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①] 치고받는 G2…유탄 맞는 韓
[미·중 무역전쟁①] 치고받는 G2…유탄 맞는 韓
  • 신민경 기자
  • 승인 2018.10.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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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미·중 무역 전쟁의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무역 흑자 달성을 정책 기조로 내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미 무역 최대 흑자국인 중국을 계속해서 자극하는 가운데, 중국은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중이다. 보호무역주의를 제창하는 미국의 공격적인 관세 조치가 한국에는 유탄으로 날아들지, 혹은 반사이익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의 발발... 어떻게 격화했나

작년 8월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무역대표부에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강제적 기술이전 요구 등의 사실 여부를 조사토록 지시했다. 이 같은 부당한 무역 관행 조사에 대한 행정명령은 통상법 제301조에 근거했다. 통상법 제301조는 외국의 대미 불공정 무역 행위를 진압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이 직접 조치할 권한을 부여받는 것을 골자로 한다. 조사 후 불공정 사실이 확인되면 미국은 해당 국가의 수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 결정은 미·중 무역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미국을 '만성 무역 적자국'에서 '흑자국' 대열로 합류시키겠다고 단언해 왔다. 마침내 대통령이 된 그는 미국이 체결하고 있는 갖은 FTA를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해 재협상을 추진했다. 또 매년 2회 환율보고서를 냄으로써 교역 대상국에 환율 절상을 압박하고 있다. 법인세 인하를 통해 리쇼어링(제조기지의 본국 회귀)정책을 부양하며 각국의 제조기지를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올해부터 트럼프는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다. 먼저 지난 3월 22일, 대중국 제301조 조사에 따라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 상품에 25%라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이에 즉각 반발하며 미국의 제232조 과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3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4월 5일, 오히려 트럼프는 미국무역대표부에 제301조와 관련해 중국산 수입품에 1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를 지우라고 명령했다.

(사진=the source)
(사진=the source)

이후로도 자국 수입품의 관세율을 놓고 양국은 각축전을 벌였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은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세 차례 열린 무역협상에서 끝내 타결에 실패하며 미·중 전쟁에 마침표를 찍지는 못했다.

지난 6월 18일 미국은 급기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000억 달러 규모의 10% 추가 관세 검토를 지시했고, 7월에는 중국산 수입 상품 818개 항목을 대상으로 25%의 관세를 발효시켰다. 이에 중국 역시 같은 날 545개의 미국산 수입 상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지우겠다고 발표함으로써 반격을 이어갔다.

미국은 '무역 적자 해소'를 대의명분으로 내세우며 중국에 관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트럼프발 미중전쟁 발발 및 격화'에 있어,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그저 구실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강삼모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보고서를 봐도, 중국은 한 개 항목만 어겼음에도 불구하고 환율 조작 후보국에 올랐다. 미국은 세계 강국을 뜻하는 'G2' 내 상대국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환율보고서를 늦게 발표했을 것이다. 또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큰 중국과 경제와 정치를 아우르는 범위에서 대립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전쟁을 선포한 이유도 표면적으로는 무역 적자 심화겠지만, 그 이면에는 신흥강국 중국의 발전을 견제하고자 함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 4월 통상법 제302조에 근거하여 고율 관세를 부과키로 한 중국 상품 1300개 가운데 태반은 '중국 제조 2025' 산업군의 품목에 분포해 있다. '중국 제조 2025'란 3년 전 리커창 총리가 노동집약적인 중국의 경제 구조를 기술 혁신과 제조업 기반 육성을 통해 제조강국으로 질적 성장을 거듭하고자 선언한 산업 전략이다.

