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카풀앱 논란, 신사업 살리면서 같이 살 방법은 없을까
계속되는 카풀앱 논란, 신사업 살리면서 같이 살 방법은 없을까
  • 유다정 기자
  • 승인 2018.10.18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선도 악도 없는 생존싸움...택시업계, 대화의 장 나와야

[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카카오가 카풀앱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다소 소강상태를 보였던 카풀과 택시산업의 첨예한 갈등이 또다시 불타올랐다. 4차산업혁명을 이끄는 ICT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카풀앱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생존권을 걸고 투쟁하는 택시업계의 입장이 팽팽하다.

싸움은 16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T 카풀'에서 활동할 크루(운전자)를 사전 모집한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카카오 T 카풀은 방향이 비슷하거나 목적지가 같은 이용자들이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지난 2월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한 데 이어 카풀 서비스 시동을 건 것으로, 정식 서비스 일자는 미정인 상태다. 

(이미지=카카오)
16일 카카오가 카풀앱 서비스에 시동을 걸었다. (이미지=카카오)

2018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에 따르면 출퇴근, 심야시간대의 택시 승차난이 여전하다. 최근 9월 20일 오전 8시부터 1시간동안 카카오 T 택시 호출은 약 20만5000건에 달한 반면, 당시 배차를 수락한 차량은 3만7000대에 불과해 호출의 80% 이상이 공급 불가능했다. 

특히 폭염∙혹한 등과 같은 기상 변화와 대형 공연과 같은 이벤트 시 수요는 더욱 증가하는 한편 공급은 감소해 격차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 카카오는 보완 이동 수단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사용자들은 이미 카풀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고도화시켜 승차난 완화를 위한 대안으로 삼겠다는 설명이다.

카카오의 카풀앱 서비스를 응원하는 측에서는 신사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규제를 풀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현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 제81조제1항에서는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 ▲천재지변, 긴급 수송, 교육 목적을 위한 운행, 그 밖에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는 카풀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찬열 의원 등이 출·퇴근의 시간대를 명확히 하고 카풀 앱 업체의 자가용 유상운송 알선행위를 금지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신사업의 하나인 카풀앱을 지원하기는커녕 규제가 계속되면서 국내 카풀 서비스인 풀러스(2016년 5월 출시)는 경영상의 어려움 등으로 구조조정과 사업모델 개편에 들어갔다. 해외에서 성공했던 우버도 국내에선 실패의 쓴맛을 맛봤다. 때문에 4차산업혁명과 스타트업 등을 육성하겠다고 나선 정부가 오히려 신사업을 죽이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지=풀러스)
(이미지=풀러스)

택시업계도 할말은 많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등이 참여하고 있는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18일 새벽 4시부터 24시간 동안 파업에 들어간 상태며,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에 모여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연다.

먹고사는 문제에 비판만 할 수는 없다. 파업날인 오늘도 도로에는 택시들이 곧잘 보였다. 택시회사에 매달 내야하는 사납금(납입기준금)을 채우기 위해서다. 모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퀴즈를 맞추고 상금 100만원을 받게 된 택시기사도 "한달에 버는 돈과 비슷하다"며 기뻐하던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미국 뉴욕시에서도 지난 8월 우버나 리프트 등 차량 공유 서비스에서 새로운 면허를 발급하는 것을 중단하는 법안을 승인한 바 있다. 차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교통 혼잡과 함께 운전자들의 소득 감소로 차량공유서비스 운전자는 물론, 택시 운전사들까지 자살하는 사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국회에서 진행된 승용차 24시간 카풀제 도입 문제점 및 택시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
지난 3월 국회에서 진행된 승용차 24시간 카풀제 도입 문제점 및 택시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

이 싸움을 보면서 결국 대화로 해결하자는 말밖엔 할 수 없어 답답하다. 이런 답답함은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도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장병규 위원장은 지난 9월 공유숙박과 교통서비스, 융복합 의료제품 규제 관련 ‘제4차 규제∙제도 혁신 해커톤’의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서 "택시업계는 대화에 적극 참여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4차위에 따르면 작년 11월 해커톤 계획을 발표한 이후 10개월동안 택시업계와 7차례의 대면회의, 30여차례의 유선회의를 통해 해커톤 참여를 적극 요청했으며, 참석자나 의제 내용 등에 대해 택시업계의 의견을 대폭 반영했다. 그러나 택시업계는 카풀앱 대응 비상대책기구를 발족, 지난 23일 "카풀 문제가 택시산업 말살과 택시 종사자의 생존권을 침해한다. 생존권 사수를 위해 카풀 합법화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거부한다"고 대화의 장에 나오지 않았다. 대통령 직속의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결국 지난 9월 27일 8차 회의를 끝으로 1기 위원회 활동을 마무리했다.

신사업 살리면서 같이 살 방법은 없을까? 이 문제는 택시 업계와 같이 논의해야 하는 과제다. 오늘부터 다시 싸움을 시작한 택시 운전자들에 응원을 보냄과 동시에, 정부와 기업들이 있는 공론장에 나오기를 촉구하는 바다.

네이버 뉴스 스탠드에서 디지털투데이를 만나보세요. 디지털투데이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 MY 뉴스 설정
관련기사