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2018년도 국정감사가 끝났습니다. 게임업계 인사들도 교육문화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에 출석했습니다. 그 중 '게임장애'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그게 뭐냐구요?

국제보건기구(WHO)는 지난 6월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판(ICD-11)에 게임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분류, 내년 5월 WHO 총회에서 이 문제를 정식 논의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쉽게 말해 집에서 부모님이 "너 게임중독이야"라고 하는 잔소리를, 의사가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논의를 하겠다곤 했지만, 게임장애가 질병으로 등재되는 것은 기정사실화됐으며, 2021년부터 효력이 발생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게임장애가 뭔지, 질병코드화되면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시겠다구요?

사실 게임업계 종사자를 포함한 국민들 다수가 모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일반인 1000명 중 70.6%는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화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으며, 단 4.1%만이 내용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해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게임업계 종사자의 경우에도 45.3%가 들어본 적이 없으며 37.3%는 들어보았으나 자세히는 모른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11일 보건복지위 국감장에서는 최도자 위원의 질의와 함께, 게임장애 도입 찬성론자로 유명한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의학과 교수(이하 '찬성')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했는데요. 반대 입장인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이하 '반대')과의 전화 인터뷰까지 더해 토론 형식으로 재구성해봤습니다. 

찬성: 게임장애(gaming disorder)는 말 그대로 게임을 하는 행위(gaming)로 인해 기능이 잘못됐다(disorder)는 겁니다. 게임에 의해 병이나 장애가 유발됐다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비기능적, 역기능적으로 사용하는 상태를 말하는 거죠.

반대: 언제는 중독으로 인해 신체에 물리적 손상이 있다고 주장해서 뇌사진 찍지 않았습니까. 사진 찍었는데 손상이 없으니까 이젠 없어도 중독이고 장애라고요? 게임장애를 진단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뭡니까?  

찬성: WHO에서 제시한 기준은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 하는 경우, 개인∙가족∙사회 등 중요한 영역에서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심각한 경우가 최소 12개월 동안 분명하게 나타날 때 등입니다. 굉장히 보수적으로 정해 이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전체 게임이용자의 2% 내외로 추정됩니다. 일반적인 게이머들은 전혀 걱정하실 필요가 없어요.

반대: 2%라고 했는데, 요즘 게임을 즐기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이 기준에 따르면 초등학교만 해도 치료받아야할 친구들이 반에서 수두룩하게 나올 겁니다. 그리고 추정이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나온 추정치인가요. 지금도 게임과몰입센터가 있긴 하지만 어떻게 치료하고 얼마나 호전됐는지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어요. 

찬성: WHO는 세계인들의 보건 증진을 목표로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게임장애라는 새로운 건강문제가 대두됐으니, 전문가를 소집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논의해보자는 것이죠. 

반대: 아니, 논의를 하고 질병으로 인정할 지 말 지를 정해야지 이건 일단 질병으로 낙인 찍어버리자는 식이죠.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에겐 못만 보이는 법이라구요. 솔직히 그냥 게임사들에게 돈 좀 내라, 이거 아닙니까.

찬성: 카지노, 경마, 경륜, 복권 등 사행산업 사업자들은 전년 순 매출의 0.35%를 도박중독예방치유부담금으로 내고 있습니다. 통과되진 못했지만, 2013년 인터넷 게임 관련 사업자에게 연간 매출액의 100분의 1 이하의 범위에서 인터넷게임중독치유부담금을 부과·징수한다는 내용이 담긴 이른바 '손인춘법'이 발의된 적도 있죠. 우리나라 대표 게임업체 3곳의 작년 매출만 해도 6조가 넘습니다. 게임장애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있다면, 게임사들이 이를 부담해야하는 거 아닙니까? 

반대: 그러니까요. 실제로 문제가 있고, 연구해서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나오고, 환자들을 위해 의료보험도 적용해주자고 하면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아까도 얘기했지만 제대로 된 증거도 하나 제시 못 하잖아요. '환자가 이 정도 있으니 어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라고 말을 해주세요. 무턱대고 '매출 잘 나오니 돈을 내라'니. 스마트폰 중독도 문제니까, 애플이나 삼성한테도 부담금 내라고 하시지 그래요?

사실 WHO의 ICD는 권고 사항입니다. 통계법상 국내 질병분류는 통계청장이 맡고 있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작성해야하기 때문에 2021년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남아있긴 합니다. 현재까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WHO에서 개정안이 확정적으로 나오면 국내서도 바로 받아 바뀔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인데요. 

게임은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습니다. 4차산업혁명을 이끄는 요소로 하나로 뽑히기도 하고요. 질병으로 분류하기 전에 사회적 논의가 먼저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적어도 기사에서 나온 내용보단 더 풍부한 토론이 이뤄져야겠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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