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2019년이 오고 있다. 

0과 1의 디지털 관점에서 보자면 그저 숫자에 불과할지 모르나, 디지털 세상 속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2018년과 2019년의 경계 유무는 크다. 쉴 새 없이 흐르는 변화의 빠른 물결 속에서 경계에 놓인 변화의 이정표를 확인해야만 노저어 갈 곳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떠밀려 흘러가지 않으려면 말이다. 

지난 7일, 과기정통부는 ‘ICT 산업전망컨퍼런스’를 통해 2019년의 디지털 세상 이정표 10가지를 발표했다. 블록체인, 5G 등 기존의 이슈가 확대되거나 응용되는 한편, 남북 및 중국 ICT 등 새로이 주목할 분야도 생겨났다.

생활 속에서 만나 블록체인

지난 1년간 IT업계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단어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블록체인이다.

지금까지 블록체인은 파생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인해 금융 거래 및 보안에만 주목받았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비금융 분야로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과기정통부의 예산 배정을 통해서도 파악할 수 있다. 

‘18년 90억 원 수준이었던 블록체인 관련 예산은 ‘19년에는 약 450억 원에 달한다. 약 5배가 늘어난 수치다. 과기정통부는 2022년까지 블록체인 기술 개발 분야에 총 23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실생활 내 블록체인 기술 적용 사례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KISA)
2019년에는 블록체인 확산의 원년이 될 예정이다.
(사진=과기정통부, KISA)

우선 정부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블록체인 기술의 공공 서비스는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KISA가 주도하여 진행 중인 6개 공공 블록체인 사업은 ▲ 개인통관(관세청) ▲ 축산물 이력관리(농림축산식품부) ▲간편한 부동산 거래(국토교통부) ▲온라인 투표(중앙선거관리위원회) ▲ 국가 간 전자문서 유통(외교부) ▲해운물류(해양수산부) 분야다.

민경식 KISA 블록체인확산팀장은 “블록체인 기술은 정부 전 부처로 확산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록체인과 함께, 컴퓨팅 분야에서도 한 단계 진전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바로 엣지 컴퓨팅과 이를 처리하기 위한 AI 반도체 등장이다.

데이터와 네트워크의 미래, 엣지 컴퓨팅과 AI 반도체

IT기기의 확산은 데이터 급증으로 이어졌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환경이 구축됐다. 그러나 동시에 네트워크 과부하를 불러오게 된다. 이 같이 중첩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말기 혹은 기기와 근접 통신이 가능한 소규모 데이터센터에 AI 반도체를 주입하고 컴퓨팅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미 글로벌 IT기업은 전략적으로 엣지컴퓨팅을 위한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활용 중이다. 대표적으로 MS의 브레인웨이브(Brainwave)와 구글의 TPU(Tensor Processing Unit)가 있다.

이러한 엣지컴퓨팅와 AI반도체는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융합 보안 등 산업 전 분야의 자동화 · 지능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 LG전자의 스마트시티 진출 선언, AI 기술력을 가진 SK텔레콤의 SK인포섹 인수 등 협업과 통합의 움직임도 AI와 컴퓨팅이라는 모두 하나의 흐름에서 파생됐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2019년을 기점으로 로봇 자동화 기술 도입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2년까지 종업원 1만 명 이상 대기업의 85%가 RPA를 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드디어 5G가 온다

2019년에는 5G 서비스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3월이면 5G 스마트폰 단말기가 공식적으로 출시되면서 공식 상용화되고, 하반기까지 점차적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5G 기반 네트워크 기술이 각 산업에 영향을 주는 사회 경제적 가치를 계산했을 때 2030년이면 47조8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통 3사는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화웨이(LG유플러스) 등 5G 통신 장비 공급업체를 선정하고 네트워크 구축을 시작했다. 

정부 또한 민원기 과기정통부 제2차관 중심으로 ‘5G 플러스’라는 명칭의 전략 수립 협의체를 새롭게 운영할 예정이다. ‘5G 플러스’에서는 디바이스,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융합서비스 등 5G와 관련된 전략과 대책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게 된다. 

(사진=과기정통부)
정부는 ‘5G 플러스’라는 명칭의 5G 전략 수립 협의체를 운영할 예정이다 (사진=과기정통부)

더불어 2019년에는 폴더블 스마트폰 등 새로운 디바이스도 대거 등장해 디지털 생태계가 또 한 번 꿈틀거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일(현지시간) 고동진 삼성전자 IM 부문 사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의 경우 내년 상반기 안에 무조건 출시한다”고 공언했으며, LG전자 역시 내년 1월 CES 2019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애플 또한 2020년까지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폴더블 스마트폰을 2020년에 출시하기 위해 아시아 생산 업체와 협의 중이다. 

중국의 ICT 궐기,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2019년에는 ICT 규제개혁, 남북한 교류협력, 친환경 ICT, 중국의 ICT 궐기가 떠오르는 이슈로 꼽혔다.

무엇보다 중국의 궐기가 가장 눈에 띈다. 알리바바를 필두로 한 중국 ICT 기술력 부상은 이제 제조중심 IT 후진국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일례로, 광군제 할인행사는 중국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사진=Alibaba)
마윈의 알리바바가 이끄는 중국의 ICT 성장세가
엄청나다. (사진=Alibaba)

지난 11일 시작된 광군제는 24시간 만에 약 34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만큼 사용자가 몰렸으나, 사이트 마비는 일어나지 않았다. 게다가 접속 위치 또한 중국만이 아닌, 미국, 영국, 한국, 일본 등 전 세계에서 접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안 사고도 없었다. 트래픽 관리는 물론, 결제 및 서버 영역의 기술이 이미 세계 수준급임을 과시한 셈이다. 

게다가 주요 결제 수단인 알리페이 사용자 절반 이상이 지문과 안면인식을 활용해 보안 수준 또한 높다는 것을 증명했다.

광군제를 이끈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뿐만 아니라 온라인 결제, B2B 서비스,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운영체제 등 각 영역에서 구글, MS 등과 겨루고 있다.

클라우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중국에 진출하는 게 아니라 중국에서 한국 시장을 잠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중국의 ICT 궐기를 우려했다.

더불어 2019년에는 그동안 각종 법령으로 인해 신사업을 펼치지 못했던 스타트업이 ICT분야 규제 샌드박스 법안 통과로 관련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이며, 남북한 정치적 교류 확대 움직임은 ICT 영역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네트워크 등 낙후된 북한의 ICT 인프라를 어떻게 개발할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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