안덕근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는 미국의 관세 조치가 미·중 무역 전쟁의 근간을 이뤘다고 설명한다. 안 교수는 "미국은 미래산업 육성에 주력한 '중국 제조 2025'에서 품목을 추려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겠다는 공격적인 의도로 파악 가능하다. 미국은 중국과 타협을 하려는 게 아니며, 그로기 상태에서 흰 수건을 던질 때까지 자극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The Verge)
(이미지=The Verge)

보호무역주의, 미·중 무역 전쟁의 시발점일까  

학계 전문가들은 양국의 치열한 보호무역주의 다툼이 미·중 무역전쟁의 근간을 이룬다고 진단한다. 보호무역주의란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키우기 위해 국가가 직접 대외 무역에 간섭하고 갖은 제한을 두는 것을 일컫는다. 만일 외국에서 가격이 낮은 제품이 수입되면 자국의 산업군에서 생산한 상품이 상대적으로 팔리지 않으니, 산업 붕괴와 대량 실업 현상을 막고자 국가가 나서는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 내 산업을 꾸준히 확장하고, 오랫동안 '적자' 오명을 썼던 무역 실적을 정상화하기 위해, 특정 국가들을 대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본격화했다. 고율 관세를 책정해 자국에서 거래 시 국내산 상품이 충분한 이점을 취할 수 있게 했다.

올해 1월 22일, 미국은 수입산 세탁기와 태양광제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를 발표했다. 적용 국가는 한국, 캐나다, 멕시코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들이다. 특히 세탁기의 경우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2018년(1년차 기준)에 120만 대까지 관세 20%를 부과하고, 초과물량에는 5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후 3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의거하여, 대미 주요 철강 수출국들에 찰강과 알루미늄에 관한 관세를 각각 25%와 10%씩 부과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수입 자동차에도 제232조 적용을 하겠다고 밝혀 관련국과의 상호 관세 부과, 즉 통상 마찰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보호무역 조치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해 EU, 캐나다, 멕시코, 러시아 등이 미국의 제232조 조치에 대응해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눈에 띄지 않는 보호무역의 일환으로 위생, 기술 장벽, 통관 등 수입 조건을 한층 어렵게 해 상대국의 수출을 막는 비관세 장벽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232조 및 301조에 근거한 미·중 간 상호 관세 부과 조치 경과 (출처=대외경제정책연구원)
232조 및 301조에 근거한 미·중 간 상호 관세 부과 조치 경과 (출처=대외경제정책연구원)

양국의 갈등... 한국에 '유탄'인가, '반사이익'인가

한국 역시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이 자국 내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국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자동차 부문으로 제232조 적용 범위를 확대 조사를 시작했다. 이 때문에 한국 철강과 자동차산업계의 우려는 커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지난 9월 발행한 보고서 '미국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대한 주요국의 대응 현황'에 따르면 미국은 제232조의 자동차 부문으로의 확대 가능성을 주요국과의 무역협상에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학계에서는, 다가오는 11월 미국에서 중간선거 일정이 있기 때문에 조사가 그 전에 마무리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면 권혁주 세계지역연구센터 선진경제실 구미팀 전문연구원은 "자동차 관세 부과에 대해서는 미국 내 산업계에서는 반발이 심하다. 자동차 관세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중간 선거에 해당 조사 발표가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외교나 대외협력 부문의 성과가 선거의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수출 의존형 성장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 경제는 무역전쟁으로 인한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안덕근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번 미·중 전쟁이 한국 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안겨다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안 교수는 "한국이 중국보다도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작년 통계자료를 보면 미국이 대중국 무역 제재를 심화했지만, 오히려 대미 상품 수출 비중은 증가했다. 극단적 반덤핑 관세 조치를 취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무리 관세율을 높이더라도 중국기업들이 수출하지 못하는 것은 똑같다. 마치 50년을 구형 받은 사람에게 판사가 400년을 구형한 것이 50년과 체감 수위가 다를 바 없는 것과 같다. 정작 한국 기업들이 중국이 받은 강도 높은 관세율의 유탄을 맞아 대미 수출 비중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반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을 두고, 분쟁 심화에 의한 이해 관계국들의 수입선 변화로 한국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틈새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신북방 및 신남방 협력 정책에 이러한 수입선과 GVC(글로벌가치사슬) 변화를 반영해 중장기적인 시장다변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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