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누구나 한 번쯤 어렸을 때 장롱 안에 숨어본 경험이 있다. 그때만 해도 그 안이 세상에서 가장 포근했다. 그러나 이런 일이 아니고선 장롱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장롱은 옷장, 또는 행거로 이름을 바꿔 발전을 이어가다가 이제는 의류관리기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제 예전과 같은 포근함은 없다. 대신 의류 전반을 관리해주는 똑똑함을 갖췄다. 

특대형에서 점점 작아진 장롱

예전 70~80년대의 장롱은 주로 자개장이 많았다. 모두 한 덩치하는 무거운 물건이다. 오죽하면 한 방 절반을 차지할 정도였다. 이사가 있던 날엔 장롱 하나에 남자 두 사람은 붙어야만 했다. 시간이 지나 자개장 장식이 하나씩 떨어질 무렵, 장롱에는 변화가 찾아왔다. 무거웠던 몸을 조금씩 줄여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실용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장롱 내부에는 옷걸이봉이 생겨 보다 편하게 옷을 걸 수 있었다. 예전에는 옷을 접어 넣는 수밖에 없었다. 또한 장롱 바닥에 바퀴가 생겼다. 점차 장롱보다는 옷장이라는 이름이 어울리기 시작했다.

이후 장롱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다시 모습을 바꿨다. 예전 자개장이 가진 화려함보다는 주변과 동화할 수 있는 수수함을 택했다. 때문에 불필요한 요소는 모두 사라지고 옷을 걸 수 있는 뼈대만 남았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옮길 수 있을 정도로 가벼웠다. 조립과 분해도 30분이면 가능했다.

행거(사진=이케아 홈페이지)
간편함과 이동성이 강조된 행거(사진=이케아 홈페이지)

최근에는 4차산업 기술을 만나 더욱 새롭게 변신했다. 생김새는 예전 옷장과 비슷하다. 여기에 옷 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이 더해졌다. 미세먼지의 심각성때문에 최근 3년간 관련 시장이 600% 넘게 성장하기도 했다. 장롱에서 옷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듯, 지금은 의류관리기라는 이름이 자리잡았다.

의류관리기의 발전은 현재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싱글족을 위한 옷을 개주는 제품까지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의류관리기가 이미 건조기, 제습기 등의 일부 기능을 흡수했다”며 "미래에는 본격적으로 공기청정과 제습기, 세탁기 등으로 겸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올라운드(All‐round)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유해세균 99.9% 살균” 다림질까지 도와주는 똑똑한 의류관리기

국내 의류관리기는 LG 스타일러가 출시되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처음 스타일러가 선보일 때만 해도 “저게 뭐지”라거나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런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11년 출시한 스타일러는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다가 올해 누적 판매량 20만대를 돌파했다. 이 기세를 몰아 LG전자는 지난 22일 신제품인 트롬 스타일러 블랙에디션을 출시했다.

스타일러는 강력한 힘으로 1분에 최대 200회 옷을 털어 옷 전체의 미세먼지를 제거한다. 여기에 스팀을 이용해 옷의 유해세균을 99.9% 살균하는 시스템이다. 세균 뿐만 아니라 옷에 밴 냄새와 진드기, 각종 바이러스까지 없애준다. 

저온제습방식을 적용해 옷감 손상 없이 간편한 건조도 가능하다. 평소에는 최대 10리터까지 제습할 수 있는 기능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바지 칼주름 관리기는 바지를 다림질하듯 눌러서 칼주름을 내거나 생활 주름을 잡아준다.

트롬 스타일러 블랙에디션은 기존 스타일러보다 최대 6벌까지 늘어난 용량이 특징이다. 또한 전면을 전신거울처럼 이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썼다. 이밖에도 와이파이 연결을 통해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스타일러를 작동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기존 모든 모드 사용뿐만 아니라 그동안 사용 횟수와 전력 사용량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LG전자 H&A사업본부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인 류재철 부사장은 “고객들이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다양한 편의기능을 통해 차별화된 의류관리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 트롬 스타일러(사진=LG전자 홈페이지)
LG 트롬 스타일러(사진=LG전자 홈페이지)

 

"에어 분사", "AI기반 홈케어 매니저"로 타사 제품과의 차별성

지난 8월 삼성은 의류관리기인 에어드레서를 출시했다. 이미 후발주자인 삼성은 다른 제품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바로 타사 제품과 달리 에어 분사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에어 분사는 옷을 흔들어 털지 않아도 돼 진동과 소음이 적다. 또한 각 코스별로 바람 세기가 달라 의류 특성이나 소재에 따라 관리할 수 있다.

에어드레서는 에어·스팀·건조·청정의 4단계 의류 관리를 적용해 미세먼지를 제거한다. 특히 위아래로 분사되는 제트에어와 제트스팀이 옷에 묻은 먼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미세먼지 전용 코스를 사용하면 25분 내에 미세먼지의 99%까지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제트에어와 제트스팀은 살균 성능까지 갖췄다. 살균 코스 적용 시 생활 유해세균과 허피스·인플루엔자 등 바이러스 4종을 99.9%까지 제거한다. 내부 살균 코스도 있어 제품 내부를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회식 후 집까지 따라오는 고기 냄새에 대한 걱정도 줄었다. 광촉매를 적용한 냄새 분해 필터가 담배 냄새 등을 스팀 방식으로 제거하고, 고기 냄새와 같이 물에 잘 녹지 않는 입자까지 분해해 준다. 여기에 아로마 시트를 활용해 의류에 은은한 향이 배도록 할 수 있다.

에어드레서는 마이클로짓 서비스를 통해 의류 소재에 관한 정보와 최적의 관리 코스를 안내한다. 사용자가 옷 라벨에 있는 바코드를 스캔하는 것만으로 가능하다. 많은 의류를 동시에 관리 가능한 케어레시피기능과 제품 사용 정보를 24시간 제공하는 AI 기반 홈케어 매니저도 탑재됐다.

삼성전자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은 “세상에 없던 제품 혁신과 IoT 리더십,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반영한 제품으로 시장을 주도해왔다”며 “이 요소들이 모두 접목된 에어드레서는 새로운 차원의 의류청정 시대를 열고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에어드레서(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전자 에어드레서(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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