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기태 기자] '곰'. 주식 시장에서 금기시하는 단어다. 증시 상승을 뜻하는 '황소'와 달리 하락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주식시장에서 곰이 '활개'를 친다. 이곳저곳을 할퀴고 강타하고 있다. 그만큼 상처도 깊다. 우리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증시는 하루가 멀다하고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는 중이다.

경제지표도 온통 암울하기만 하다. 한국은행(한은)은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을 2.8%에서 2.7%로 0.1%p 낮췄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2.9%에서 내년 2.7%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데이터 경제 규제혁신 현장 방문으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를 찾았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데이터 경제 규제혁신 현장 방문으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를 찾았다. (사진=청와대)

민간연구원들이 내놓은 전망치는 더 어둡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을 2.6%로 예상했고, LG경제연구원은 내년 2.5%까지 추락할 것으로 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 경제성장률을 올해 2.8%, 내년 2.6%로 전망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난항을 거듭하는 요인으로 미·중 무역전쟁, 실업률 증가, 투자 감소, 성장동력 부재 등을 꼽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해법으로 적극적 재정정책과 규제 완화 등을 제시한다. 11개월째 연 1.50%로 동결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과감한 규제 개혁을 통해 경제 성장을 부추겨야 한다고 것이다.

하지만 규제 개혁은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나라 경제수장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마저 "규제 개혁은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토로할 정도다. 여러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서다.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챙기고 있지만, 여전히 답보상태인 게 많다. 카풀 등 차량 공유와 원격 의료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더라도 규제 장벽은 허물어야 한다. 더 이상 고삐를 늦춰선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경제 성장 엔진은 멈춘다'는 인식 속에 과감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경제와 민생을 살릴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일각에선 "문이 곰의 습격을 방치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 문은 문재인 대통령을, 곰은 우리 경제 상황을 지칭한다. 곰이라는 글자를 180도 돌리면 문이 되기에 나오는 얘기다. 말장난 같지만 이 말엔 뼈가 있다. 문 정부 들어 우리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서다.

그런만큼 문 대통령이 나서 곰을 물릴 칠 수 있는 문(門)을 열어야 한다. 규제 개혁은 '곰'의 습격이 한창인 이때가 오히려 적기이다. 문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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