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회삿돈 200억원을 개인 별장 짓는 데 사용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이화경(62)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로 이 부회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

경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008~2014년까지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일대에 개인 별장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법인자금 203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개인 별장 건축 과정과 별장 구조, 자재 선택 등 모든 건축 과정을 주도한 사실을 포착했다. 

또 해당 별장엔 야외욕조와 요가룸, 와인창고 등 타인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없는 공간이 갖춰졌고, 법인 용도로 사용된 사실이 없으며, 사비로 가구를 들여놓은 정황 등을 바탕으로 전형적인 개인 별장이라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은 경찰 조사에서 “해당 건물은 개인 별장이 아닌 회사 연수원으로, 갤러리와 영빈관, 샘플하우스, 연수원 등 다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건물”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올해 4월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한편 공사와 자금 지출에 관여한 이들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10일엔 이 부회장의 남편인 담철곤 오리온 회장을 소환해 '회사자금으로 공사비를 지출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캐물었다. 이 과정에서 별장 건축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인물이 이 부회장이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담 회장에 대해 이 부회장이 사건을 주도했고 혐의를 인정하는 점을 들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대해 오리온 측은 "(해당 별장은) 담 회장이나 이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으며, 2014년 완공 이후 지금까지 임직원 연수원으로 사용 중이다. 현재까지 총 32회에 걸쳐 임직원 1098명이 사용했다"며 "외부 귀빈용 영빈관과 갤러리 목적으로 설계했으며 2011년 검찰 조사 당시 설계사가 동일하게 진술한 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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