜰폰 제외 이통3사 점유율 기준)이 22%를 넘는 등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CJ헬로나 딜라이브에 비해 차별화 된다. 실제로 CJ헬로나 딜라이브 등은 넷플릭스 무료 콘텐츠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와 상황이 다르다는 얘기다. 넷플릭스 같은 OTT 사업자의 경우 가입의 90%는 모바일이나 온라인을 통해 시작되나, 콘텐츠 소비의 70%는 TV를 통해 이뤄진다는 조사 결과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LG유플러스의 IPTV를 통한 넷플릭스 서비스가 국내 시장에서 초반에 큰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넷플릭스 VOD 점유율이 59%인 영국의 경우 미국과의 문화적 동질성, 높은 유료 방송 수준 등의 특성으로 넷플릭스가 쉽게 확산됐다. 반면, 아시아권 국가인 일본은 2015년 넷플릭스가 이통사인 소프트뱅크를 통해 진출했지만 점유율이 9%인 상황이다.

또한 국내 소비자들은 아직까지도 지상파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데다가, 실시간 프로그램 다시보기 위주인 국내 VOD 시장과 미국드라마 또는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위주의 넷플릭스 콘텐츠는 크게 겹치지 않는다. 유료 방송 요금이 비싼 미국과 달리, 상대적으로 요금이 저렴한 국내 시장의 경우 넷플릭스 장점으로 언급되는 가격 경쟁력이 높지 않은 편이라 시장 파급력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넷플릭스, IPTV 통해 국내 본격 유료방송시장 진출...국내 콘텐츠 산업에 긍정적인 효과낼 것

그동안 넷플릭스가 구사해온 콘텐츠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현지 시청자의 취향을 고려한 고품질의 오리지널 콘텐츠, 두 번째는 몰아보기 시청자 행태를 반영한 에피소드 일괄 공개다. 이 같은 전략은 다수의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며 넷플릭스의 영향력을 높여왔다. 

넷플릭스 서비스가 IPTV를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 안방 시장에 진출할 경우, 국내 콘텐츠 산업에 긍정적인 효과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재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유사한 콘텐츠(지상파 방송 등)를 제공해 플랫폼간 차별성이 거의 없고, 서비스/콘텐츠 경쟁보다는 가입자 유치 및 이탈 방지를 위한 단발성, 소모적 경품 경쟁 위주인 것이 사실이었다. 반면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 국내 콘텐츠 확보를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옥자(약 579억 투자), 범인은 바로 너, 유병재 : 블랙코미디 등을 제작했으며, 좋아하면 울리는 이나 킹덤 등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7년 JTBC 드라마 맨투맨 방영권 회당 35만달러(약 4억원)에 구매했고 최근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의 해외 판권을 약 300억원에 구매하기도 했다. 올해 전세계 콘텐츠 투자 비용은 총 80억 달러(한화 약 8조 5000억원) 수준이다.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은 열악한 제작 환경은 물론 콘텐츠의 경우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높았으나 강력한 국내 콘텐츠 제작/구매자가 등장함으로써 제작환경이 개선되고 국내 콘텐츠 수준이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IPTV에 넷플릭스 콘텐츠가 서비스될 경우 마니아층이 확실한데다가 콘텐츠 차별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성장세의 IPTV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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