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와 이동통신3사가 갤럭시S9플러스 출고가를 90만원대로 인하했다. 또한 SK텔레콤은 LG전자의 G7 씽큐(이하 G7)와 G7 플러스 씽큐(이하 G7 플러스)에 대해 공시지원금을 내렸다. 스마트폰의 출고가에서 공시지원금을 뺀 값을 실제 구매가(요금할인 25% 선택하지 않고, 지원금을 받을 경우)라고 부른다.

공시지원금이 내려갔다는 의미는 실제 구매가가 올라갔다는 것을 뜻한다. 반대로 공시지원금이 인상되면 실제 구매가가 내려간다. SK텔레콤은 갤럭시S9플러스 외에도 갤럭시A8스타와 갤럭시A6의 공시지원금을 낮췄다. 이번 주, KT와 LG유플러스는 공시지원금의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1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삼성전자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갤럭시S9플러스 출고가를 105만6000원에서 96만8000원으로 인하했다. 이통3사 모두 공시지원금이 예전과 같기 때문에 출고가가 인하된 만큼의 실제 구매가가 내려갔다.

이용자가 가장 선호하는 6만원대 데이터 요금제 기준, SK텔레콤은 갤럭시S9플러스에 대해 34만원의 공시지원금을, KT는 34만3000원, LG유플러스는 45만원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이용자가 6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하고 선택약정할인 25% 대신 공시지원금을 받는다고 약정할 경우, 이통3사 중 LG유플러스에서 갤럭시S9플러스를 구매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

출고가가 내려갈 경우 원칙적으로 삼성전자 등 제조사가 그 금액을 부담한다. 특히 갤럭시S9플러스의 경우 한날, 한시 이통3사가 가격을 내렸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그만큼의 차액을 이통사에게 지원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갤럭시S9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9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9플러스의 경우 출시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삼성전자의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최신 스마트폰에 이통사가 지원금을 올리거나 제조사가 출고가를 내린다는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차액을 지원해 출고가를 내렸다는 것은 그만큼 제품이 잘 팔리지 않아, 재고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갤럭시S9시리즈의 경우 전작(갤럭시S8시리즈)과의 차별화 부재로 이통3사가 전작에 비해 70% 수준만 제품 물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 7일 LG전자의 G7과 G7 플러스의 공시지원금을 인하했다. 6만원대 요금제 기준 이전에는 G7 시리즈에 45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제공했는데, 현재는 지원금으로 30만원을 지급한다. 즉, SK텔레콤에서 6만원대 요금제 기준 지원금이 15만원 인하된 것인데 그만큼 실제 구매가가 상승한 것이다. G7의 출고가는 89만8700원, G7 플러스의 출고가는 97만6800원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에서 6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한다고 약정하고 공시지원금을 받을 경우 G7의 실제 구매가는 59만8700원, G7 플러스의 실제 구매가는 67만6800원이다. 

이통사가 스마트폰의 출고가를 내리는 이유는 재고를 떨쳐내기 위함이다. 실제 구매가를 낮춰 판매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재고를 정리하기 위해 출고가를 내리는 방법도 있지만 한번 출고가를 내리면 다시 인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제조사와 이통사는 스마트폰의 출고가를 내리는 것보다 지원금을 올리는 것을 더 선호한다. 재고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올렸던 지원금을 다시 내리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원금을 인하했다는 것은 재고가 어느 정도 정리됐다는 뜻이다.

공시지원금은 삼성전자 및 LG전자 등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같이 부담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제조사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가 각각 부담하는 공시지원금을 분리해 공시하는 분리공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분리공시제가 시행되지 않아 제조사와 이통사가 지원금을 각자 얼마 부담하는 지 알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 단말기유통조사과 관계자는 “공시지원금은 이통3사가 단말기 재고, 시장, 경쟁환경 등에 따라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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