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밝히며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관련정보를 제대로 공개하는 대기업은 네 곳 중 한 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159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ESG 정보(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 공개 여부를 전수 조사했다고 22일 전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기금의 장기적 수익 제고와 주주권 행사의 독립성·투명성 제고를 위해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지난 7월 도입했다. 투자 대상 기업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서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고용수준이 낮고 총수 중심의 독단 경영을 펼치는 기업에 대해선 투자를 제한하거나 배제하겠다는 의도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기본인 ESG를 평가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ISS 등 국내외 기관이 평가하는 항목은 △‘환경경영'의 경우 환경전략 및 조직, 기후변화대응, 청정생산, 환경사고 예방 및 대응, 그린마케팅, △'사회적 가치'는 지속가능경영 전략 및 체계, 윤리경영, 공정거래, 협력업체 상생협력, 공정마케팅, 고객정보 보호, 고객만족경영, 사회공헌 및 지역사회 투자 등이다. 이 외에 △’지배구조‘는 주주 권리, 이사회 기능 및 구성·운영, 사외이사 평가, 내부감사기구, 이해관계자의 권리보호 등이 포함된다.

ESG 정보 공개 여부(자료=CEO스코어)
ESG 정보 공개 여부(자료=CEO스코어)

조사대상 159개 대기업 중 보고서를 통해 △기업 지배구조와 △환경경영 △지속가능경영을 제대로 공개한 비율은 22.6%(36개)이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두산중공업 등이다.

보고서나 공시 이외에 자사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조금이라도 공개한 기업은 48.5%(77개)에 불과했다. 특히 나머지 28.9%(46곳)는 ESG 정보 일부만 공개해 형식적인 수준이었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며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나 몰라라’ 하는 대기업이 적지 않은 것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쉽 코드를 도입하고 ESG 정보를 적극 투자 판단의 지표로 삼겠다고 했지만, 아직은 기준도 모호하고 공시도 허술하다”면서, “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ESG 정보 기준과 공시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같은 내용은 22일 오후 여의도 콘래드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제5회 딜로이트-CEO스코어 정책포럼’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 (사진=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 (사진=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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